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생물'이 꿈틀대다
2008년 04월 04일(금)
지난해 9월 유럽우주국이 쏘아올린 무인우주선 ‘타디스’에는 행동이 매우 굼뜬 완보동물의 하나인 곰벌레가 타고 있었다. 타디스의 발사 목적은 우주에 노출된 유기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내는 것.
심지어 밀라노자연사박물관의 이끼표본 안에서 말라비틀어진 상태로 120년 동안이나 보존되어 있던 어느 곰벌레는 물을 만나자 부활해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는 기록도 있다. :: 추위의 최강자 곤충이 추위를 견뎌내는 능력은 얼마나 될까. 1960년 힌턴은 더운 지방에 사는 아프리카 깔따구(Polypedilum vanderplanki)의 애벌레가 영하 2백70℃에서 살아남았다고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그는 실험실에서 깔따구 애벌레의 수분 함량을 8%로 낮춘 다음 액체질소(2백70℃)로 냉각시켰다. 그리고 5분 후 다시 온도를 높이고 수분을 보충했더니 애벌레는 모두 되살아났다. 그러나 1962년 리더가 수분을 제거하지 않고 같은 방법으로 실험했을 때 애벌레는 모두 죽고 말았다.
실험실과 달리 자연상태의 낮은 온도에서 곤충이 평소대로 활동했다는 연구 보고는 없다. 이러한 사실은 낮은 온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열대곤충들이 왜 극지방에서 발견되지 않는가 하는 점을 설명해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곤충은 열에 대해서 얼마나 저항력을 가지고 있을까. 1990년 슈미트-닐센은 50 C가 넘는 곳에서 일생을 보내는 동물은 없다고 발표했다. 자연환경 속에서 온도가 가장 높은 곳은 사하라, 나미비아, 호주 등에 있는 사막이다. 이 사막의 표면온도는 60 C에 이른다. 이러한 사막에 사는 곤충들 중에 가장 열에 강한 것은 청소개미(scavenger ant)로 알려지고 있다. 사막의 개미들은 주로 35-45 C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표면온도가 이보다 높아지면 굴에 들어가 숨는다. 그러나 청소개미는 46.5-53.6 C에서도 활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뜨거운 땅에서 살아가는 호열성 개미들을 관찰하면 3가지 주요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이들은 매우 빠르다. 태양 노출을 줄이고 대류를 이용해 몸을 식히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호열성 개미들은 1초에 1m를 움직이며, 표면온도에 따라 움직이는 속도도 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번째 이들은 다리가 길다. 지상으로부터 4mm 정도 몸이 떨어져 있을 때 개미가 느끼는 표면온도는 6-7 C 정도 낮아진다고 한다. 세번째 이들은 독특한 먹이사냥 습관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먹이를 찾아다닐 때 자주 쉼으로써 체온이 높아지는 것을 막고 있다. 대개 이들은 먹이를 구할 때 75%의 시간을 몸을 식히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곤충이 얼마나 더위를 견뎌내는지 실험실에서 측정한 결과는 이보다 높다. 1960년 힌턴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나 우간다에 사는 어떤 파리는 1백2 C에서 1분 동안 견뎌냈다. 그러나 자연상태에서 이처럼 높은 온도에서 살아가는 곤충은 없다. [박스(Box) 기사 출처] - 경북대 해충분류학 실험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 있어서 물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탈수 상태가 되면 목숨을 잃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깔따구 애벌레의 경우 거의 완전히 탈수해도 죽지 않고 견딘다. 모든 대사활동을 정지하여 마치 물질과 같은 상태로 있다가 물을 빨아들이면 다시 살아난다. |
이성규 기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08.04.04 ⓒ ScienceTimes |
[이전글]
2007/10/08 - [과학] - 우주여행을 마친 곰벌레(Water Bear)는 살아 남았을까?
2007/05/09 - [과학] - 불사신:완보동물(緩步動物, Tardigrada)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