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7일 토요일

MBC 100분 토론 400회 특집 - 2008 대한민국을 말한다:스타 어록

MBC 100분 토론 400회 특집 - 2008 대한민국을 말한다
방송일:2008년 12월 18일



| 출연진 어록 - 말…말…말 |

신해철

신해철
  • '연예인 자살사건(최진실 사건)은 우리의 삶에서 진정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만든 것 같다. 돈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천민자본주의, 명예, 부에 대한 동경 등이 과연 행복으로 가는 길인가? 진짜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한다.'
  • '동방신기와 비의 노래를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하고 있는데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 청소년들이 보기에 모범적인 모습은 아니다. 국회를 청소년 유해단체로 지정하고 뉴스에서도 방영을 금지해야 한다. 국회를 19금 유해매체로 지정해라!'
  • '나는 옆에 계신 진중권 교수 못지 않게 악플이 넘쳐나는 사람이다. 욕먹으면 오래산다는데 이미 나는 영생의 길로 들어섰다. 악플을 받는 당사자가 수많은 악플에 대해서 모욕감을 느껴야 법으로 처벌을 하는 것이지, 자신의 경우 넘치는 악플에도 전혀 모욕감을 느끼지 못하는데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정말이지 말도 안된다.'
  • '과거엔 '100분 토론'에 나간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여론의 뭇매를 우려했으나 이제는 내가 '100분토론'에서 출연해 이명박 정부와 관련된 토론주제를 한다고 하면 '너 보복 당한다. 조심하라'는 식의 걱정을 할 지경이 됐다.'
  • '촛불시위당시 유모차 엄마에 대해 조사하고, 코드에 맞지않는 공무원을 물갈이하고, 방송을 장악하고, 교과서를 고치고, 전문가 집단의 주장까지도 이념을 들이대고 있다.
    국민들이 느끼는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가 아닌 전두환의 모습이다.'

진중권

진중권
  • '사실 인터넷서 가장 많이 욕먹는 사람이 나다. 온갖 욕설이 다 나오고 말도 안되는 얘기도 있는데 솔직히 나는 모욕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검찰이 내가 모욕감을 느끼고 날 위해 고소를 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 사실 검찰이 저 같은 사람이 모욕 느끼는 데 관심 없다. 보호해 줄 것은 대기업, 관료, 국회의원들 아니겠느냐… 경찰이 전화해서 '모욕감을 느끼냐'고 물었을 때 '예'하면 처벌하고 '아니요'라면 처벌안하고이게 법인가?'
  • 'YTN 해직기자 모임에 다녀왔는데 어느 개그맨이 그런 소리를 하더라. '나라가 보일러냐 거꾸로 가게.…'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노무현 때만 해도 소위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 스포츠다 할 정도로 지금은 경제 예측(미네르바)만 해도 사법처리 협박이 들어오니까 자율성이 살지 않는 분위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 '계획은 내 안에 있고 너희들은 움직여라. 나는 CEO고 너는 사원이다. 나는 두뇌고 너희들은 수족이다….' (이명박) 두뇌 속에 있는 게 삽 한 자루 밖에 없으니까 큰 문제 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중소기업 망년회나 시장에 나타나서 깜짝쇼를 한다. 매일 강림의 쇼다. 시장에 나타나서 목도리 좀 주고, 배추 좀 사면, 경제가 살아나는가? 비전과 프로스펙트가 없는 것이 이 정부의 진짜 문제다!'

김재동

김재동
  • '나도 연예인이 아닌 상태로 30년을 살았고 이제 연예인이 돼서 7년을 살았다. 예전에 TV에서 연예인이 길거리에서 맘편히 떡볶이를 먹고 싶다고 하면 먹고 있는 소주잔을 던졌다. 그럼 나랑 바꾸자고... 하지만 연예인이 되보니 일정 부분 이해가 된다. 서로가 서로의 가슴 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런 관계들을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IT 안에는 기술적인 하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인간의 마음도 들어있다. 선플 운동이나 자율적인 것에 맞기면 그 안에 (사이버 모욕죄를 도입하지 않아도) 소화할 여력이 있다. 그 정도는 (정부가)국민들을 믿어주셔도 될 것 같다.'
  • '이념논쟁 이젠 정말 지겹습니다.'

유시민

유시민
  • '이 정부가 '개념' 없이 막가는 것 같다. 내년엔 잘 할 거라는 기대치가 높게 나타난 것은 정말로 잘 할 거라고 믿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들이 '제발 좀 잘해달라'는 절박한 호소로 봐야한다. '내년에도 잘못하면 정말 죽을거 같아서 하는 호소다.'
  • '법치주의는 '권력자'가 헌법과 법에 따라 권력을 행사하라는 뜻이다. 똑같이 분말 소화기에 맞서 전경들과 대치하고 싸웠는데, 야당 대표는 대통령과 밥 먹고, 유모차 엄마, 예비군 모임, 광우병 관련 발언했던 연예인은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다닌다. 법 앞에서의 평등이란 헌법의 대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토론 프로그램에서 아무리 비아냥대면 뭐 하누!
그 분은 눈 감고, 귀 막고,
삽 한 자루 들고 어카믄 물길 낼까만 궁리중인디...

2008년 12월 25일 목요일

생명이란 무엇인가? - DNA 발견 이후 다시 쓰는 진화론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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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발견 이후 다시 쓰는 진화론

ㆍ원제목:What Is Life?
ㆍ지은이: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공저)
ㆍ옮긴이:황현숙
ㆍ책가격:13,000원
ㆍ출판사:지호
ㆍ출간일:1999년 2월 26일
ㆍ책크기:210*148mm (A5)
ㆍ페이지:376쪽
ㆍISBN(13):9788986270280
ㆍ출판상태:절판


| 책 소개 |
다윈의 진화론은 생물이 먹고 먹히는 관계, 이기고 지는 관계를 통해 새로운 종으로 발전해 나가는 원리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을 쓴 마굴리스와 공동저자인 도리언 세이건(린의 아들) 등은 생명체가 서로 배척하기보다 오히려 공생하고 다른 세포를 흡수하면서 환경에 더 잘 적응, 진화해 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생이 적자생존보다 높은 차원에서 일어나는 자연선택”이라는 주장. 포유류의 세포가 단순히 원시 세균에서 유래된 자손이 아니라 사실상 여러 다른 세균류의 혼합물이라는 사실, 초기 진화에서 종 간의 융합에 관한 사례를 다양하게 거론하고 있다.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넘어 환경친화 또는 공생의 철학까지 짚어 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보다 먼저 지구에 존재한 미생물에 대한 연구서인 “마이크로 코스모스”의 증보판 정도로 보면 된다. 저자들은 지구가 생물과 무생물의 혼합물이라고 본다. 미생물이 지구 시스템을 소유하고 경영하고 있으며 인간은 그 시스템의 한 부분일 뿐. 따라서 인간의 운명은 다른 생물 종의 운명과 맞물려 있다. 유전자 조작으로 복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고 해서 이 법칙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 생태계가 처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도 준다.

| 책 뒷표지 글 |
꿈에도 생각지 못한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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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있는 물체를 그토록 다르게 만들기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 해답은 과학적이면서 역사적이다. 생명은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자신만의 역사이다. 매일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여러분'이라는 존재는 태어나기 약 9개월 전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보다 깊숙이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여러분'은 40억 년 훨씬 전부터 계승되어 온 생물의 놀라운 기원에서, 초기 지구의 가공할 만한 혼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생물의 풍부한 다양성과 진화의 충일에 대해 생각하고, 범 지구적 시스템과 모든 생물,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바로 우리 자신의 존재가 다름 아닌 우리 자신들에 의해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공상소설보다 더 기이한 생물계의 실체와 전혀 뜻밖의 새로운 철학을 밝힐 수 있는 지적 힘을 결합시킨다.

책은 새로운 천 년을 맞이하면서 우리 인류가 지구 생태계에 야기시키고 있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지식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전세계의 생태계와 더불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절실한 생물 세계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하게 될 것이다.

| 지은이 소개 |
+ 린 마굴리스 (Lynn Margulis, 본명: 린 알렉산더)
MIT 생물학과의 저명한 교수로 세포 생물학과 미생물의 진화 연구에 많은 기여를 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우주과학국의 지구생물학과 화학 진화에 관한 상임위원회의 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NASA의 지구생물학에 관한 실험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녀는 이 분야에서의 지칠 줄 모르는 연구 결과로 19개의 상을 수상했으며 수많은 국제 학술 강연, 100종이 넘는 논문과 더불어 10권이 넘는 책을 썼다.

가장 중요한 과학적 업적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기원에 대한 것이다. 이것을 간단히 풀이 하자면, 미토콘드리아는 원래 박테리아(Cyano Bacteria, 시아노 박테리아)였고 진핵 세포(Eukryotic Cell)로 들어가서 공생적 관계를 이루다가 지금의 세포로 정착했다고 보는 이론이다.

<코스모스>로 잘 알려진 칼 세이건의 첫번째 아내였으며,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에도 공헌한 바 크다. 아들인 도리언 세이건과 공저로 책들을 펴냈는데, <진핵 세포로의 진화>, <공생과 세포 진화> 등의 저술이 있다.

+ 도리언 세이건 (Dorion Sagan)
사이언스라이터 사의 공동 경영자로 <생물권, 행성 지구의 변신>의 저자이다. 린 마굴리스와의 공저로 <소우주>, <성의 기원>, <미생물의 낙원>, <수수께끼의 춤 ; 인류의 성 진화에 관하여> 등이 있다.

+ 마굴리스의 공생론 관련 번역 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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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코스모스 섹스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공생자 행성

- 옮긴이
+ 황현숙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했다. 과학세대의 기획 위원으로 과학도서의 기획 및 번역에 참여했다. 옮긴책으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 <생명의 다양성>, <생명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 차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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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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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생물계의 다채로운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생명의 특성과 생명체들간의 관계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의 전작인 ‘마이크로 코스모스(1987, 범양사)’를 읽을 때 부터 느껴온 것이지만, 진화가 '경쟁'과 '배제'가 아니라 '공생'과 '협력'의 과정이라는 저자들의 견해는 다윈의 진화론과는 달리 새롭다. '진화론' 하면 다윈이 떠오르고, '자연 선택', '생존 경쟁', '적자 생존', '도태' 등과 같은 살벌한 단어들이 연상되기 마련이었다. 필자의 지난 글들에 다위니즘에 입각한 진화론자들을 안 좋게 표현한 것도 그들의 진화론이 내 신앙의 교리와 정면으로 맞선다고 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의 생명 탄생을 바라보는 관점의 과학적 타당성 문제도 큰 문제이지만, 그들이 믿고 추앙하는 다위니즘에 입각한 진화론의 저변에 깔린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 때문에 그들의 이론에 좋지 않은 마음을 품게 된 것이다. 다위니즘의 영향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얼마나 안 좋은 일이 많았으며, 지금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굳이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 제국주의
  •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 히틀러의 민족우월주의
  • 일본 군국주의
  • 자본주의
    (필자가 보기엔 자본주의는 제국주의라는 괴물의 변형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근대의 제국주의가 무력적인 힘으로 자본과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라면, 자본주의는 자본의 힘으로 자본과 노동력을 갈취하고 있다는 차이점 뿐인 걸로 비춰진다.)

위와 같은 예를 들면 기독교가 저질러온 전쟁사 얘기해대며, ‘기독교사=전쟁사’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꼭 있더라. 남의 말에 눈 감고, 귀 막고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려는 청맹과니와 무슨 대화가 될까! 그저 어서 심안을 뜨길 기원해줄 뿐!

※ 글이 너저분해질 것 같아서 위의‘주의(-ism)’들이 왜 진화론의 악영향으로 나타난 것들인지 역사적 배경 설명은 생략한다. 알고 싶은 분들은 검색을 잘해보시면 저‘주의(-ism)’들이 생겨난 배경에 대한 글들을 많이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너스레 |
폼생폼사’라는 말이 있다. '폼나게 살고 폼나게 죽는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공생공사’라는 말도 있다. ‘공장에서 살고 공장에서 죽는다’라고 해석한 분은 안 계시겠죠? ^_^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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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힘이 세상을 좌지우지하고, 자본을 왜곡된 방향으로 사용하는 가진 자들과 그런 부류가 되길 희망하는 사람들로 인해 물질문명,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져가는 세상. 나 혼자만, 내 가족만 잘 먹고 잘 차려 입고, 좋은 차 몰며, 좋은 집에 살면 그게 폼생폼사일까? 폼나게 살다 폼나게 죽는다는 건 밖으로 비춰지는 면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정말 폼나게 살다 폼나게 죽고 싶으면 당신의 내면이 외면 만큼 폼나야 하지 않을까?

2000년 전 이스라엘 땅에 살다 가신 ‘예수님’ 께서 말씀하시길……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마태22:39)’ 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공생공사’를 진정 실천하며 살라는 말씀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러한 더불어 사는 삶을 산 사람이 진정 ‘폼생폼사’한 삶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이웃에 대한 ‘의무’가 아닐까 싶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이웃에 대한 사랑(인류애)을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실천하며 살고 있는가. 예수님께서 설파하신 여러 말씀 중 하느님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웃에 대한 사랑 이것 두 가지만 잘 실천하며 살아도 바로 지금 이 세상이 천국이 될텐데, 허구헌 날 말로만, 생각으로만 사랑한다고 말하기 좋아한다. 폼나게 살다가 폼나게 죽고 싶은가? 그렇다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며 살라!’ 그러면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난 후에 틀림없이 당신 뒤에 남겨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멋진 사람이었어’라고 얘기할 것이다.

느닷없이 故 전우익 선생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라는 말씀이 귓전을 때리는 듯하다. 단언하건데, 개미들의 ‘공생공사’를 인류가 반만 따라해도 세상이 이 모양 이 꼴나진 않았을 것이다, 너도 나도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살자!

나이가 이 만큼 되니 이제사 참된 삶의 의미가 뭔지, 내 꼬라지의 실체가 뭔지, 종교의 실제적 기능이 뭔지, 안개 저 너머에서 가물가물거리며 내게 손짓하던 실체가 뭐였는지 알 것다. 참삶도, 태어나기 전의 나의 실체도, 종교라 호명하는 것의 기능도, 안개 너머의 실체도, 그 전부가 사실은 하나의 다른 면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08년 12월 13일 토요일

바보새 이야기 - 다시 쓴 장자

바보새 이야기:다시 쓴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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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풀이 한 한국형 장자 이야기


ㆍ지은이:이상수
ㆍ그린이:이경신
ㆍ출판일:1998년 7월 30일
ㆍ책형태:신국판
ㆍ출판사:길
ㆍ페이지:145쪽
ㆍ판매가:6,500원
ㆍISBN(13):9788987671031
ㆍ출판상태:절판


| 책 소개 |
장자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풀이 한 저술. ㆍ바보새 이야기, ㆍ백정 오시리, ㆍ쓸모 없는 쓸모, ㆍ일장춘몽과 악몽, ㆍ거위영장과 대갈마치, ㆍ강물이 바다를 만났을 때, ㆍ뒤죽박죽의 죽음 등 장자의 사상을 되새긴 글 7편이다.

<장자>하면 떠오르는 한마디, 그건 ‘꿈’이다. 그는 꿈 같은 일생을 꿈처럼 호방하게 풀어놓았던 이야기꾼이었다. 흔히 인용되는 ‘나비의 꿈’도 그렇지만, 장자를 <바보새 이야기>로 ‘다시 쓴’ 이상수 <한겨레> 문화부 기자(연세대 철학과 박사과정)도 그의 꿈 풀이에 사로잡혀 눈물을 주룩 흘렸다. “꿈속에서는 그것이 꿈인 줄 모르고 꿈속에서 또 꿈에 대해 무꾸리하기도” 하는 우리는, “깨어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는 줄을 안다.”

장자는 우화와 이야기로써 철학을 한 사람이다. 그만큼 재해석할 수 있는 품을 넉넉하게 지니고 세월이 가도 늘 열려 있다. 지은이 또한 장자의 생각을 7편의 이야기로 다시 구성했다. 장자는 특히 기괴한 겉모습을 지닌 우의적 인물들을 많이 등장시켰는데, <바보새 이야기>는 그 지지리 못난 인간형을 한국형으로 변신시켜 읽는 재미를 더한다. 해귀당신, 치룽구니, 옹춘마니, 얽박고석, 검덕귀신 등 낯선 우리말을 익혀가는 기쁨도 쏠쏠하다.

“그냥 웃어넘기면 돼. 웃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지. 웃음에 견뎌내는 게 진짜거든. 웃음에 견뎌내지 못하는 건 다 가짜야.”(‘거위영장과 대갈마치’에서) 비트겐슈타인은 “농담만으로도 훌륭한 철학책을 쓸 수 있다”고 했는데 장자는 그 본보기라 할 만하다.

<바보새 이야기>는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수많은 <장자> 해설서가 아니다. 끝없이 계속될 이야기인 <장자>를 지금, 여기, 마음으로 바라본 ‘또 한편의’ 이야기다. 이 괴상하면서도 슬프고,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이야기들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한 이들을 위해서 지은이는 책 끝에 줄거리나 아이디어를 빌린 <장자>의 출전을 밝혀두었다.

박스글 출처:한겨레21 (글쓴이 정재숙 기자 jjs@mail.hani.co.kr)

| 지은이 소개 |
이상수 :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주역』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제자백가의 논리철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사 베이징특파원, 국제부 기자 등을 역임했고, 현재 여러 매체에 중국 관련 글을 기고하면서 집필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바보새 이야기(1998, 절판)>, <오랑캐로 사는 즐거움(2001, 절판)>, <이야기의 숲에서 한비자를 만나다(2007)>, <한비자, 권력의 기술(2007)>등이 있다.

| 차례 |
001. 들어가는 말/ 장자, 만년 동안의 고독
002. 바보새 이야기
003. 백정 오사리
004. 쓸모 없는 쓸모
005. 일장춘몽과 악몽
006. 거위영장과 대갈마치
007. 강물이 바다를 만났을 때
008. 뒤죽박죽의 죽음
009. 끝없는 이야기를 맺으며

| 너스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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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즐겁게 술을 마시던 이가 아침에 깨어나 슬피 운다.
꿈속에서 슬피울던 이는 아침에 깨어나 즐거운 마음으로 사냥을 떠난다.
꿈속에서는 그것이 꿈인 줄 모르고 깨어나서야 비로소 꿈인 줄을 안다.
내가 지금 그대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꿈이다.
이 이야기의 풀이를 아는 이를 만세 뒤에라도 만난다면, 아침저녁으로 만난 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 장자의 제물론 중에서

20대 초반 무렵부터 장자를 읽어왔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어려운 것 같다. 장자의 우화와 비유들은 정말 환상이나 꿈같은 이야기들이다. 그렇게 환상 같고 꿈같기에 해석의 여지 또한 크다. 하여, 장자를 보는 사람들마다 저마다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것 같다.

바보새 이야기는 장자에 나오는 우화들을 짜집기하여 이상수씨가 새롭게 재해석한 우화이다. 이 분은 장자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을 순우리말로 바꾸는 수고로움까지 곁들였다. 이를테면 치룽구니는 어리석어서 쓸모가 적은 사람의 순우리말인데 이책에서의 치룽구니는 장자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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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대형서점에 들렀다가 처음 접했을 때 내가 정말 장자를 읽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다른 우화를 읽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두껍지도 않은 책 한 권을 거의 한 달 동안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난다. 소가 여물을 되새김질 하듯이 그렇게 읽었던 구절을 다시 떠올리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한 것은 문맥이 어려워서도 아니요, 지은이가 글을 베베 꼬아논 탓도 아니었다. 장자란 책이 본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현묘함이 있어서 자칫 딴청 부리다간 길을 잃기 쉽상인데 반해 <바보새 이야기>는 너무 쉽고 재밌게 지은 글이라, 더욱 자주 손이 가고 또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서 쓴다는 것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며, 어려운 일인지 깨달아 가고 있다. 장인이 되기가 쉬운 일이 아니듯, 평생 체득하여 읽힌 재주를 타인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 또한 장인이 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을 소화시킨 후에, 저명한 문필가에 뒤지지 않게 글을 풀어내는 재주를 가진 지은이를 한참 동안 부러워했었다. 몇 년 동안 장자의 다른 이야기를 다시 풀어 낸 차기작품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렸지만 끝끝내 나오지 않아서 못내 아쉬웠다. 내가 좀 왕싸가지라 웬만해서는 다른 이의 글을 칭찬하지 않는데, 몇몇 분의 글은 정말 시샘이 날 정도로 좋아라 한다. 이상수씨도 흠모하는 분 중 한 분이시다. 요즘 들어 모차르트의 재능을 부러워했던 살리에리의 기분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네 이웃의 재능을 탐하지 말라'(^^ㆀ)는 말도 있지만, 이웃의 재능을 보고 배울 수 있는 한계까지는 배우자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우화라고는 하지만 중반 이후 대갈마치 왕과 어느 늙은 도인의 대화와, 강물신과 바다신의 대화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다 나오는 점과 군데군데 이어지는 이야기의 시기가 서로 맞지 않은 부분들 등 옥의 티가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장자의 큰 틀 안에서는 그런 것도 큰 흠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외로 어렵고, 어지러운 난세, 특히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가져야 할 도(道)가 바로 장자의 도(道)가 아닐런지…….

2008년 12월 12일 금요일

문학의 상징·주제 사전 [아지자, 올리비에 리, 스크트릭] 공저

문학의 상징·주제 사전
책표지 앞면(3D)
문학의 상징·주제 사전

원제목: Dictionnaire des symboles et des themes litteraires (Paris : Nathan, 1978, 203p)
지은이:아지자, 올리비에 리, 스크트릭 (Claude Aziza; Claude Olivieri; Robert Sctrick) 공저
옮긴이:장영수
출판사:청하출판사 (오늘의 시민서당 33)
책정가:6,800원
출간일:1989년 07월 01일
페이지:348쪽
책판형:A5신
ISBN:8940301919

판매유무:절판

| 책소개 |:대학교 문학계열의 레포터와 평론의 참고서로 널리 인용되고 있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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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도 시절에 사서 참고서로 이용했던 도서입니다. 요즘 필요해서 조금씩 도움을 받고 있는데, 청년 시절에 처음 접했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군요. 문학도라면 한 번쯤은 익히 들어봤으리라 여겨집니다. 문학 쪽에선 좀 유명세가 있는 서적이기에 우리나라에 출간된지 20여년이 흐르긴 했지만, 짧게 나마 소개드립니다. 필요하신 분은 아랫 글들을 참고하셔서 구매해서 애용하시길…….

이 책은 나탕 사(社)에서 출간한 4권의 문학용어 사전 중 제2권 상징, 주제에 관한 사전이다. 4권의 총서 중에서도 이 제2권이 과제로 삼고 있는 상징, 주제론이 특히 현대 문학사조 면에서 관심을 끄는 바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사전 형식으로 용어에 대한 해석을 행하고 있어서 자연히 알파벳(프랑스)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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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과제로 삼고 있는 상징, 주제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 저자들은 서문에서 지라르, 뒤메질, 카이와, 엘리아드, 리새르, 바슐라르, 라캉, 프로이트, 발레리, 롤랑 바르트, 질베르 뒤랑, 프라이, 융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그 이외에도 이들이 참조한 책의 목록을 통해서 본다면 카시러, 레비스트로스, 야콥슨, 토도로프, 베버, 기로, 알랭, 블랑쇼 이외의 거의 모든 문학, 문화론자의 인명을 열거할 수가 있다. 또한 이 책에 인용, 채택된 작품들은 약 500여 편에 해당하는데 그 작품들은 주로 19세기 20세기의 것들이지만 16세기의 것들에서부터 망라되어 있고 그리스, 로마 신화, 성서, 코란을 비롯하여 중국, 인도, 일본의 고대 사상들도 함께 취급되어 있다. 물론 이 상징, 주제 문제는 우리나라 작품의 것들을 다룬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더욱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인터넷 헌책방 몇 곳에서 판매중인 곳이 더러 보이더군요. 중고서점은 여유수량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구매하려면 애 좀 먹으실 듯……. 알라딘 개인 중고샵에서 10,000원에 판매중이더군요. 희귀도서여서인가? 비인기 중고도서 치곤 좀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옮긴이 소개 |
장영수 - 1947년 강원대 원주에서 태어났다. 1973년 계간 「문학과지성」 봄호에 시를 발표해 시단에 데뷔했다. 서울대 사대 불어과와 동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고려대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집으로 <메이비>, <시간은 이미 더 높은 곳에서>, <나비 같은, 아니아니, 빛 같은>, <그가 말했다>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시란 무엇인가>, <문학의 상징, 주제 사전> 등이 있다.

| 차례 |
□ 옮긴이의 글
□ 머리말

차례

    | ABC(프랑스어) 순 |
  • 공기 Air
  • 연금술 Alchimie
  • 아마존 Amazone
  • 양성적 존재 Androgyne
  • 천사 Ange
  • 짐승 Animal
  • 변칙적인 것들 Anomalies
  • 나무 Arbre
  • 무기 Arme
  • 상승 Ascension
  • 새벽 Aurore
  • 창공 Azur
  • 반지 Bague
  • 보석 Bijoux
  • 염소 Bouc
  • 비밀스런 장소 Cachette
  • 격변 Cataclysme
  • 원 Cercle
  • 고양이 Chat
  • 성 Chateau
  • 말 Cheval
  • 모발 Chevelure
  • 전락 Chute
  • 색깔 Couleurs
  • 술잔 Coupe
  • 순환 Cycle
  • 용 Dragon
  • 물 Eau
  • 사원 Eglise
  • 작은 배 Embarcation
  • 칼 Epee
  • 불 Feu
  • 실 Fil
  • 꽃 Fleur
  • 채찍 Fouet
  • 섬 Ile
  • 비전 Initiation
  • 곤충 Insecte
  • 정원 Jardin
  • 미궁 Labyrinthe
  • 칼날 Lame
  • 램프 Lampe
  • 일각수 Licorne
  • 침대 Lit
  • 늑대 Loup
  • 빛 Lumiere
  • 달 Lune
  • 선 Main
  • 거울 Miroir
  • 양 Mouton
  • 숫자 Nombres
  • 밤 Nuit
  • 눈 Oeil
  • 식인귀 Ogre
  • 새 Oiseau
  • 황금 Or
  • 구원 Redemption
  • 파멸 Ruines
  • 계절 Saisons
  • 피 Sang
  • 뱀 Serpent
  • 태양 Soleil
  • 대지 Terre
  • 탑 Tour
  • 도시 Ville
  • 포도주 Vin
  • 항해 Voyage
  • 황도십이궁 Zodiaque
    | 가나다(영어) 순 |
  • 거울 Mirror
  • 격변 Cataclysm
  • 계절 Season
  • 고양이 Cat
  • 곤충 Insect
  • 공기 Air
  • 구원 Redemption
  • 꽃 Flower
  • 나무 Tree
  • 눈 Eye
  • 늑대 Wolf
  • 달 Moon
  • 대지 Land
  • 도시 City
  • 램프 Lamp
  • 말 Horse
  • 모발 Hair
  • 무기 Arm
  • 물 Water
  • 미궁 Labyrinth
  • 반지 Ring
  • 밤 Night
  • 뱀 Snake
  • 변칙적인 것들 Anomaly
  • 보석 Jewel
  • 불 Fire
  • 비밀스런 장소 Cachet
  • 비전 initiation
  • 빛 Light
  • 사원 Temple
  • 상승 Ascension
  • 새 Bird
  • 새벽 Dawn
  • 색깔 Color
  • 섬 Isle
  • 성 Castle
  • 손 Hand
  • 순환 Cycle
  • 술잔 Cup
  • 숫자 Number
  • 식인귀 Ogre
  • 실 Thread
  • 아마존 Amazon
  • 양 Sheep
  • 양성적 존재 Androgyne
  • 연금술 Alchemy
  • 염소 Goat
  • 용 Dragon
  • 원 Circle
  • 일각수 Unicorn
  • 작은 배 Boat
  • 전락 Fall
  • 정원 Garden
  • 짐승 Animal
  • 창공 Firmament
  • 채찍 Whip
  • 천사 Angel
  • 침대 Bed
  • 칼 Knife
  • 칼날 Blade
  • 탑 Tower
  • 태양 Sun
  • 파멸 Ruin
  • 포도주 Wine
  • 피 Blood
  • 항해 Voyage
  • 황금 Gold
  • 황도십이궁 Zodiacal

2008년 12월 3일 수요일

진화론자 VS 창조과학자 간의 Fight에 대한 단상 - 2

과학자는 굳이 믿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 과학의 임무는 믿음에 있지 않고, 증명에 있을 뿐이다.
종교인은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다. 신앙은 증명에 있지 않고, 믿음에 있을 뿐이다.

이처럼 과학과 종교의 가치체계는 양극단에 있으며, 이 둘의 지향점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아니, 만나면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기차 레일과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학적인 견지에서 시작된 진화론은 언젠가는 흔들리지 않는 완벽한 증거를 발견해서 반드시 진화의 역사를 증명해야 한다. 증명할 수 없는 과학은 이미 과학일 수 없고, '변질된 신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앙이 그 뿌리인 창조론은 결코 성경을 유추해석하여 믿음을 '기이한 과학'으로 변질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일이다. 절대자인 신(神)의 창조원리가 설령 과학적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과학은 신(神)의 과학이지, 인간(人間)의 과학은 아니기 때문이다.

옛말에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속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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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증명은 영원히 소통될 수 없는 명제들이다.
내 손에 든 떡이나 맛나게 먹고 소화시키면 될 일 아닐까?!

[관련글]
2008/04/08 - [생각의 우물] - 진화론자 VS 창조과학자 간의 Fight에 대한 단상

2008년 11월 21일 금요일

꿈 · 실재 ·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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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꿈은 그것을 꾸고 있는 동안에는 현실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즉시 꿈의 비실재적인 성질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깨어 있는 현실을 꿈의 현실보다 더 높은 단계의 실재로 간주한다. 명백히 더 실재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백일몽이나 여러 가지 환각 상태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들은 그것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매우 실재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끝나고 나서 그것을 정상적인 ‘기준’현실과 비교해보면서 우리는 그것을 덜 실재적인 것으로 무시해버린다.…후략… 』
빈스 라우즈, 앤드류 뉴버그, 유진 다킬리(공저)「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Why GOD Won't Go Away)」p221 중에서



윗 글을 유추해보면 꿈이란 시간의 연속선이 영속되지 않고, 한정된 시간 안에서만 현실로 느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영원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끝없는 잠 속에서 끝없이 꿈을 꾼다면 그 사람에겐 ‘꿈=현실’이란 등식이 성립한다고 봐도 무방한 것 아닐까?

꿈이라는 것을 현실이라는 시간의 연속성이 깨어진 상태라고 가정한다면, 꿈에서 깨어난 상태인 현실이란 것도 어쩌면 시간의 연속성일 뿐인 것은 아닐까?
연속적인 경험을 우리의 뇌는 ‘실재’(한다)라고 결정 짓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일 실재와 비실재의 차이가 ‘시간’이란 인자뿐이라면 우리의 뇌가 결정한 실재라는 것도 더 넓은 영역(차원)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흔히 깨달았다는 선승이나, 신비체헙을 얘기하는 영지주의자들이 본 ‘실재’라는 개념이 어쩌면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테두리를 한단계 넘어선 또다른 ‘실재’를 경험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일상적인 관념의 세계와는 무관하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틀 안에서는 ‘우주의 끝’이란 개념은 착각에 불과하듯이 우리의 뇌는 현실이라는 틀 안에 갖혀서 ‘실재’를 규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神이란 물리적 실재계를 넘어선 세계의 존재이다. 우리의 뇌가 인지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내면에 깃들어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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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깨닫는 방식 중에 ‘돈오’라는 것이 있다. ‘돈오(頓悟)’란 갑자기 깨닫는다는 뜻이다.

“찾으려하면 찾지 못할 것이요, 찾으려는 노력 조차 끊긴 찰나, 그 부지불식간에 깨달음이 오듯이”
우리 내면의 神이란 절대자도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내면에서 그 빛을 발하는 것이리라.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

앎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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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앎(Known)이란 모름(Unknown)의 다른 표현 즉, 이음동의적 표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앎과 모름을 분류해 놓는 것은 무지(Unknown)가 정신에 드리우는 공포감 때문이리라.

2008년 11월 5일 수요일

두 모습의 나

두 모습의 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벗은 나 자신이며
세상에서 가장 나쁜 벗도 나 자신이다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나 자신 속에 있으며
나를 헤치는 무서운 칼날도 나 자신 속에 있다
이 두 가지의 나 자신 중에
어느 것을 좇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 웰만

| 너스레 |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일 때도 분명히 있다.
받아쳐야 할 때, 참아야 할 때 분간 잘 하고 살아야 한다.
배웠건 못 배웠건, 나이가 많건 적건,
세상엔 어처구니 없는 밥튕이들이 너무 많다.
그 어처구니들 다 받아쳐야 한다면 주먹이 무쇠라도 못 버텨낼테니...

나를 살리는 것도 나 자신이요,
나를 죽이는 것도 나 자신이다.

※ 뭔가 할 말이 있어서 적기 시작했는데, 식사를 하고 나니 생각이 안 난다.
역시 배 부르고, 등 따신 게 왔단갑따! ㅋㅋ

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공허(空虛)

공허(空虛)

空하다 못해 虛한
채울래도 채워지지 않는
채우면 죽음이 되는 공허
죽음보다 더 두려운 공허

눈을 감으면
육신을 이루는 세포의 우물보다 더 깊숙한、
원자의 세계로 접어든다。

그 곳 은 텅 빈 공 간

우린 모두 텅 빈 존재
그 아득한 빈 터를 채우기 위해 한 평생 아둥바둥대지만、
문득 기왓장 깨지는 소리를 듣고 알게 된다。
빈 터에 채웠던 숱한 물상들도 공허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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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1일 토요일

6907, 8612, 10897, 11491, 12010, 10652, 12174

6907, 8612, 10897, 11491, 12010, 10652, 12174
제목이 간첩들 난수표 같아서 오해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위 숫자는 2001년~2007년도별 국내 자살자 수랍니다. (위 수치는 조인스닷컴에서 복사해왔습니다. 이곳저곳 둘러보니 수치가 약간씩 다르더군요.)

| 자살하면 안 되는 이유 |
17세라는 철부지 어린 시절에 벌써 자살을 꿈꿨고, 요즘도 어리석은 생각을 간혹 하는 자가 이런 충고를 해도 될는지 의문은 들지만, 어쨌던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로 자살은 해선 안 됩니다. 왜 자살하면 안 되는지, 윤리, 철학, 종교 등 여러 가지 경우를 들 수 있지만, 단 한 가지 생각만으로도 자살에 대한 생각은 접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건 제가 자살을 실행하지 못한 마지막 이유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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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리고 뭣이고 떠나서, 위의 생각에 대한 반론을 제 스스로도 제시할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는 자연사 하게 되어 있는데, 굳이 스스로 죽음을 택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하는 또다른 탈출구도 마련해뒀구요.

지금 이 순간에도 판단을 잘못해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은 한 번만 더 사고의 전환을 했더라면 죽음을 선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제 죽어도 한 번은 죽게 되어 있는데, 삶이 힘들다하여, 혹은 사람이 싫어진다하여, 이런 저런 이유를 빌미삼아 죽는다면 대체 이 세상에 삶을 계속 유지해나갈 사람이 몇%나 될까요…….

혹시라도 주변에 삶에 지치신 분들 중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위에 제시한 명제를 얘기해주십시오. 그리고 사랑한다고 얘기해주십시오.

뻔한 소리겠지만 죽는 것에 용기가 필요하다면, 사는 날 까지는 살아가야 하는 것도 죽을 용기에 못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겁니다. 죽을 용기로 한 번 더 힘내서 살아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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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세계보건기구)에서 가져온 2006년 각국 자살율 통계 자료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 수)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SF 칼럼 [5]:가능성의 세계(5)-우주의 시초

칼럼 [5]:가능성의 세계(5)-우주의 시초
들어가기 전에
+ 우주의 시초 즉, “태초란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선 먼저 ‘우주’가 무엇인가부터 먼저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과학에서 얘기하는 ‘우주’의 사전적인 의미는 “존재하는 모든 것(Universe)”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영어 단어에는 ‘우주’를 지칭하는 세 가지 단어가 있는데, 마커스 초운 Marcus ChownWiki(English)이 정리한 바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Space:Time and '스페이스'의 바로 그 스페이스. '우주'이며, '공간'이고, 또한 '우주 공간'이다. 물질이 존재하고, 사건과 현상이 일어나는 무대로서의 space.

Universe:존재하는 모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태양계라고 부르는 실체를 지칭하기 위해 과거에 사용했던 탄력적인 용어라고 한다. (근대 과학의 초창기까지 서양 사람들이 활용했던 용어법. 수금지화목토성까지만.) 보다 최근에는 우리가 오늘날 은하수(Milky Way)라고 부르는 것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다. 현재는 모든 은하의 총합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약 1,000억 개의 은하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니버스'는 우주학과 관련해서 시대마다 상당히 구체적인 실체를 가리키는 용어였던 듯하다.)

Cosmos:(능히 짐작할 수 있듯이) 혼돈(chaos)과의 대비 속에서 사용되며, universe의 대체어. 남미 원산의 아름답고 소박한 꽃 '코스모스'도 같은 철자를 사용한다. '조화'와 '균형', '질서 정연한 체계'라는 대체로 '긍정적'이랄 수 있는 가치 판단이 개입된 용어.

[참조] cosmology: 한영 사전에는 '우주론'이라고 나오지만 '우주-학(ology)'으로 바꿔써 주는 게, 미래를 생각한다면, 더 바람직하다. 실제로 ≪오리진 Origin 지호 출판사≫의 용어 해설에서도 '우주학'(cosmology)이라는 새김말을 올려놓고 있다.
[박스글 출처] http://sumbolon.egloos.com/3880474

동양에서는 우주를 한자어로 집 우(宇)자와 집 주(宙)자를 써서 우주(宇宙)라고 번역했는데, 우(宇)는 공간적인 의미를 나타내며, 주(宙)는 시간적인 의미를 나타낸다고 한다. 한자어인 우주(宇宙)는 상대성이론에서부터 시작된 “시공(時空)”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아주 훌륭한 번역이 아닐 수 없다.

마커스 초운의 견해를 따르자면 우주론을 얘기하는 과학적인 글에서는 우주=Universe라는 등식을 적용해도 일반적으로 크게 무리는 없으리라 여겨 진다.

우주의 시초는 아득히 먼 수 백억년이라는 시간의 규모로 측정되는, 과학의 가장 매혹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이렇듯 터무니없이 엄청난 문제가 지금까지 SF에서 등한시되어 왔다는 것은 이상한 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대의 이론에 따르면, 우주가 원자마저도 살아남을 수 없을 만큼의 대단한 에너지로 넘쳐 있었던 그 당시의 일을 도대체 어떻게 얘기하면 되는 것일까?
폴 앤더슨의 장편, ≪타우 제로 Tau Zero≫에는 우주의 창조를 눈 앞에 볼 수 있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는 이 작품을 성립시키기 위해 사실을 약간 어거지로 만들어 버렸다. 그는 이 작품에 멀지 않아 우주가 되는 모든 질량과 에너지를 포함한, 이 덩어리의 <바깥>의 궤도를 도는 우주선을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현대 물리학에 의하면 우주의 <바깥>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주⑴: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우주론자가 현재 지지하고 있는 빅뱅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태초에 있었던 폭발 이래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먼 곳에 있는 은하에 대한 관측은 그 은하 모두가 우리들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음을 말해 준다(이는 기차가 멀어져 갈 때 기적 소리가 낮게 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은하가 방출하는 빛이 스펙트럼의 빨간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도플러 효과주⑵의 적방편이]). 그렇다고는 하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의 평균적 부분이 다른 모든 것이 도망쳐가는 도심의 빈민촌 거리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근거는 없다. 그와는 반대로 그 같이 먼 곳의 은하도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중심으로 다른 은하가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주가 계속 팽창하는 동시에 <공간> 그 자체가 커가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른 것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든 은하가 그려진 풍선의 표면과는 같은 것이 우주라고 생각하면 된다. 풍선이 약간 부풀면 그 표면의 면적은 커지고 모든 은하 사이의 거리는 증가한다. 물론 우주는 펌프로 무엇인가가 주입되어 팽창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초의 폭발에 의한 충격파 전선(前線)처럼 바깥측을 향한 운동량 때문에 표면이 무한대로 넓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 만일 우주가 무한한 것이라 하더라도 은하가 서로 일정한 비율로 멀어져 가는 것이므로 표면이 팽창해간다는 표현은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주가 팽창해 가는 비율과, 팽창해 가는 속도가 떨어지는 비율을(은하는 흩날려가면서도 중력으로 서로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알게 되면 우리는 우주의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것은 현재로서는 137억년 전에 일어났던 모양이다. 갓 형성된 우주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공상의 <풍선> 표면을 (페인트)가 짙게 칠하면서 덮어 버린 것과 같은 상태였다. 그리하여 풍선이 팽창함에 따라 이 페인트는 얇은 조각으로 부셔진다. 흩어진 얇은 조각 하나하나가 은하라기보다는 원시은하(마침내 은하로 농축되는 뜨거운 가스구름)에 해당된다. 따라서 탄생 직후의 우주에는 페인트도 칠해지지 않은 곳은 없다. 우주 어느곳에도 자유로운 공간은 없었던 셈이다. 태초의 우주는 하나의 덩어리였던 것이다.

물리학자인 스티븐 와인버그는 ≪최초의 3분간 The First Three Minutes (1977)≫에서 과학에 의해 수학적으로 확인된 창조에 관한 최초의 순간을 명백히 하였다. 무엇보다도 태초에 우주의 온도는 무척 높았고, 또한 무한한 것이었을 것이다. 팽창하기 시작한 100분의 1초 사이에 고(高) 에너지의 중간자(中間子)와, 어쩌면 자유 쿼크(여러 이론에 따르면 양자와 중성자와 같은 기초적인 입자를 만들어내는 입자)마저도 출현, 우주의 모습은 터무니없이 복잡한 것이 된다. 100분의 1초 후에 온도는 섭씨 약 1000억도가 되며, 이미 안정된 상태의 양자와 중성자를 파괴할만한 정도의 것으로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더욱 가벼운 입자(전자, 양전자)라든가, 그 중에서도 특히 방사선으로 우주는 가득 채워지고 있다. 그 농도는 물의 수십억배가 된다. 즉, 이 우주를 채우는 플라즈마는 1㎤당 수천톤의 무게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의 우주는 무한한 것이며 생겨났을 때도 무한한 것이었다는 견해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현재의 우주는 유한한 것이며, 그 주위는 약 1250억 광년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경우 우주 탄생으로부터 100분의 1초 후에 주위는 약 4광년이 된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우주의 풍선위를 벌레가 기어간다고 생각할 때 제 아무리 기어간다 하더라도 끝까지는 당도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여기서 주위라고 하는 것은 직선적으로 어디까지는 가되 실제로는 굽은 공간을 지나 같은 곳으로 되돌아 오기까지의 거리이다. 약 14초 후에 온도는 겨우 30억도 정도로까지 내려가 있지만, 이 정도의 온도라면 에너지로부터 그 이상의 전자와 양전자가 만들어지기에는 너무나도 낮으며, 전자와 양전자는 서로가 비비적거려 그 태반이 소실되어 있다. 3분이 약간 지나면 온도는 사뭇 낮아지며(10억도 이하), 100분의 1초로 만들어진 비교적 소수의 중성자와 양자는 높은 방사선에너지로 말미암아 뿔뿔이 흩어짐이 없이 서로 결합되어 원자핵이 된다. 그러나 원자가 형성되는 것은 다시 70만년 후, 즉 아직도 우주에 가득 차 있는 방사선이, 전자를 핵으로부터 떼어 놓을 수 없는 온도로 내려갔을 때의 일이다. 그 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원자를 중력이 원시 은하, 은하, 원시항성, 그리고 항성으로 계속 농축되어간 후 보다 무거운 원소가 항성 속에서 만들어졌다가 신성(新星)폭발로 흩뿌려지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이론에 있어 유명한 한가지 증거는 태초부터 우주에 차 있는 방사선(우주배경복사 CMB: Cosmic Microwave Background 주⑶)으로부터 얻게 되었다. 온도의 저하는 우주 팽창에 따라 짧은 고(高)에너지의 파장이 길고 낮은 에너지 파장으로 확대하는 데서 일어난다. 태초의 방사선은 아직도 우리들의 주위에 있으나, 실제로는 완전히 늘어나 있다. (절대 0도보다 3도가 놓은 곳까지 떨어진 이 <화석> 방사선이 1965년 물리학자 아르노 앨런 펜지어스와 로버트 우드로 윌슨에 의해 검출되었다. 이 두 사람은 1978년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했다.)

그렇다면 우주는 영원히 계속 팽창해나갈 수 있는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엔트로피와 우주의 종말]이라는 칼럼으로 따로 언급하기로 하겠다.
주석 註釋
주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우선 우주에는 끝이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끝이 있다고 착각들을 하시는데, 절대로 끝은 없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우주가 끝이 있을 경우 우주 전체의 밀도가 일정치 않을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주는 팽창을 하고 있죠. 그리고, 우주의 여러 천체들은 질량에 의한 중력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각 천체들의 중력은 서로간에 같은 방향으로 잡아당겨 2배 힘으로 잡아당기기도 하고, 반대방향으로 잡아당김에 의해 중화되기도 하는데요, 만약 끝이 있다면, 우주끝의 방향은 반대쪽에서 잡아당기는 천체가 없음에 의해 우주 전체의 중심을 향한 합력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즉 전 우주의 중력은 우주의 중심을 향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고, 이런 현상은 우주의 중심의 밀도를 높이는 현상을 가져올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관측에 의하면 이런 밀도 집중은 발견되지 않고 있답니다.

두번째로 우주탄생의 후예라고 불리우는 3K 복사체가 있습니다. 이 3K 복사체는 우주가 태어난 직후 무지 뜨거운 상태였는데 이때 탄생한 빛이 투명한 우주를 관통하고, 점점 팽창함에 따라 점점 적색편이 현상을 일으키게 되어, 현재는 3K 온도를 가진 물체가 내는 복사와 유사한 형태를 가지게 되는 현상입니다. 이 3K 복사체의 가장 중요한 특징중 하나는 어느방향에서 날라오는 전파를 잡는다고 해도, 항상 일정한 크기로 날아온다는 것인데요, 우주끝이 있을 경우 3K 복사체는 우리 지구가 전 우주의 정중앙에 있지 않는 이상은 똑같은 크기로 들어올수 없습니다. 앞에 첫번째에서도 말했다 싶이 우주의 끝이 있다면 우주의 밀도가 구역마다 틀리게 됩니다. 그 때문에 각 지역의 팽창속도가 틀릴수 있고, 또 각 지역에서 날아오는 전체 양에도 차이가 있을수 있습니다.(우주의 중심쪽은 많은 잔해가 있으므로, 더 많은 양의 복사체가 날라 오겠죠.) 하지만, 실제 관측에 의하면 3K 복사체는 어느 방향을 바라봐도 똑같은 양이 날라옵니다. 우주끝이 있다는 가정은 이런 상황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세번째로, 우주끝의 팽창속도가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과학시간에 배우는 우주의 팽창속도는 빛의 속도라고 합니다. 그럼 어느 방향이 빛의 속도인 것일가요? 위와 같은 가정하에서라면, 우리가 우주의 중심에 있지 않다면, 한쪽 끝의 팽창속도는 다른쪽 끝의 팽창속도보다 빠를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는 있을수 없으므로, 빠른쪽의 팽창속도가 빛의 속도라면 느린쪽의 팽창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느리게 될 것입니다. 아니 빠른쪽의 속도도 빛의 속도보다는 느려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우주 끝에 더 가까운 위치도 있을수 있으니 그 곳에서는 빠른쪽의 팽창속도는 우리가 있는곳의 팽창속도보다 더 빠르게 느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주끝의 팽창속도는 반드시 빛의 속도보다 느려야만 합니다. 우주끝이 있다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주끝에 도달할수 없는 이유가 빛의 속도보다 빨라질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들을 하시는데, 위와같이 본다면 분명 우리는 우주끝에 도달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주끝에서 반사된 빛도 존재할 것이고, 그 빛은 우리 지구에 도착해야만 합니다.(우주의 나이와 팽창속도의 비례관계를 수학적으로 생각해 보시면 분명히 우주끝에서 반사된 빛은 지구에 지금 도착해 있어야만 하다는 사실을 알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우주끝에서 온 빛을 한번도 본적이 없고, 관측된
경우도 없습니다.

그럼 우주끝이 없다면, 우주는 무한한 거리를 가질 것이고, 그럼 그 무한한 거리의 장소는 빛의 속도 이상으로 팽창할것 아니냐 라는 질문을 할수 있습니다. 이건 다음과 같이 설명 가능합니다. 우주의 가장 먼 장소는 빛의 속도로 팽창합니다. 하지만, 이 근처 장소는 워낙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상대성이론의 거리축소 현상이 일어납니다. 즉 실제로 그 장소에서는 1억광년도 더 되는 거리가 있다고 할지라도 지구에서 보기에는 엄청 빠른 속도에 의한 거리축소로, 1m도 안되는 거리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이 축소현상은 멀리가면 갈수록 더더욱 심해지며, 가장 먼 장소의 경우에는 무한한 공간이 압축되어 있을수 있습니다. 즉 그곳에 가봤자 그곳에는 무한한 공간이 펼쳐질 뿐이라는 것이죠.

그 다음에, 시간지연 현상이 있습니다. 우주의 가장 먼 장소는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죠. 이 현상은 시간을 정지시키는 현상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 시간정지는 그곳의 현재 상태가 바로 우주탄생의 시기라는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우주의 끝은 있다고도 할수 있습니다. 단, 그 끝은 바로 우주의 탄생이지 무슨 벽같은 것은 아니랍니다. 즉 우리가 우주의 끝을 본다는 것은 어떤 벽을 보는게 아니라, 우주의 탄생을 보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 대표적인 잔해가 바로 3K 복사체이죠.

[내가 만약 우주에 끝에 갔다면...?]

우주의 끝은 갈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주는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팽창속도는 광속이라고 하는데 왜 끝이 없다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죠.

그것을 쉽게 설명하는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우주를 풍선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단, 우주가 풍선의 내부가 아니라 풍선의 표면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자 우주에 끝이 있나요? 풍선 표면을 따라 죽 간다면 그 끝이 끊어지는 경우는 없겠죠. 그러면서도 우주의 크기는 한정됩니다. 자. 이번에 풍선을 죽 불어봅시다. 점점 커지죠? 별과 별사이의 거리도 멀어집니다. 즉 우주의 크기는 점점 커지죠. 하지만 우주는 역시 끝이 없답니다. 이것은 쉬운 설명이고요...

좀더 정확한 설명으로 들어가면 이것보다 더 복잡합니다. 사실 위의 설명으로는 우주가 구형의 형태를 지니고 있을때에만 가능한 설명이기도 하죠. 하지만 현재로는 꼭 구형인것은 아닐거라는 설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답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상대성이론에서는 속도가 빨라지면 시간이 느려집니다. 이것은 시간이 느려지는 것으로 보이는것이 아니라 실제로 느려지는 현상이랍니다. 그리고 그 식은,

t'=t√(1-(v/c)^2) 입니다.

우주의 끝은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죠. 그럼 v에 v 대신 c를 넣어보면 t'=0 이 나옵니다. 즉 우주 끝의 시각은 멈추어 있죠. 다른 말로 하자면 우주 끝은 현재 우주 탄생의 시기때 시각을 그대로 가르키는 상태로 멈추어 있다는 말입니다. 즉 우리가 우주의 끝을 본다는 것은 우주 탄생의 시기를 보고 있다는 말과 연결된답니다.

그 다음으로, 우주끝의 넓이는 얼마나 될까요?

상대성이론에서는 속도가 빨라지면 공간이 축소되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식은,

L'=L√(1-(v/c)^2) 이죠.

역시 위 식에 v 대신 c를 넣어보면 L'=0 이 됩니다. 즉 우주끝에 무한히 많은 공간이 있다고 해도, 우리가 있는 장소에서 보면, 0로 축소된 공간으로 나타날 뿐이란 겁니다. 이건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내가 그 근처까지 날라갈 경우, 우주끝의 공간과의 속도차가 많이 줄어들게 될 거고, 그렇게해서 그 전에 수축된 공간이 다시 내 눈앞에 펼쳐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즉 아무리 앞으로 가도 그 앞에는 무한히 넓은 수축된 공간이 펼쳐지게 되고, 결국 우주끝은 영원히 도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즉 우주끝이란 지정된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랍니다. 아무리 가 봤자 그 앞에는 무한한 공간이 다시 펼쳐지게 마련이므로, 끝이란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답니다.

글쓴이 : 네이버 지식인 - sixlogic(sixlogic@naver.com)

주⑵
도플러 효과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는 크리스티안 도플러가 발견한 것으로, 어떤 파동의 파동원과 관찰자의 상대적 위치가 변함에 따라 진동수와 파장이 바뀌는 현상을 가리킨다. 소리와 같이 매개체를 통해 움직이는 파동에서는 관찰자와 파동원의 매개체에 대한 상대속도에 따라 효과가 변한다. 그러나 빛이나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의 중력과 같이 매개체가 필요 없는 파동의 경우 관찰자와 파동원의 상대속도만이 도플러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출처] 위키백과

주⑶
우주배경복사 CMB: Cosmic Microwave Background
우주배경복사는 1965년 A. 펜지어스와 R. W. 윌슨이 우연히 안테나를 수리하다가 발견하게 된다. 우주배경복사는 초기에는 매우 뜨거웠다가 점차 식어가면서 옅어졌고, 현재는 약 3K의 온도에 해당하는 흑체복사 형태로 남아있다고 한다. 이 설명에서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으므로 이해가 잘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기 우주배경 복사는 매우 높은 상태로 전 우주에 '거의' 균일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여기서 높은 상태라는 것은 매우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즉 광자)가 서로 만나서 수없이 많은 입자-반입자 쌍들을 만들고, 이 입자들과 반입자들은 다시 합쳐 저 광자가 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주가 팽창하면서 입자들과 광자들의 밀도가 점점 적어졌고, 광자가 입자를 만드는 일이 점점 안 일어나게 됐다. 어느 순간 물질과 입자들이 반응하지 않게 됐으며, 그 순간에 존재하던 전자기파가 현재의 우주배경복사에 보여 지는 광자들인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광자들의 에너지가 줄어든 것은 허블의 법칙과 관련이 있다. 우주 초기에 거의 동일한 에너지를 갖고 있던 광자들은 점차 다른 광자들과 만나기 힘들어지면서 혼자 운동하게 됐는데, 광자가 직선으로 움직인 거리가 길수록 만나는 다른 광자들은 초기에 우주에서 더 멀리에 있던 광자들인 것이다. 우주는 초기에도 (인플레이션 이론의 영향을 무시한다면) 광속과 같이 팽창하고 있었으므로 멀리 존재하던 광자들은 만났을 때 현재의 도플러 효과에서와 같이 적색편이가 발생하고 있었다. 따라서 만나는 광자는 우주가 오래될수록 적색편이가 더 커져서 우주에서 오는 전자기파 - 우주배경 복사는 점차 온도가 낮은 흑체에서 나오는 빛과 비슷해지게 됐다. 그리고 현재의 우주배경 복사는 약 3K의 온도를 갖는 흑체에서 나오는 것과 이론상 일치한다.
【참고어】
도플러 효과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작가 소개 (가나다)순
+ 폴 앤더슨 | Paul Anderson (1926~2001) [상세 정보]
192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스칸디나비아계 이민의 자손으로 태어나 미네소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에는SF와 판타지 팬들의 모임인 미네아폴리스 판타지 협회에 가입, 고든 R. 딕슨이나 클리포드 D. 시맥같은 작가 지망생들과 친교를맺었고, 졸업 1년 전인 1947년에 F. N. 월드롭과 함께 쓴 단편「내일의 아이들 Tomorrow’s Children」을『어스타운딩』 지에 발표하여 SF 작가로 데뷔했다.

원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2차 대전 뒤의 취직난 탓에 전업 작가가 되는 길을 택했고, 1952년에 첫번째 장편인『시대의 하늘 Vault of the Ages』을 출간했다. 핵전쟁 후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 이 청소년 SF는 그다지 SF계의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다음 해에 잡지에 게재됐던 장편 『뇌파 Brain Wave』는 평단과 독자들의 격찬을 받았고, 앤더슨을비슷한 시기에 등단한 딕슨 및 시맥과 더불어 50년대의 가장 유망한 신인 SF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향후 40여 년 동안 무려 100편에 육박하는 장편과 2백 편이 넘는 중단편을 발표했으며, 7개의 휴고상과 3개의네뷸러상을 수상하면서 거장으로서 확고한 명성을 쌓았다. 대표작으로는 『타우 제로』(1970),『FireTime』(1974),『Dominic Flandry』시리즈(1951-1985), 『타임 패트롤』시리즈 등이 있다.


앤더슨은 하드 SF, 역사 SF, 스페이스 오페라, 판타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박학다식하고 폭넓은 작풍을 선보이며 ‘가장과학소설다운 과학소설을 쓰는 작가’로 평가받았다. 미국 SF작가협회(SFWA) 6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SF 팬덤에서도적극적으로 활동했고, 하드 SF작가로 유명한 그렉 베어를 사위로 맞기도 했다. 1997년에는 SFWA가 수여하는 제16대 그랜드마스터로 추대받았고, 21세기를 앞두고도 활발한 집필 활동을 벌이다가 2001년에 전 세계 SF팬들의 애도를 받으며 작고했다.

참고 - 서적, 웹사이트
- 세계 백과 대도전
-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 스티븐 호킹
- 오리진 - 닐 디그래스 타이슨, 도널드 골드스미스
- 최초의 3분 - 스티븐 와인버그 著 (1977년 초판본)
- 태초 그 이전 - 마틴 리스 著(1997년 초판본)

+ 인터넷 이곳저곳
- http://may.minicactus.com/100145
- http://kin.naver.com
+ 더 읽어야 할 책과 영상
- <스티븐 호킹 著>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 <스티븐 와인버그 著> 『최초의 3분』
- <마틴 리스 著> 『태초 그 이전』
칼럼 [6] 가능성의 세계(6): ▷ 반중력


+ 본 SF 칼럼은 40여회 분량으로 실을 예정입니다.
+ 짜투리 시간 쪼개서 작성하는 것이라서 주기적으로 올리지는 못할 겁니다. 되는 대로 쓰고 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 전문적인 SF 칼럼니스트 만큼의 깊이는 없겠지만, 나름대로 기획해서 성심성의껏 올려보겠습니다. 많은 격려바랍니다. ^^
※ 이 칼럼은 퍼다 나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2008년 9월 26일 금요일

사이비 영성단체 붓다필드(신동아 기사)


사진 (사기파문을 일으킨 붓다필드의 '게이트' 모습)


[신동아]
지난해(2007년) 11월, 낯선 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김 박사님이시죠? 선생님이 3년 전 ‘신동아’에 게이트를 소개한 글을 읽은 사람입니다.”
“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암만 봐도 사기 같은데요. 혹시 이후 그를 검증한 적이 있나 해서요.”
“있습니다만, 어떤 이유에서 그를 사기꾼으로 판단했습니까.”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여제자를 성추행하고 돈을 엄청 밝힌다는 것, 그리고 수련법은 가르치지 않고 말장난만 계속한다는데요.”
“혹시 선생님도 피해를 당하셨나요?”
“아니, 전 그렇지 않습니다만, 과연 스승으로 모셔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어서….”
“미련 없이 벗어나십시오. 본질과 영성의 메커니즘을 지식으로 수련한 사람입니다. 아울러 영적인 수련은 해본 적도 없고, ‘신비’를 내세워 돈을 밝히니 빨리 나오셔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밖에도 그를 추종하던 많은 사람으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과연 그가 도인이냐, 아니면 도인 흉내를 내는 것이냐고.

필자는 3년 전 ‘신동아’(2005년 4월호)에 붓다필드라는 수련단체의 지도자를 소개한 적이 있다. 기사 제목은 ‘장풍, 축지법, 유체이탈…대(大)도인 아니면 대(大)사기꾼?’이었고 부제는 ‘기인(奇人) 게이트와의 만남’이었다. 수련에 대한 일반인의 목마름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소개했다.


+ 전문직, 지도층 인사 많아
그 글이 나간 뒤 주변의 여러 도반으로부터 게이트가 ‘대사기꾼’에 가깝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몇 달간 정밀하게 추적한 결과 도인의 흉내를 낸 흠많은 지도자였음을 알게 됐다. 당시 필자의 글을 읽고 붓다필드에 가입한 순수한 구도자들에게 엎드려 사죄하고, 아울러 ‘신동아’ 측에도 깊은 사과를 드린다. 나 자신의 구도 욕심으로 순수한 구도자들의 눈을 멀게 한 그 부끄러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마는….

인간의 소외된 영혼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종교이고 또 하나는 수행이다.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목적은 안심입명(安心立命)이다. 즉 삶에 있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죽음에 있어서 명에 따른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집단 공동체 의식이 유별나게 강한 탓에 종교인이 많고 영성을 추구하는 수행도 집단적인 성격을 띤다. 사이비 종교와 수련단체가 난무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이비 종교의 문제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므로 논외로 하고, 웰빙과 단(丹), 선(禪), 요가 열풍에 힘입어 급속히 번창하고 있는 각종 수련단체의 사이비적 행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어느 단체가 사이비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교리, 지도자, 신도라는 3가지 구성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상식을 벗어난 면이 있다면 일단 의심하고 볼 일이다.

이제 게이트를 비롯한 사이비 수련단체 교주의 행태를 고발함으로써 나 자신이 수련사기를 당한 창피함을 만천하에 드러내고자 한다.

붓다필드(Buddha Field)는 2002년 ‘젠풀’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로 출발한 마음수련단체다. 도(道)를 사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어느 사업가가 수억원을 들여 개설했는데, ‘신비의 질문답변’ 코너를 통해 게이트(Gate)라는 아이디를 쓰는 신모씨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당시 한국에 막 알려지기 시작한 유럽의 신지학(神智學)을 공부하고 서구의 브라더후드와 UFO에 심취한 그는 인류의 기원과 종교적 성향에 대한 참신한 풀이로 사이트를 방문한 젊은이들로부터 ‘마스터’란 칭호를 얻는다. 이후 오프라인에서 30여 명으로 첫 모임을 가진 후 구도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 수련단체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다.

고만고만하게 불교식 자각공부를 하던 붓다필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유명 인사들이 회원으로 들어오면서부터 고급 수련단체로 떠올랐다. 고위직 판·검사 등 법조인, 교수, 기업가, 군 장성 등이 전면에 포진하면서 의사·한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직 종사자와 공무원들이 잇따라 문을 두드렸다. 특히 기(氣) 치료에 관심 많은 한의사가 많다. 5년간 70여 명의 한의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 900명이 넘는 ‘붓다’
2005년 필자의 ‘신동아’ 기고 이후 교세가 더욱 커져 신도가 7000여 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도자인 게이트는 사이비 교주의 전형적 행태를 드러내 헌금 요구와 여제자 성추행, 도박을 일삼았다. 심지어는 빙의령(憑依靈)을 퇴치한다며 환자를 치료하다가 실정법상 중범죄에 해당되는 행위까지 저질렀다.

초기의 추종자로서 모임 확장의 일등공신인 김○○은 이를 보다 못해 최근 양심선언을 하고 지도자에게 그만두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미 인지부조화의 정신마비 상태로 들어선 지도자는 오히려 그를 ‘빨갱이’로 매도하면서 단체 유지에 혈안이 돼 있는 실정이다.

붓다필드는 말 그대로 붓다, 즉 깨달은 자들의 광장이다. 회원은 때가 되면 견성(見性) 인가를 받는다. 스승인 게이트로부터 ‘깨달은 자’라고 인정받는 것으로, 특별한 절차는 없다. 그저 게이트가 붓다필드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인가’를 공지하면 끝이다.

2002년 12월 첫 견성자가 탄생했다. 이듬해 3월 2호 견성자가 나왔는데, 그가 바로 최근 양심고백을 한 김○○다. 견성자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03년 7월까지 30명이 견성 인가를 받았는데, 2007년 12월엔 한꺼번에 110명의 견성자가 쏟아져 나왔다. 붓다필드가 그간 배출한 총 견성자 수는 900명이 넘는다.

견성 인가는 돈으로 연결된다. 견성 인가를 받은 사람에게 모금책이 접근해 ‘감사헌금’을 권유한다. 1000만원이 기본이다. 내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냈다.

다음은 그간 붓다필드의 2인자로 활약해온 김○○가 폭로한 내용이다. 그는 게이트의 비서실장 노릇을 하며 붓다필드의 재정을 관리해왔다.

유체이탈을 자유자재로 하고 우주의 대마스터다.

전생에는 이집트의 신으로까지 추앙받았던 아몬이시었고 우주의 끝을 넘어 차원의 신비를 꿰뚫고 있기 때문에 내가 병이 걸리더라도 귀신처럼 낫게 해주실 수 있는 분이다.

무릎연골이 다 파열될 정도로 젊은 시절 극한의 수행을 하신 분이기 때문에 신선을 만나 위대한 가르침을 받고, 그것을 다시 세상에 전하기 위해 이곳에 오셨다.

한마디로 전지전능하시고, 자비의 화신이기 때문에 그를 존경하고 따른다. 그런 스승을 나의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게이트의 대표저서인 ‘신비의 문’ 표지
(혹여 어디선가 눈에 띄더라도 책장을 들추지 마시길 권함.)


+ “아들 수면제 먹여 재우고 나오라”
이런 스승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을 보며 세상 사람들이 혀를 차며 ‘사이비 맞군!’ 해도 우리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정도로 대단한 프라이드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 스승, 우리 단체는 정말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건강하고 진실된 단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의 모든 믿음이 다 거짓이고 꾸며진 일이고 만들어진 이야기라면, 스승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나의 믿음은 무엇을 근거로 생겨난 것인가? 그 믿음을 지탱시켜준 진실이 다 거짓이라면 어떻게 될까.

신선을 만난 적은 한 번도 없고 신선문이라는 단체에서 이것저것 들은 이야기를 조합해 만들어낸 이야기라면? 무릎이 안 좋은 것이 치열한 수행 때문이 아니라 군대에서 부상당한 탓이라면? 신선사부에게 받은 ‘금당’이라는 호가 부산 동래구에 사는 한 수련단체, 신선문의 지도자에게 받은 법명이라면? (게이트의 대표 저서인) ‘신비의 문’의 내용이 ‘신성학회’ 시절 이일우씨한테 배운 브라더후드 가르침의 짝퉁이라면? 10년 넘게 브로커 생활을 하다가 붓다필드를 시작한 동기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정도로 도탄에 빠진 가정경제를 위한 것이었다면? “초월하려는 의식을 붙잡기 위해 가장 탐욕적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스승의 고백이 그저 육체의 욕망에 충실한 극도의 이기주의의 표출이라면? 자신의 욕망을 위해 제자들에게 “내가 편해야 지구가 편하고 내가 행복해야 법문도 나오고 가르침도 펼 수 있기에 나를 기쁘게 해다오” 하며 접근했다면? 여제자에게 “너는 반드시 스승과의 사랑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속삭이며 그 제자의 애인이던 남자 제자를 서울을 떠나게 만든 후 “나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붓다)필드도 때려치우고 가르침도 때려치우고 히말라야로 들어가버리겠다”고 협박했다면? 그리고 결국 그 여제자의 마음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면? 서울에 가 있는 제자의 아내에게 음란한 메일을 보내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수면제 먹이고 재운 후 즐기자”는 전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여러분의 믿음은 많이 흔들릴 것이고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을 통해, 믿음을 통해, 신념을 통해, 신앙을 통해 우리는 존재를 던질 수 있다.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이고 신념은 어떤 공통적인 사실에 근거해 이루어진다.

저는 무조건 당신을 믿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어떤 믿음에 대한 근거가 반드시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 근거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지고, 스승에 대한 신앙이 송두리째 뽑힐 사건이 발생한다면(기독교인들에게 외계인의 방문 같은 경우겠지만) 우리들의 사랑과 믿음과 신앙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 뉴질랜드 카지노의 VIP
그의 천박한 행태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1. 아들 치료 핑계로 거액 챙겨
그 회원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이었다. 이런 인사가 붓다필드에 들어오면 어떻게 해서든 돈을 빼내려 한다. 마침 이분의 아들이 오래전부터 몸이 불편했다. 이런 경우 게이트에게는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 치료 빙자 사기가 그것이다. 암암리에 형성된 게이트의 치료능력에 대한 제자들의 환상 덕분에 이분은 (게이트가) 아들을 치료해줄 것이라고 믿게 됐고, 아들은 게이트가 있는 뉴질랜드 센터에 1년 넘도록 머무르게 됐다.

하지만 정작 게이트의 치료행위는 거의 없었고 그의 제자들이 기 치료와 운동만을 시켰을 뿐이다. 호전이 되기는커녕 현재 그의 아들은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뉴질랜드 센터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부 회원들이 구타와 성추행을 당했음이 아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는 것이다. 치료 명목으로 이분에게 가져간 돈만 1억3000만원. 그 외에도 그는 2억원 상당의 주식을 대여해줘 치명적인 물적 피해를 보았다. 현재 경찰서에 게이트를 사기로 고소한 상태다.

2. 연구 성과 빌미로 거액 사취
게이트와 오랜 기간 애증의 관계에 있는 K대 화학과 C교수는 초전도체 연구의 전문가였다. 게이트는 그에게 도력(道力)으로 노벨상을 받게 해준다면서 10여 년간 착취했다. 집안의 고전 유물을 넘기도록 해 헐값에 팔아 유흥비로 탕진하는가 하면 주변 동료에게도 빚을 내도록 하여 가로챘다. 이후 그에게서 거액의 자금을 받아내 뉴질랜드로 도주한다.

결국 이 일로 고소를 당해 기소중지 됐다. 나중에 고소금액만큼 신도들로부터 모금, 변제한 후에야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다. 명문 집안 출신인 C교수는 게이트와의 악연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3. 유족 위로금으로 카지노 도박
그밖에 암 치료를 기대했던 게이트의 제자들 중 여러 명이 이미 사망했다. 충청도의 초기 제자인 ○○은 위암에 걸려 주변 의사들이 입원치료를 권했으나 암이 아니라는 게이트의 말만 믿다가 치료시기를 놓쳤다. 더욱 몹쓸 짓은 이렇게 죽은 사람을 위해 모금을 하라고 지시한 다음 수천만원이 모이자 이 돈을 유족에게 전달하기는커녕 카지노 도박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이 얘기를 최근에야 전해 들은 그의 유족은 어이가 없어 “세상에 망자를 가지고 장난을 치나”라는 말을 남기고 그의 곁을 떠났다. 또한 ○○대 한의대생들에게 인간의 몸과 기에 대한 의통을 열어준다며 수천만원을 요구했다. 부모를 통해 3500만원을 빌려준 어느 학생은 현재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게이트는 뉴질랜드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에 있는 스카이시티 카지노의 최고 VIP다. 직업도 없는 그가 어떻게 카지노의 최고 귀빈이 됐을까. 답은 뻔하다. 한국 제자들의 회비와 암암리에 보내주는 거액의 헌금이 모두 카지노의 슬롯머신에 쏟아부어진 것이다. 뉴질랜드 센터를 짓겠다, 스포츠카 사달라, 집을 사겠다 등의 명목으로 제자들에게 걷은 엄청난 목돈이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다. 측근의 증언에 따르면 중독증세가 심할 때는 아침, 저녁, 새벽을 가리지 않고 카지노에 출입한다고 한다.


+ 여제자들의 ‘커밍아웃’
나 자신이 구도자로서 10여 년간 겪어본 바로는 어떠한 사회적 지위에 있던 사람이건 수련에 관해서는 유치원 수준이란 것이다. 어린 시절 부모의 교육이 일생을 좌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도 입문자들에게는 초기의 가르침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 자신이 5개월가량 게이트의 수련이론에 빠진 일이 있다. 오로지 나만 보라, 남을 분별하거나 시시비비를 따지지 말라, 영혼의 성장이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정이다, 행동하는 법문이 최고의 보시다, 기(氣)라는 마음의 상념을 깊이 연구해 보라 등.

불교식 법문과 기독교적 사랑, 신비학적 이야기에 인류의 미래와 라즈니쉬류의 깨달음을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세계인 선도와 결합시켜 자신만의 사상체계를 설파하는 모습이 그럴듯해 보였다. 의문은 질문과 답변으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수행을 통해 질문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수행자의 자세론은 대도인이라는 느낌을 줄 만했다.

하지만 3개월간 추적한 결과, 아니었다. 그가 자신의 스승이라고 내세운 사람들은 그를 아예 제자로 취급하지 않았다. 그의 이론을 정밀하게 따져보니 신비학적 전승과 무협지, 불교, 선도 이론을 인내천 사상에 결합시킨 짜깁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 단체의 몇몇 주요 인물에게 “아닌 것 같다”고 얘기해줬지만, 마이동풍이었다. 그가 소개한 고급 수행이론과 몇 가지 도술(엄밀히 말하면 마술)은 신도들을 열광케 하기에 충분했으니….

정말 부끄러웠다. 창피의 수준을 넘어 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하지만 ‘대통령도 사기꾼에게 속는데…’ 하고 위안하면서, 인도 철학자 카르비의 명언을 새기며 나 자신을 성숙시키는 계기로 삼았다.

“속이려들지 말고 언제든지 속을 준비를 하십시오. 속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남을 속이면 모든 것을 잃습니다.”

3년 전 붓다필드를 조용히 떠나면서 이 단체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까 의문이었다. 신도들로부터 거둔 돈을 오로지 사치와 노름으로 탕진하는 교주의 타락한 사생활, 돈 있어 보이는 새로운 신도들에게 정성을 들여 ‘깨달음 장사’를 하는 사이비적 행태가 오래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단체 확장의 일등공신이던 사람이 죄책감을 못 이겨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비리를 폭로하자 여제자들이 ‘커밍아웃’을 시작했다. 지금은 와해 수순을 밟고 있다.

왜 이런 단체나 교단이 횡행할까. 영성을 추구하는 인간이 원래의 자리에 대해 너무나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에 기대는 객관적 종교와 더불어 나 자신을 탐구하는 주관적 수행은 영성 추구의 양대 축이다. 수천년간 정치권력과 민중으로부터 검증을 당해온 종교는 논외로 하고(여기에도 사이비가 많다), 주관적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계에도 드디어 사이비 시대가 열린 느낌이다. 이유를 살펴보자.


+ 수요와 공급의 법칙
우선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도를 열렬히 추구하는 사람이 많기에 그들을 모으려면 고급이론과 실력이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하나의 기업형 단체가 설립되면 그에 기생해 공범의식으로 뭉치고 운명을 같이할 추종자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다음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도를 삶의 새로운 돌파구로 삼아 자신을 드러내려 한다. 초능력이나 사주관상, 의통과 도통으로 남들 앞에 우뚝 서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불치와 난치, 고질병에 걸린 환자들에게는 수행이 현대의학을 대체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다가간다. 또 사회적으로 성공했더라도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모르는 허전함에 기댈 장소를 찾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새로운 건강법으로도 각광 받는다. 수행은 바야흐로 문화의 비주류에서 주류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이비 단체가 만들어지고 사이비 교주가 탄생한다. 정신세계를 갈구하는 순수한 이들에게 오물을 뒤집어쓰도록 유도한다.

문화란 무엇인가. 삶의 형태가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되는 모든 것을 이르는 말이다. 주거방식과 음식, 화장실 등 기본적인 삶의 방식이 진화해온 모든 것이 문화다. 그리고 개인과 사회, 국가와 인류가 자신을 드러내는 양식이다. 그래서 문화에는 시시비비가 없으며 옳고 그름이 없다. 오로지 한 문화에 종속된 주관적 잣대가 있을 뿐, 객관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어떤 문화든 나름의 이유가 있고 삶의 형태를 드러내고 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수련문화만큼은 잣대와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 왜냐. 이는 삶의 형태를 드러내는 것이 아닌, 죽음 저 너머까지를 포용하는 무한대성을 갖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방향성이 있어야 하고 엄밀성이 내재돼야 하며 정확성이 있어야 한다. 원래의 존재 너머에 있는 본질―대자유라 해도 좋고 사랑이라 해도 무방하고 무(無)와 허(虛)라고 해도 괜찮은―그것을 향해 가는 길은 삶의 형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것은 철저하게 개인의 문제이며 어떠한 권위도 필요치 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자신을 높은 영적인 세계로 이끌어줄 어떤 권위 있는 사람이나 권위 있는 분위기를 찾는다. 그들은 누군가가 엄청난 힘이나 기적을 발휘해 자신들을 영원한 자유의 나라로 데려다 주길 바라고 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단체를 만들고 교리에 매이며 교주를 우상화하는 것이다. 이런 천박한 수련문화는 결코 개인을 변화시키거나 깨달음을 줄 수 없다. 또 다른 새장 속의 새가 돼 스스로를 구속하기 때문이다.

1992년, 내가 수련을 처음 접했을 때 주변의 친구들이 묻는 질문은 비슷했다.

“손에서 장풍 나오냐?”
“공중부양으로 방방 뜨겠네?”
“초능력 생기면 주식종목 좀 알려주라.”
“몸에 그렇게 좋다면서?”

아마 일반인이 생각하는 기와 도에 대한 인식 수준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조금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신과 영혼에 대한 지혜를 인간의 의식에 집어넣은 철학쯤으로 이해한다.

기와 도를 찾는 사람들은 기존의 사상과 철학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인간 본성의 영역을 탐구하는 깨달음의 가치를 인정하고 공유하기를 원한다. 수련단체가 60여 개에 이르고 한번이라도 수련을 접해본 사람이 300만명을 웃돈다는 사실은 분명 문화의 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 현모양처가 교주의 다섯째 아내로
하지만 고도의 정신세계가 몇몇 사이비성을 띤 단체나 교주 탓에 천박한 문화로 변질되고 그에 따른 피해자가 양산되는 것은 머지않아 큰 사회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필자도 속리산과 지리산에서 도사인 체하는 교주 두어 명을 모셔 본 경험이 있다. 그들의 논리가 하도 그럴듯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접근했다가 최면 비슷하게 끌려들어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기성을 알게 됐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아무리 도반들에게 말해주어도 믿지 않는 것이 더 신기했다. 덕택에 인간의 믿음에 대한 공부를 더 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국내의 샤머니즘적 수련문화는 신비주의와 영지주의, 애니미즘과 고등종교가 체계 없이 뒤섞인 것으로 난법(亂法)으로 얼룩져 있다.

#사례 1
“일제시대 군인들이 감춰놓은 엄청난 보물이 남해 어느 섬에 있다. 내가 유체이탈로 그 곳을 보니, 10년 후에 찾으라는 계시가 있었다. 내 곁에만 있으면 일인당 500억원은 가져갈 것이다.”

사이비 교주의 이 말을 믿고 그의 아내가 된 사람이 다섯이다. 그중엔 명문 여고와 여대를 나와 아들 딸 잘 낳아 기르던 현모양처도 있다. 그는 가정을 버리고 교주의 부인이 됐다. 그것도 다섯째 부인으로. 남편이 아무리 애원하고 하소연해도 여자는 결코 돌아오지 않았다.

#사례 2
“우리 단체는 산에서 알몸으로 정기를 받고 마음 수련을 한다. 하루 4시간만 자고 좌선을 통해 우주와 내가 하나 되는 수련을 한다. 세상의 재물과 명예는 헛된 것이니 좋은 곳에 쓰기 위해 하나로 합하자. 내가 좋은 곳에 쓰겠다.”

세 명의 여자 신도와 가정을 가진 남자가 알몸으로 통정하다 보니 가정이 깨지고 고소고발사태를 빚었으며 삶이 엉망으로 되고 말았다.

#사례 3
“우주의 대 마스터로 자처하는 스승님께 질문 드립니다.

1. 유부녀에게 음란 메일을 보내 “함께 자자”고 하면서, “아들 때문에 못 간다”고 하자 “수면제 먹여놓고 나오라”고 한 것도 깨달음의 형태입니까?

2. 당신 아들을 치료해줄 테니 억대의 돈을 빌려달라고 해놓고 갚지 않아 고소당한 것이 재물과 명예는 뜬구름이라고 그렇게 강조한 이유입니까?

3. 수련센터를 짓기 위해 수억대의 성금을 거둬 카지노 노름으로 다 날린 것이 우주의 마스터가 하는 행동입니까?

4. 제자가 암으로 죽자 유족의 생활자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돈을 긁어모아 모금액 전부를 카지노에서 날려버린 것이 스승의 권위입니까?

5. 이런 사실에 대해 물어봤다고 해서 ‘카르마의 역습’이니 ‘영혼의 자살’이니 하면서 저주와 협박을 퍼붓는 것이 스승의 도리입니까?”

#사례 4
A(65)씨가 대자연의 기와 우주의 원기를 통합한 에너지로 인간의 정신을 정화한다며 수련단체를 창시한 것은 1979년. 그는 추종자를 모아 단체를 설립했고 기 치료사 행세까지 했다.

A씨가 한창 교세를 확장하던 시기인 1994년에는 B씨가, 1992년에는 C씨(여)가 각각 회원으로 가입했고, 이들은 모임의 간부로 활동하며 A씨와 가까이 지냈다. A씨는 1995년 B씨에게 “당신 동생의 정신분열증을 낫게 해주고 당신 사업도 번창하게 해주겠다. 모임 발전을 위해 회관을 건립해야 하니 당신이 헌금을 하고 물심양면으로 도우면 모든 게 잘될 것이다”라고 속여 수년간 모두 5억5680여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그는 같은 해 C씨에게도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당신은 57세에 죽게 돼 있고 아들 2명은 박수무당이 된다. 그러나 아무 생각 말고 이유도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 복종하면 모든 액운을 없애주겠다”며 3550만원을 받아 챙겼다.

B씨와 C씨는 2001년 A씨를 형사 고소했으며 결국 A씨는 사기죄로 2003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병자를 치유하고 운명을 바꾸거나 영원히 죽지 않게 해줄 절대자라고 믿게 하고, 자신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큰 재앙을 당할 것이라고 속여 이에 현혹된 원고가 돈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위의 사례들은 ‘영적 잡것’이 도사를 가장해 착취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더 이상 뿌리를 내리기 전에, 피해자가 더 생기기 전에 법의 이름으로 심판할 필요가 있다.


+ 플라시보 효과
그밖에도 무수한 사례가 있다. 그야말로 책 수십권 분량이다. 사기냐, 아니냐 하는 문제를 떠나 수요가 공급을 창조한다는 자본주의 법칙이 수련에서도 어김없이 들어맞는다. 도 닦음이 하나의 상품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도라는 상품에 현혹돼 마구잡이로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그 유형을 공개함으로써 그들이 꿈에서 깨어나길 바라는 사람이 어찌 나 하나뿐이랴.

도에 대한 수요자 대부분은 건강과 신비주의, 초능력, 전생에 관심이 많고,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 크고 현실계에서 도피처를 찾는 사람들이다. 엄밀하게 말해 욕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큰 욕심을 가진 사람들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나 자신이 그랬으니까.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게 마련. 공급자는 수요자의 심리를 간파해 자신을 구원자나 메시아로 포장해 도를 팔아먹는다. 종교적 신앙의 문제는 조금 다르지만, 수련과 도 닦음에 대한 포장은 이성으로 능히 판단할 수 있는데도 무지한 사람들은 그대로 속고 있다. 아니, 자신이 자신을 속이는 것을 알려 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을 속이는 유형으로는 대략 다음의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건강. 현대의학은 치료의학으로서 자리매김했지만, 수련은 예방의학의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 의학 중에서도 최고의 의학은 마음의 문제에 접근한 심성의학이다. 아쉽게도 현대의학이 물질에 기초를 둔 뉴턴의 기계론에만 매달린 나머지 질병의 원인을 소홀히 한 탓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기 치료다. 소리 치료, 명상 치유, 색채 치료, 향기요법 등이 이 분야에 속한다.

이를 물리학의 관점에서는 만물 생성의 기초인 파동, 즉 떨림에 의한 물질론에 기초를 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파동의 고급 영역대는 인간 의식의 고(高)진동에 의한 영역이다. 따라서 신경성으로 이름 붙은 모든 질병은 심성의학으로 불리는 내면의 감정치료가 가능하다. 이를 악용해 사이비 기 치료사가 등장하고 불법 의료행위가 판을 치며 잡도사가 등장하는 것이다.

현대의학이 손대지 못하는 불치, 난치, 고질병에 걸린 환자나 그 가족이 영험한 도사를 찾는 심정을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해서 나았다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또한 실제로 나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고친 걸 모르고 있다. 즉 명성 있는 도사의 기를 받으면 몸이 낫는다는 강력한 믿음이 병을 고친 것이다. 실제로 지르르 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가짜약으로 치유되는 플라시보 효과가 기 치료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기를 전이하는 것은 누구나 약간의 수련으로 가능하다. 생명에너지의 본질은 파동으로서 사람에게 전기적 감각으로 다가온다. 예민한 사람은 일주일 정도의 수련만으로도 전기적 감각을 느낀다. 그것이 기의 전이로 나타나는 것이다.

둘째는 신비주의다. 신비를 팔아먹는 교주나 그에 매료된 신도 이야기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영혼, 조상신, 천도재 따위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문제다. 더 웃기는 것은 고귀한 영적 존재, 샴발라의 대사, 우주의식과의 메시지 등을 진짜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다. 1947년 이후 UFO 연구자들이 제시한, 갖가지 진화된 의식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한 포장술로 현대과학과 결합했다. 학문적 연구나 재미로 심취하는 사람이야 문제가 없지만, 분별력이 부족한 사람을 상대로 신비적 천민자본주의를 실험하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

절대의식이 저급한 파동으로 물질육체를 만들었다는 논리는 수천년 전부터 전해온 수련계의 상식이다. 따라서 고급 진동에 의한 영적 존재는 직관과 명상으로 체험해야 한다는 사이비의 주장은 수련이론과 딱 맞아떨어진다. 거기에 덧붙여 한국인의 유전자 속에 녹아 있는 샤머니즘적 유일신 사상과 결합된 갖가지 환상은 수련이 아닌 무당파의 일루미네이션(빛의 환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 신비주의 예를 들어보자.
1.
지구에는 영적으로 상승된 존재 144명이 있는데, 전 지구인의 영혼 진화를 위해 더 높은 곳에 가지 않고 머물러 있다. 나는 그들과 수시로 교류하며 깨달음을 전파하는 사람이다.

2. 티베트 포탈라 궁의 지하 6층 이하에 지구인의 영혼을 관리하는 존재들이 있다. 내가 유체이탈로 가끔 드나드는데, 미국의 초능력자들이 방해해서 더 이상은 못 가보았다.

3. UFO는 사실이다. 고도로 진화한 영적 존재는 지구라는 식민지에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놓고 죽음이라는 정화과정을 스스로 만들었다. 그걸 확인하기 위하여 의식으로 비행체를 만들어 지구인의 파장에 맞추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UFO다.

4. 인간이 저급한 이유는 자신의 진동수를 높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명상으로써만 가능한데, 고급 진동이 오면 자신을 빛으로 바꿀 수 있다. 그걸 초탈이라고 하며 나와 함께 있으면 언제든지 초탈이 가능하다.

그밖에도 많은 신비적 설명을 접할 수 있다. 원래 인간은 한계를 지닌 채 살아가야 하므로 불교식 자각과 신비학적 서구사상을 결합하면 재미가 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세계는 옛 할머니들의 구전동화같이 우리를 흠뻑 취하게 만든다. 여기에 종교적 구원이나 심판, 독특한 수행법을 가미하면 우습게도 이를 확신하는 추종자가 수천명에 이르게 된다. 교주의 마각이 드러나도 여전히 따르는 신도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신념체계가 얼마나 위대한지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 마술과 도술의 혼합
인간은 어떤 신비도 스스로의 힘으로 체험할 수 있다. 우주의 소리를 듣는 것도, 영혼의 존재도, 성령이 임하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만들어내는 까닭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간의 두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즉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체험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대 스포츠에서 말하는 이미지 트레이닝, 예지몽이라 하 는 미래 예언, 고급 수행자의 심상화 수련법이 다 이런 범주에 든다. 따라서 어떤 신비주의도 인간의 고유한 능력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교주는 결코 탄생할 수 없다. 신도가 교주를 만드는 것이지 교주가 신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는 초능력이다. 염력(念力), 염동(念動), 염사(念寫)에 장풍, 축지, 투시, 유체이탈, 공중부양…. 가장 흔한 것이 스푼 벤딩(숟가락 구부리기)이다. 아울러 인체 투시와 질병 부위 맞추기 등도 신도들을 혹하게 만드는 종목이다. 중국 기공사들은 물질의 성질을 바꿔버리기도 한다.

이 분야는 마술과 도술을 혼합한 것이다. 기초 초능력인 스푼 벤딩이나 염력에 의한 자석 돌리기, 바람개비 돌리기 등은 일반인도 몇 주만 배우면 할 수 있다. 투시도 강력한 염원으로 고정관념을 벗어나 할 수 있다는 확신과 절실함이 있으면 가능하다. 연습방법도 있다. 유체이탈이란 것도 어느 정도의 단전호흡 능력만 있으면 쉽게 체험할 수 있다. 안 된다고 하는 본인의 의심이 가로막고 있을 뿐이다.

필자도 위에 제시한 몇 가지 초능력을 체험한 바 있다. 함께 수련하는 몇몇 도반에게 요령을 가르쳐주자 다들 해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은 수련자에게 큰 의미가 없다. 의식의 변화와 더 큰 자각에 아무런 효험이 없다. 단지 그 덕분에 수련의 재미를 느낀다는 점과 앞으로 더 많은 체험을 하게 될 거라는 기대 외에는.

문제는 수련과 상관없는 마술로 초능력을 펼쳐 보이는 경우 많은 사람이 속는다는 사실이다. 염력으로 자석을 움직이는 사람의 손톱 안에는 지남철 가루가 숨겨져 있다. 손가락으로 기를 뿜어내는 사람은 사전에 유황가루를 태운 물질을 손끝에 발라놓는다. 숟가락을 구부릴 때는 사전에 열처리를 한다. 바람개비를 장풍으로 돌리는 사람은 대류현상을 이용한 과학 지식에 밝은 사람이다. 종이로 젓가락을 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손끝으로 자르는 것이다. 대못을 박는 능력은 무른 송판을 사전에 준비할 때 가능하다. 멀리 떨어진 맥주병을 장풍으로 쓰러뜨리는 경우 탁자 밑에 스프링이 마련돼 있다.

점술산업 규모가 4조원을 웃돈다는 보고가 있다. 사주와 명리, 풍수와 수맥 등 보이지 않는 세계가 인간의 길흉화복을 주관한다는 논리는 동양의 전통사상과 맞닿아 있다. 대선후보의 조상 산소 이장, 재벌의 양택풍수, 환자의 수맥진단이 다 거기서 비롯된 것이다.

엄밀히 말해 보이지 않는 기의 세계는 미래과학이다. 하지만 전체와의 조화, 존재하는 모든 것에 이롭게 되어야 함에도 개인의 기복으로만 치닫는 게 문제다. 이에 따른 피해가 얼마나 크면 “반풍수 집안 망친다”는 속담까지 생겨났겠는가.


+ 현실 도피로서의 수련문화
사이비는 인간의 약한 마음을 철저하게 파고든다. 사이비뿐 아니라 고등종교를 표방하는 단체도 이런 장난을 꽤 한다. 영혼의 구원과 심판, 영가의 구천지옥 같은 단어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천도재 한 번에 수천만원을 받는 단체도 있다. 지하철과 길거리에서 조상신의 영험을 들먹이며 호객하는 단체도 많다. 심지어 대학에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필자의 수련 경험에 비춰 인간의식의 진동수는 마치 라디오 주파수같이 영역대를 달리한다. 즉 영혼의 진동수는 삶의 진동수와는 다른 영역대인 것이다. 그것이 몸에 거주할 때는 구분 없이 동시에 작용하지만 일단 육체라는 공간을 벗어나면 자유로운 의식상태가 된다. 원혼이라는 강력한 집착의식의 영혼은 어느 한 곳에 머물며 조종하는 파일럿이 아니다. 혹 스스로의 의식을 자유롭게 만든 어느 도인이 있어 그 영혼과 교신한다 하더라도 인간의 육체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나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믿음이 나의 의식에 에너지를 부여하여 그렇게 되는 것이다. 즉 내가 그렇다고 믿는 순간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인간 능력의 무한대를 말하는 것이다. 내 의식의 믿음에 따라 모든 것을 창조하기도 파괴하기도 한다. 따라서 천도재 효과나 풍수와 수맥을 믿는 사람에게는 그 나름대로의 영향이 미치게 된다. 대상에게 믿음을 투사하는 순간 그 대상이 에너지를 갖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아는 사람은 결코 점술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

수련이나 신앙은 삶의 공허함을 달래는 데 제격이다. 내가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 사상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열심히 살아도 잘 풀리지 않는 현실은 업보와 카르마의 핑계거리가 된다. 조그마한 일에도 감사하라는 가르침은 내 자신의 방어기제를 작동하는 데 좋은 구실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무책임한 논리는 범죄를 합리화하기에 이른다. 삶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과 철학의 부재가 원인이다. 어쩌면 천박한 수련과 저급한 신앙이 현실의 도피처를 찾는 사람에게 좋은 구실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 사이비 판별법 9가지
사이비로 판명된 단체의 옹호자들이 스승 혹은 교주를 내세우는 논리가 기가 막혔다. 자신이 그를 추종하는 것은 그의 사생활과는 상관이 없으며, 오직 그의 가르침을 수용할 뿐 그 외는 알 바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물론 내면의 방어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 눈앞에 드러나는 진실도 외면하는 것이다. 직시가 아닌 회피의 논리만 내세우는 것이다.

단언컨대 수행은 논리가 아니다. 지식도 아니다. 하지만 논리와 지식은 수행의 재료로서 필요하다. 회피가 아니라 도전과 응전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내가 스승으로 모시는 사람이 정법을 가르치는지, 아니면 기나 도를 이용한 천민상업주의를 지향하는지는 다음의 기준에 비춰보면 알 수 있다. ‘의식혁명’의 저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홉킨스 박사의 주장이다.

1. 돈이 중요하다고 가르치며 그 돈이 지도자 개인의 용돈으로 쓰인다.

2. 가르침보다는 지도자에 대한 선물과 아첨, 개인적인 충성심이 난무한다.

3. 지도자의 이름만 올려도 요란한 감탄, 존경을 마구 쏟아내며 비판이나 정체성을 묻는 질문은 엄금된다.

4. 지도자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존재, 예를 들어 우주의식이 성장된 대 마스터라든지 외계의 진화한 의식, 상제님 등과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5. 고귀한 영적 존재가 지도자에게 미래의 대재앙이나 닥쳐올 운명을 알려주고 지도자만이 그들과 소통하는 면허증이 있다고(득도했다고) 주장한다.

6. 자신은 수행으로 높은 진동수를 획득해 전생을 볼 줄 알며, 이로 인해 카르마의 보복을 피해야 하는 특별한 의식이나 수련, 보시를 주문한다.

7. 지도자가 속임수를 쓴 사실을 알게 돼도 깊은 뜻이 있어 그랬다거나 제자들 공부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그런 것이라고 미화한다.

8. 조직 자체가 순수하지 못하고 일정한 지위가 정해져 있다. 서열이 올라가려면 반드시 돈이나 여성의 경우 몸이 요구된다.

9. 가르침에서 취할 점은 많으나 중간 관리자에 의한 왜곡과 착취가 횡행한다.


+ 결론
한국 수련문화의 천박함과 상업주의는 경계해야 할 수위에 이르렀다. 곳곳에 출몰하는 사이비 단체들 때문에 고도의 정신행위가 저급한 미신으로 전락하는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전래의 수련문화는 선비정신의 산물로 미래의 과학이자 풍류의 실천철학이었다. 교주를 탓할 게 아니다. 토양이 있어야 만물이 생성하듯, 사이비에 심취하는 자들이 교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무엇이든 하고 싶어 한다. 인간은 그렇게 하도록 허용받았다는 것이 동서양 선지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삶이나 수련의 여정은 각자가 선택한 대로 흘러간다. 그런데 허용의 본질은 사랑이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얄팍한 수련으로 세상에 해악을 끼친다면 존재의 여정은 진화가 아닌 퇴보다.

사이비 수련단체에서 자기합리화에 여념이 없는 도반들은 데카르트의 다음 격언을 새겨보길 권고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의심을 품고 접근해보라. 진리라 이름하는 모든 교리에 역설적인 생각을 만들어보라. 그 생각의 너머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탐구로 들어가보라. 그래서 자신을 있게 한 존재 그 자체를 숙고해보라.”

그래서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글쓴이:김종업 한국정신과학학회 이사 up4983@hanmail.net


[ 나가며 ]
한 달 전 쯤 도서관에 가서 종교 관련 책을 뒤적이다가 '신비의 문'이라는 책이 눈에 띄어서 훑어 본 적이 있다. 예전부터 '영성', '영지', '구루', '개벽', '신비'와 같은 일상적이지 않은 단어에 혹하는 기질이 있다보니 '신비의 문'이라는 책을 본 순간 책 주변에서 아우라가 나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열람실 소파에 앉자 훑어 읽기 시작했다. 중간 정도 쯤 훑자 미묘한 느낌이 들어서 일단 책을 덮었다. 원체 '영성', '영지' 관련 글을 많이 읽어왔던터라, '비슷하지만 아닌 것(사이비)' 같은 느낌이 들었나보다. 일단 접고, 대출 받아와 집에서 차분하게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사흘 간 2번을 정독했다. 아니나 다를까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쓸데없는 잡설일 뿐이었다.

새벽에 모기의 날개짓 소리에 지쳐서 일찍 잠에서 깨어나 10여분 만에 모기뇬 -.-; 때려잡고, 인터넷서핑 중에 위의 '신동아' 기사를 접했다. '게이트'라는 잡놈 부류도 부류지만, 어처구니 없는 말장난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이 시대에도 아직도 이곳저곳에서 넘쳐난다는 것이 참! 그러하다…….

얼마 전 'PD 수첩'에서 '법연원'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방영한 적이 있다. 한 때 지하철에서, 길거리 무료 가판대에서, 심지어 우리집 우편함에서 까지 가끔 보이던 '법연원' 관련 체험 수기 책자들. 그 당시엔 사회에 이슈화 되기 전이라, 관심도 안 갖고 바로 버렸었는데……. 'PD 수첩'을 보고 나니 미혹한 자들을 끌기 위한 홍보책자였군.

어제 저녁 서핑하다가 EBS에서 올해 4월에 방영한 '사이언톨로지,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상한 종교 (원제:Scientology And Me, BBC)' 다큐를 뒤늦게 보았다. 예전부터 '사이언톨로지와 톰 크루즈'에 대한 웹 기사를 간간히 접하긴 했지만, 그다지 큰 관심은 없었는데, 다큐에서 밝히기로는 사이언톨로지 신도수가 벌써 800만명을 넘어섰단다. 86년인가? 사이언톨로지의 창시자인 교주 '론 허버트'가 죽은 후, 2대 교주가 바통을 이어받았고, 톰 크루즈가 현재 교단 내에서 두 번째 실세란다. 어쩌면 3대 교주는 늙은 톰 크루즈가 해 먹을지도 모르겠다. 심증적으로 느끼기에 톰 크루즈가 비명횡사하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3대 교주가 될 것 같다. 다행인지 아직 국내엔 '사이언톨로지' 신도가 아직 한명도 없단다. 아마도 '사이언톨로지'교단이 아직 한국시장엔 관심이 없나보다. 한국의 극렬한 종교분위기를 몰라서일까? 아니면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한국에서 그다지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다는 실정을 첩보를 통해 알고서 포기한 것일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중에라도 국내에 '사이언톨로지'가 잠입하면 또 한 번 사회가 한바탕 시끄러워질 우려가 다분해보인다.

'사이비'가 창궐하는 시대는 살기 힘든 시대라던데, 지금 이 시대가 살기가 참 힘든 세월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사이비' 간단한 구별법
위 기사에 장황하게 여러가지 있지만 아래 두 가지만 머리 속에 심어두고 다니면 어디 가서 사기당할 일 없다.
1. 이 핑계 저 핑계로 돈을 자꾸 들먹인다. (신도가 빚 졌냐?)
2. 돈 없으면 몸으로 때우라고 독촉한다. (신도가 호구냐?)


일부지만 목사, 스님이라는 간판을 달고 사이비 짓거리를 아주 내 놓고 하는 자들로 인해 개신교, 불교 등의 정통종교 아니, 종교 자체를 안 좋게 보는 풍조마저 만연하는 세월이다.

이 세상은 호불호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은 것이다. 멀쩡한 톱니로만 멀쩡하게 돌아가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좋았던 톱니도 풍파를 겪다보면 이도 나가고 마모도 되고 그런 것이다. 이 나가고, 마모 심한 톱니는 새 것으로 바꾸면 될 것 같지만, 그게 바꿀래야 바꿀 수가 없는 분야도 더러 있다. 종교라는 것도 어쩌면 그 분야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든다.

문드러져서 갖다버려야할 건
'톱니라는 유형이 아니라 그 톱니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