2009년 2월 17일 화요일

시간이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는 것이다

시간이 가는 것이 아니었어.
너와 나, 우리가 가는 거였지.
시간은 항시 우리 곁에 있는 것이었어.

공간과 시간은 항시 우리 주위에 머물러 있는 거였어.
이 곳에서 저 곳으로 공간을 옮겨다니듯이
이 시간에서 저 시간으로 옮겨가는 것이었어.

우리의 사념(邪念)이 파 놓은 함정에 빠져서 착각하고 있었던 것 뿐이야.
시간이 흐른다고, 그 시간이 우리를 늙게 하고,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그렇게 착각하며 살고 있었지.

태초에 시간과 공간은 하나였다고 하잖아.
시공간(연속체)이라는 것은 시간이 공간과 융합될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이기도 해.
시간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알려면 공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면 시간 또한 저절로 알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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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부피와 무게)을 가진 한 물질이 있다고 해봐.
그 물질은 분명히 공간 속에서만 물질일 수 있어.
다시 말하자면 공간이 없다면 물질도 없게 되는 것이지.

빛은 질량(부피와 무게)이 없어.
질량이 없는 것을 공간 속에 붙잡아 둘 수는 없는 것이지.
그래서 시간이 빛을 붙잡아 두는 거야.

우리는 모두 빛으로부터 온 존재들이야.
만약에 태초에 빛이 없었다면
우리도, 우리를 둘러 싼 공간도, 우리 주위에 머무르는 빛을 함유한 시간도 사라져 버리는 것이지.

태초에 빅뱅으로 인해, 혹은 그 분*의 말씀으로 인해 세상이 시작되었다고 하잖아.
사실상 이 두 가지 표현은 똑같은 뜻이야.
그 분의 말씀으로 세상이 시작됐다는 말이나, 빅뱅이 세상의 시작이었다는 말은 똑같은 말이지.

오늘날 과학과 종교가 대립하는 까닭은 '하나'라는 것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지.
'하나'라는 것의 의미를 깨달은 자는 모든 것을 알게 되고,
그 '하나'의 의미를 모르는 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지.
우리는 모두 '하나'에서 시작된 존재들이지.
착각하기 쉽지만 '너'와 '나'라는 구분은 무의미한 거야.
'너'와 '나'라는 구분은 사회적, 제도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 놓은 가치체계(=시스템)일 뿐인 거야.

우리는 전부 '하나'야
너와 나, 공간과 물질, 시간과 빛, 시간과 공간.
이 모든 것은 태초엔 전부  '하나'였어.
'자아와 타자'라는 이분법은 전부 거짓이야.
이분법적 착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지.
진정으로 이분법적 착각에서 벗어나면 세상의 실상이 보여.
우린 이미 완성된 존재이지.
A라는 사람은 A 자체로 완성되었고,
A가 가진 건 I와도 연결되어 있고,
I가 가진 건 A와도 연결되어 있어.

단세포에서 고등생명체로 진화됐다는 관념은 엉터리야.
태초에 우주 만물은 이미 모든 것을 내포한 씨앗 상태로 시작된 거야.
진화란 없는 거야. 창조란 없는 거야.
진화와 창조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의식의 착각일 뿐이야.

내가 생각하는 창조란 일반적인 의식 속의 창조의 개념이 전혀 아니야.
창조란 '탄생-분화-파괴'가 하나의 완전한 원형 사이클을 이루며 돌아가는 시스템을 의미하는 거야.

탄생이란 달리 말하면 분화이기도 하고 파괴이기도 한 것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한 것이야.
분화란 달리 말하면 탄생이기도 하고 파괴이기도 한 것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한 것이야.
파괴란 달리 말하면 탄생이기도 하고 분화이기도 한 것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한 것이야.
개체와 전체가 똑같은 힘에 의해 사이클을 이루며 돌아가는 것이지.

一始無始라고 천부경은 운을 떼고 있지.
하나가 시작됨이란 무가 시작됨이라.
하나의 시작은 무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태초가 시작되기 위해 먼저 '무라는 그릇'이 준비되어 있었지.
무라는 그릇이 준비되자 그 그릇에 '하나'가 생겨났지.

태초에 빛이 있었다. 그 빛은 말씀이었다. 그 빛은 이름이었다.
우리는 모두 빛에서 비롯된 존재들이지.
그 빛은 빅뱅의 빛이자, 말씀의 빛이요, 무라 호명하는 그릇에 완전한 형질로 준비된 빛이었어.
그 분은 무라는 이름의 그릇이야.
그래서 우리는 무에서 와서 다시 무로 환원하는 존재들이지.
우리는 있기도 하고 동시에 없기도 한 존재들이지.
'있다'는 말은 '없다'는 말과 동격이지.
'있음(유)'의 근원은 '없음(무)'이니.

빛의 성질이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한 것은 빛은 입자와 파동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
빛은 그 분께서 만들어두신 완전체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입자로 환원되기도 하고 파동으로 환원되기도 하지.
우린 모두 빛에서 만들어져 나온 완전체들이지.

신을 믿는다는 말은 엉터리야.
신을 부정한다는 말도 엉터이야.
우리 자체가 신이요.
신 자체가 무이기 때문이지.
'무(없음)'라는 상태를 어찌 믿으며, '무(없음)'라는 상태를 어찌 부정한다는 말인가.

신을 믿는 자는 자신을 믿는 자요.
신을 부정하는 자는 자신을 부정하는 자요.
신은 무이니, 우리가 믿거나 말거나 항시 무일지니.

시간이 가는 게 아니라
너와 나, 우리가 가는 거였어

'무'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 우리가 가는 거였어.
모든 것은 '무'로 환원하는 과정일 뿐이었어.

삶이란 신(神)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둔 빛으로 가는 지름길이었어.
'빛'에서 나서 다시 '빛'으로 가는 것이었어.


[ 주석 ]
* 그 분

- 기독교의 신이라고 해도 되고, 우주를 우주이게 한 힘 혹은 체계라고 불러도 결국은 같은 의미임. 그 힘이라고 불러도 무방함.


살짝 열린 창문 너머로
저 멀리 어렴풋이 깜빡이며 별이 나를 내려다 본다.
티스토리에 거의 한달만에 글을 끄적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