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30일 일요일

의사과학(pseudoscience)의 특징

의사과학(pseudoscience)의 특징

의사과학적 주장들이 과학적 주장과 어떻게 다른가를 살펴보자. 의사과학자(crank)의 주장은 정상적인 과학자들의 주장과 다른 점이 있다. 물론 과학자와 의사과학자 사이에 공통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직 의사과학자에게서만 발견되는 특징들이 있다. 이 특징들을 발견함으로써 우리는 의사과학을 과학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과학적 주장이 어떤 특징들을 갖고 있는가를 면밀히 검토해 보자.

(1) 무정부주의적 사고(anachronistic thinking) : 대부분의 의사과학자들은 현재 과학의 체계와 깊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혹은 무시한 채) 제멋대로 옛날의 이론이나 주장들을 가져다가 그럴듯한 이론인 것처럼 주장한다.

가끔 의사과학적 주장이 매우 신선하고 독창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의 주장이 획기적인 것이며 과학사에 신기원을 이룩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주장들은 과거의 케케묵은 세계관에 그럴듯한 덧칠을 한 것인 경우가 많다. 현재 과학의 복잡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나머지 그들은 이미 과학자들이 포기해 버린 예전의 이론을(대부분이 오늘날의 복잡한 과학적 지식이 없이도 이해하기 쉬운) 가져다가 대단한 발견인 것처럼 포장한다.

단적인 예가 "평평한 지구" 주장이다. 어떻게 지구가 둥근데도 불구하고 반대 쪽에 있는 사람들이 떨어지지 않고 서 있는가? 또 지구가 그처럼 빠른 속도로 돌고 있는데 우리 눈에는 전혀 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가?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의 사고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이 주장은 오래 전에 틀린 것으로 입증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들의 주장을 반박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어쨌든' 지구는 평평하다는 식의 무정부주의적 입장을 고수할 뿐이다.

창조론(creationism)자들의 주장도 이와 유사하다. 진화론에 따르면 생명체는 오랜 기간동안 진화를 해오면서 점진적으로 변화해 왔다. 그런데 어떤 화석을 분석해 보면 특정 시기의 매우 짧은 기간에 생명체의 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경우가 있다. 또한 생명체의 진화과정이 점진적으로 일어났다면 화석이 연속적으로 발견되어야 하는데 특정 시기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바탕으로 창조론자들은 인간이 단순 생명체에서 점진적으로 진화해 왔다는 진화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어떤 시기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서(예를 들면 신이 만물을 한 순간에 창조) 오늘날의 모든 생명체가 한순간에 동시에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과학적으로 수긍하기에는 이론이 너무나 단순하고 증거도 매우 빈약하다. 오히려 돌연변이나 지각변동 등을 진화론과 연계시켜 설명하는 것이 훨씬 더 타당하다.

(2) 신비찾기(Looking for Mysteries) : 과학자들은 연구할 때, 기존의 이론적 틀 내에서 작업한다. 이 이론틀은 과학자 세계에서 그 타당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이다. 그 안에서 문제를 풀고, 문제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예측한 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한다(Kuhn의 주장 참조). 그런데 가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를 변칙, 혹은 예외적 결과(anomally)라 한다. 이 경우 과학자는 기존의 이론틀에서 이를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이를 설명할 수 없을 경우도 있다. 이것은 설명할 수 없는 현상(unexplainable)으로 간주한다. 억지로 설명하려고 하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이론이 있다면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새로운 이론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새로운 이론이 변칙적인 경우 외에도 이전의 이론이 설명하던 다른 현상들도 모두 설명할 수 있을 때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과학자의 자세이다. 파스퇴르아인슈타인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이론은 기존 이론들(자연발생론, 뉴튼 물리학)에 의해 설명할 수 없는 예외적 현상 뿐 아니라 기존 이론들이 설명할 수 있었던 다른 현상들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었기에 과학자 사회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대륙이동설(continental drift)을 주장한 베게너(Wegener)도 대륙의 이동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대충 짜맞춘 이론을 만들어내지는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이를 자기 이론의 가장 약한 부분이라고 인정하면서 언젠가는 새로운 이론이 이를 설명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오늘 날 그의 주장은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의사과학자들은 이와는 사뭇 다른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일반적인 현상보다는 괴상하고 신비스러운 현상(mysteries)에 집착한다. 그리고 자기들의 이론이 기존 이론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UFO, ESP, 버뮤다 삼각지대, 고대의 우주인, 설인(雪人 Bigfoot) 등이 그것이다. 기존 과학이론이 설명할 수 없는 이 현상들을 자기들은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같은 신비한 현상들은 기존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반 현상인데 마치 신비한 것처럼 보이는 것인 경우가 많다. 또한 그들의 설명을 자세히 보면 과학적 근거가 매우 약한 것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실제로 아직 설명되지 않은(unexplained) 현상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앞으로 설명되기를 기다리는 현상이다. 현재 설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해괴한 이론을 만들어 내서 대충 설명하고 이를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3) 신화로의 회귀와 자의적 문서 해석 : 대니켄(von Daniken)의 고대의 우주인, 벨리코프스키의 혜성충돌론, 창조론, 제인스(Jaynes)의 분리된 두뇌 주장 등을 보면 모두 비슷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고문서나 설화에 나오는 각종 신화를 섭렵한다. 그리고 그 중 구미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모세가 홍해를 갈라놓은 것, 성경의 창세기, 호머의 일리아드에서 신들이 아킬레스에게 지시하는 것 등이다. 이것들을 실제로 있었던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 다음에는 그 당시에만 발생했던 사실을 바탕으로 이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만들어 낸다 : 외계인의 지구방문, 혜성과의 접촉, 급작스런 생명체의 등장 등. 그리고 앞의 신화들이 이러한 주장에 대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가설이 신화 뿐 아니라 지질학적, 고고학적, 고생물학적 증거에 의해 확증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과학적 연구에서는 이런 식의 추론을 찾기 힘들다. 고대의 기록들이 가끔 어떤 연구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오직 자신들이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과 일치할 때만 받아들이는 것이다.

고대 중국의 문헌을 보면 일식이나 태양의 흑점(sunspot)을 관찰했다는 종종 기록이 나온다. 현재도 일식이나 흑점은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록은 사실로 인정된다. 반면에 현재 그러한 현상을 관찰할 수 없다면 문서에 나온 기록들은 신뢰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태양이 정지했었다는 성경의 기록도 과학적 신뢰성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리코프스키는 혜성과의 접촉으로 지구의 자전이 일시 정지되면서 태양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이러한 접촉이 지구의 자전을 정지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매우 빈약하다.

과학자들도 연구할 때, 기존의 문헌(literature)을 참조한다. 이것은 오랜 기간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의 집합체이다. 그러나 과학적 문헌은 소설, 시 등과 같은 문학작품과는 다르다. 또한 종교 문서와도 다르다.

예를 들어 보자. 김소월의 시는 매우 독특한 정서를 담고 있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는 우리 민족 고유의 한과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이 구절을 다른 나라 말, 예를 들어 영어로 번역해 보자. 'If you don't want to see me any more, I will just let you go.' 어떤가. 필(feel)이 오는가. 성문종합영어에나 나올 법한 평범한 표현이 되고 만다. 따라서 문학적 표현들은 다른 용어로 바꿔지면 그 내용은 전달할 지 몰라도 미학적 가치는 대부분 상실하고 만다.

문학이나 종교적 문헌은 해석이 매우 중요하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의 국화, 누님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두고 수많은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예수가 그의 추종자들에게 '내 피를 마시고 내 살을 먹어야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을 때 진짜 그의 피와 살을 먹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피와 살이라는 단어에 담겨있는 의미가 중요한 것이다.

폰 대니켄은 고대 우주인의 지구방문을 입증하기 위해 성경을 자주 인용하고 있다. 왜 신은 '내가'라고 하지 않고 '우리들'이라고 했을까? 또 노아(Noah)를 지칭할 때 왜 '사람을 닮지 않고 하늘의 아들을 닮은 아기'라고 했을까? 이를 보면 신은 유일신이 아니며, 노아는 지구상의 인간이 아닌 외계인이 분명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피와 살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또 예수의 부활(resurrection)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폰 대니켄에게 한번 물어볼 일이다. 과연 고대의 기록이나 종교문서의 토씨 하나 하나 모두 꼬투리를 잡아 자의적으로 마구 해석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이와는 달리 과학적 문헌은 표현보다는 그 내용을 중시한다. 자료와 이론의 내용이 중요하지 개인적 표현양식은 별 문제가 안된다. 연구의 내용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따라서 과학적 문헌은 타국어로 번역되더라도 왜곡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과학적 문헌에서는 단어 자체의 의미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표현에 담겨있는 사실과 논리가 중요할 뿐이다.

의사과학자들은 종종 자신들의 이론이 과학적 문헌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과학적 문헌을 마치 문학이나 종교 문헌 취급하듯이 한다. 즉, 사실과 논리보다는 단어의 해석에 집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유명한 과학자가 이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신비한 힘이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면 이것이야 말로 의사과학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말일 것이다. 그래, 그 과학자는 바로 초자연적 힘, 즉 싸이(psi)의 존재를 믿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는 간접적으로나마 우리가 옳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라는 식으로.

(4) 마구잡이식 증거 찾기(Grab-Bag Approach to Evidence) : 과학적으로 인정받은 가설들은 그 타당성을 입증해 줄만한 경험적 증거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증거가 많을수록 가설(혹은 이론)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이미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어 있다면 더 이상의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뉴튼의 운동의 법칙은 이미 많은 증거가 쌓여있는 상태다. 그런데 여기다가 또 다른 증거를 확보한다 하더라도 뉴튼 법칙의 신뢰도가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증거가 많다고 해서 이론이 확증되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포퍼 Popper검증verification과 반증falsification을 상기할 것!). 여기에 덧붙여서 각 증거들은 기존 학자들이 수긍할 수 있을 만큼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의 주장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의사과학자들의 연구태도를 보기로 하자. 의사과학자들은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많기만 하면 된다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주장에 걸맞는 증거만 마구잡이식으로 주머니(grab-bag)에 주워담는 데 열중하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바로 UFO다. UFO를 목격했다는 기록이 얼마나 많은가(그나마도 대부분이 개인적 체험담이거가, 흐릿한 영상 또는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애매모호한 사진들이지만). 버뮤다 삼각지에 대해서도 수많은 배와 비행기의 실종기록이 있다. 폰 대니켄은 어떤가. 고대의 우주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도 없이 많은 고대의 기록들을 열거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 모든 증거라는 것들이 정확한 관측이나 과학적 연구를 통해 나온 것들이 아니다. 대부분이 조작된 것이거나 왜곡된 것들이다. 즉, 불건전한 증거들인 것이다. 이러한 증거들이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저자의 무지와 상상력의 산물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기 주장과 일치하는 것들은 무조건 주워 모은다. 그런 식의 증거 쌓기가 결코 이론의 타당성을 확보해주는 것이 아님을 모른 채...

초심리학의 예를 들어보자. 의사과학 중 가장 세련된 분야라 할 수 있다. 타분야처럼 단순히 개인적 체험담을 듣거나 일시적인 초자연현상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초자연적 힘의 근원인 싸이(psi)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직접 실험실에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그들은 이제 싸이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이미 1930년에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싸이의 존재를 결정적으로 입증했다는 Pearce-Pratt의 실험은 1960년대에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당시의 실험환경에서는 피험자(Pearce)가 얼마든지 사기를 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유리 겔러가 순전히 사기로 자신의 초능력을 과시했던 것처럼. 그럼에도 그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싸이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연구한다고 떠들어 대고 있다. 지금도 수많은 연구결과가 연일 발표되고 있다. 그야말로 주워담고 있는 셈이다.

(5) 반증할 수 없는 주장(Irrefutable Hypotheses) : 포퍼에 의하면 모든 과학적 주장은 반증(틀렸다는 것을 입증) 가능해야 한다. 반증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반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어떤 주장에 대해 무엇인가를 제시하면 틀렸다고 입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갈릴레오의 주장을 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체의 낙하속도는 무게에 비례한다고 주장한 반면, 갈릴레오는 속도가 무게와 상관없다고 주장하였다. 두 이론의 진위를 판단하기 위해 실험을 해보자. 무거운 공과 가벼운 공을 떨어뜨렸을 때(공기의 저항이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무거운 공이 먼저 떨어지면 갈릴레오의 이론이 틀린 것이 되고, 그 반대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틀린 것이 된다. 즉, 두 이론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지만 모두 반증가능한 것이다(물론 실험의 결과는 두 이론 중 하나만 반증하게 될 것이다.) 모든 과학적 주장은 이처럼 반증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의사과학적 주장들은 반증이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창조론을 예로 들어보자.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한 순간에 신에 의해서 창조되었는데 어떻게 서로 다른 연대의 화석들이 발견되는가? 이에 대해 19세기 창조론자 고세(Philip Gosse)의 대답은 간단하다. 화석들도 신의 창조물이라는 것이다. 세상을 창조할 능력을 갖고 있는 신이 그까짓 화석 몇 개 못만들었겠냐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무슨 수로 반증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이런 주장도 가능하다. 실제로 신은 1분 전에 세상을 창조했다고! 아니 그런 억지가? 억지가 아니다. 그는 현세의 모든 것, 모든 역사적 유물, 모든 기록, 우리의 모든 기억 등을 동시에 창조했다면 그만 아닌가? 이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그건 말도 안된다고 여러분은 말하고 싶을 것이다. 바로 그렇다. 그들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논리다. 그래서 반증가능하지 않은 주장은 비과학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른 예로 초심리학을 보자. 그들은 수많은 연구에서 다양한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투시(clairvoyance), 사전인지(precognition), 염력(psychokinesis) 등의 존재를 입증하려는 실험을 하였다. 만일 이 실험들의 결과가 기대 수준(확률)보다 높게 나오면 psi의 존재가 입증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실험의 결과가 확률보다 낮게 나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많은 피험자들이 psi의 존재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psi의 존재가 반증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초심리학에는 이를 설명하는 용어가 있다. psi-missing(피험자가 틀리도록 작용하는 psi 능력)이 그것이다! 쉽게 말해서 많이 맞추면 psi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이고, 너무 적게 맞추면 psi가 반대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결과가 나와도 psi는 존재한다는 식이다.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반증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심리학자들은 psi의 존재를 입증한 실험들에만 관심이 있다. psi-missing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다. psi-missing은 psi의 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때만 자신들의 주장을 방어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초심리학회지(Journal of Parapsychology)의 공식 정책을 보면 psi의 존재를 부정하는 연구결과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psi의 존재를 입증하지 못한 것은 연구자의 실수(failure)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psi 현상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즉, 반증)할 수는 없다는 식이다. 얼마나 황당한가?

(6) 위조된 유사성(Arguments from Spurious Similarity) : 많은 의사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원리의 대부분이 이미 정통 과학에서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과학적 주장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통 과학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점성술가들은 하늘의 천체들이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달이 지구의 조수 간만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가? 또한 태양의 흑점이 북극의 오로라(aurora) 현상과 연관이 있고, 나무의 나이테 성장과도 관계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점성술은 이러한 지구와 다른 천체와의 관계를 보다 광범위하게 세련화시킨 것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바이오리듬(biorhythm)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생물학자들은 이미 굴(석화)의 식생활 패턴, 인체 혈류 내의 호르몬 수치, 각종 동식물의 생명활동에 일정한 리듬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바 있다. 바이로리듬 신봉자들은 23일, 28일, 33일 주기도 이와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의 주장은 이같은 과학적 발견을 더 확장한 것일 뿐이며, 앞으로 보다 많은 연구가 축적되면 더 긴 생체리듬을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은 이러한 표면적 유사성, 혹은 단순 유추를 통해서 정립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점성술과 바이오리듬은 어떤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탄생하는 시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가 언제 태어났느냐에 따라 나의 일상생활과 평생이 좌우된다. 이것이 어떻게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발견하는 흑점과 오로라의 관계, 동식물의 리듬이나 생활패턴과 유사하다는 말인가? 거기에는 훨씬 더 복잡하고 세련된 메카니즘이 놓여있고, 과학자들은 이를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반면에 의사과학자들은 겉으로 보이는 유사성만 발견하면 그것으로 오케이다. 비슷하니까 자기들도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7) 시나리오식 설명 : 과학에는 일반성(generality)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함은 그것이 일반 법칙으로부터 어떻게 파생되는 가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사건을 설명하는 것과 미래의 사건을 예측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동일한 일이다. 즉, 과거에 A라는 현상이 B라는 현상의 원인이었다면, 미래에 A가 나타날 때 B가 나타나리라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학적 이론의 일반성이다. 그리고 "A이면 B이다"는 일반 법칙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반 법칙에 의존하지 않고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단순한 이야기거나 창작된 각본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시나리오(scenario)일 뿐인 것이다. 시나리오는 그것이 과학의 일반 이론에 의해서 뒷받침 될 때만 정당한 이론으로 간주된다. 우리가 의사과학을 시나리오식 설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것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단순한 시나리오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의사과학자들은 기존 과학이론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들은 X가 Y를 일으킨다고 주장하면서도 왜(how) X가 Y를 일으키는가에 대한 이론은 제시하지 않는다. 벨리코프스키는 금성(원래는 목성에서 떨어져 나온 혜성)이 지구와 접촉함으로써 지구의 남북이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태양이 서쪽이 아니라 동쪽에서 떠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가 뒤집히게 된 이론적 메카니즘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 벨리코프스키는 마치 번개가 자석을 치면 극이 바뀌는 것과 같다고만 설명한다. 과연 이것이 지구가 뒤집힌 데에 관한 과학적 설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어디에도 일반적 과학법칙에 의존하고 있는 곳은 없는 것이다. 즉, 결과를 상정하고 적당한 원인을 만들어내서 그저 그렇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인스(Jaynes)도 시나리오에 의존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예전에는 인간의 두뇌가 둘로 나뉘어져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두 개가 합쳐져서 오늘날 우리의 두뇌처럼 되면서 인간에게 의식이라는 것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그는 현대인들도 정신분열증처럼 의식이 분리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인용한다. 그러나 그의 저서 어디에도 인간의 두뇌가 통합되는 메카니즘을 설명하는 신경학적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벨리코프스키와 마찬가지로 그의 이론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는 시나리오일 뿐이다.

(8) 비판을 받아도 수정하지 않는다 : 과학은 비판을 통해 발전한다. 포퍼가 말한 반증의 원리는 이러한 과학의 본질을 파해친 것이다. 비판을 받고, 이론을 수정하고, 또 문제점이 생기면 수정하면서 과학은 발전한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의사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이 틀린 적이 없다고 자랑한다. 1972년 하버드대학 강연에서 벨리코프스키는 1950년대에 출판된 과학책들은 틀린 곳이 너무 많아 읽을 필요조차 없지만, 당시 출판된 자신의 저서는 2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옳다고 자랑하였다! 그는 마치 과학적 이론이 자주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그는 그가 생각하는 이 과학의 단점이야 말로 과학의 최대 장점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 과학은 수시로 자기를 수정하는 작업이다. 그 어떤 과학이론이 영원히 옳다고 자신할 수 있겠는가. 자신의 실수를 고치기 위해서는 비판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비판을 받지 않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쉬운 길은 공허한 소리를 지껄여 대는 것이다. 아무런 내용이 없으니 비판받을 일도 없다. "정상적이 아닌 현상(즉, 초자연 현상)은 모두 psi 현상 때문이다"와 같은 주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psi가 무언데? 그것은 초자연적 힘이다. 그렇다면 비정상적인 현상은 초자연적이다라는 말 밖에 더 되는가? 결국 아무런 말도 아니다. 누가 이 말이 틀렸다고 비판할 수 있겠는가.

비판을 받지 않는 두 번째 방법은 아주 모호한 표현을 쓰는 것이다. 벨리코프스키는 금성이 뜨겁다고 예측하였다. 그리고 금성의 표면 온도가 어느 정도 알려졌을 때 과연 자기의 예측이 적중하였다고 자랑하였다. 그러나 도대체 얼마나 뜨거운 것이 뜨거운 것인가? 그런 정도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 지구보다 태양에 가깝게 있으니 당연히 뜨거울 것이 아닌가. 마찬가지로 화성은 차갑다고 말해도 된다. 어느 정도 차가운지는 말하지 않은 채...

세 번째는 아예 비판을 무시하는 것이다. 의사과학자들은 비판의 소리를 경청하는 척 한다. 그러나 듣기만 할 뿐, 자신들의 주장을 고치는 법이 절대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창조론이다. 창조론연구소(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의 연구자들은 항상 창조론이 진화론보다 월등한 이론이라고 주장하면서 세상을 돌아 다닌다. 그리고 여러 사람과 토론회를 열기도 한다. 그러나 토론회 이후 자신들의 입장을 수정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그들의 토론회를 보면 마치 말장난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흔히 TV에서 보는 토론회와 비슷하다. 토론자들이 토론 후에 중시하는 것은 단 한가지는 "내가 이겼나?"하는 것이다. 자기의 주장이 틀렸다거나 혹은 입장을 수정해야 하느냐가 아니다.

반면, 과학적 토론은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토론회를 통해 이론의 진위가 판단되었는가, 혹은 지적된 문제점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이론을 어느 정도 수정해야 하는가가 주요 관건이다. 흔히 TV의 시사토론장을 보면 토론자들이 저마다 자기 입장을 주장하고 남의 입장은 아예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애당초 출연할 때부터 '무조건 이겨야지!'하는 각오로 나오지 토론을 통해 건전한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수정하려는 생각은 아예 없는 것이다. 그러니 토론의 결과가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보는 사람은 짜증만 나고. 의사과학자들도 하나 다를 것이 없다.(끝)

2007년 9월 24일 월요일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시즌 16

PDA용 동영상 입니다.
클럽박스의 PDA 전용 영화관 http://clubbox.co.kr/june586 에 가입하시고 다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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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 16



Bob Ross - The Joy of Painting 시리즈 16 - 각 회 완성도 캡춰 화면
아래의 그림을 클릭하시면 실제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13회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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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편 [Two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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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편 [Nestled C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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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편 [Winter Time Disco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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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편 [Mountain Mi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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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편 [Double Oval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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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편 [Contemplative 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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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편 [Deep W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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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편 [High T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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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편 [Barn in Snow O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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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 [That Time of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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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 [Waterfall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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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Mighty Mountain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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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 [Wooded Stream Oval]
인코딩 툴 : 바닥
사이즈 : 320 x 240
화질 : 320~512사이
2Pass : Y
즐감하세요.^^

2007년 9월 22일 토요일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시즌 15

제가 부시삽으로 활동하는 클럽박스의 PDA 전용 영화관 http://clubbox.co.kr/june586 에 PDA용으로 변환하여 Season별로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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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 15


Bob Ross - The Joy of Painting 시리즈 15 - 각 회 완성도 캡춰 화면
아래의 그림을 클릭하시면 실제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13회 완결

01편 [Splendor of Winter]

02편 [Colors of Nature]

03편 [Grandpa's Barn]

04편 [Peaceful Reflections]

05편 [Hidden Winter Moon]

06편 [Waves of Wonder]

07편 [Cabin by the Pond]

08편 [Fall Stream]

09편 [Peaks of Majesty]

10편 [Forest Down Oval]

11편 [Pathway to Autumn]

12편 [Deep Forest Lake]

13편 [Christmas Eve Snow]
인코딩 툴 : 바닥
사이즈 : 320 x 240
화질 : 368~528 사이
2Pass : Y
즐감하세요.^^


[자세한 소개]
※ 인포마스트 (http://www.infomaster.co.kr)에는 절대로 올리지 말아주세요.
인포마스터에 제가 인코딩한 PDA용 Bob Ross의 The Joy of Painting 자료가 하나라도 올라온 것이 눈에 띄면 다음 Season 부터는 업로드 중단합니다.


- 이미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는 Bob Ross의 The Joy of Painting 중화질 동영상을 다운받아서 PDA용으로 재인코딩해서 배포하는 것입니다.

- 동영상 파일 하나당 PDA로 재인코딩(2Pass)하는데 평균 2~3시간 걸립니다.

- 2Pass로 인코딩해서 용량에 비해 깍뚜기 현상은 없습니다. (PC에서 전체 화면으로 봐도 별로 무리가 없더군요.)

- Bob Ross의 The Joy of Painting은 하나의 Season당 13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Bob Ross의 The Joy of Painting은 영어더빙, 무자막입니다. 그림 그리는 기법 중 하나인 Wet-On-Wet(젖은 캔버스 위에 물감을 덧칠하여 짧은 시간에 그림을 완성하는 기법) 이라는 기법으로 그림을 쉽고 빠르게 그리는 강좌입니다. 영어를 못 알아들어도 화면만으로도 배울 수 있는 강좌입니다. 하지만 Wet-On-Wet 기법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분이라면 더욱 유익한 자료입니다.

- Bob Ross의 The Joy of Painting은 정규 시리즈만도 Series 31까지 CD로 만들어졌습니다. 밥로스 아저씨가 간암인가로 돌아가시기 까지 하셨던 강좌를 전부 CD로 만들어서 판매했던 것 같습니다.

똑같은 기법으로 그린 강좌를 이렇게나 많이 볼 필요가 있겠나? 싶겠지만, 그림은 단순히 기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많은 그림을 그려봐야 구도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Wet-On-Wet이라는 한 가지 기법만 있는 강좌이지만 많이 그려봐야 하는 겁니다.

- 제가 구해둔 Season 15 ~ Season 28 (총 파일수 : 182개)는 이미 전부 PDA용으로 인코딩해뒀습니다. 하지만 한꺼번에 올리지 않습니다. 몇 년 동안 조금씩 올리기로 했습니다.

[쓴소리 한마디]

영화의 모태는 사진이요, 사진의 모태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영화와 사진은 좋아라하고 즐기면서
왜?
미술관은 멀리할까요?

작고하시긴 했지만, 털보 밥 로스 아저씨와 그림 여행 떠나요~

그림에 대한 아주 안 좋은 편견을 가진 분들이 간혹 계시더군요. 제발 어디가서건 밥로스의 Wet-On-Wet기법으로 그린 그림을 이발소 그림이니, 모텔용 장식 그림이니 하는 아주 무지몽매한 편견은 버리고 사시길... 부끄럽게도 예전에 제가 그랬습니다. 그림은 잘 그린 그림, 못 그린 그림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미술 전공자이긴 하지만, 밥 로스의 그림 정말 좋아합니다. 물론 밥 로스 아저씨의 그림 속에 철학적인면도 없고, 미술사적으로 획을 긋는 이성적 성찰도 없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설령 그렇다하여, 이 분의 그림에 대해 비아냥대는 언사는 스스로의 정신적 한계를 긋는 것 밖엔 안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림은 보고 즐기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의 가치도 없습니다. 어떤 그림이건 보고 즐거우면 그 뿐입니다.

제가 예전부터 이 자료를 업로드하면서 들려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발소 그림도 그림이고,
루브르의 걸작도 그림이고,
아기들이 그리는 낙서도 그림이고,
모두 각자가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저도 한 때 소위 말하는 널리 알려진 걸작과 이발소 그림에 대한 편견을 갖고 살았습니다.
그런 무지몽매한 편견을 갖고 살던 이 무지랭이가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들은 '경이'의 대사 몇 마디로 인해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는 눈을 떳습니다. '네 멋대로 해라' 팬이라면 모두들 알고 있는 대사겠지만, 여기에 인용해볼까 합니다. 위의 그림을 대하는 관점의 원류이기도 하구요. ^^

경 : (나직이) 그것두 음악이구, 저것두 음악이예요.
클래식두 음악이구, 술 쳐먹구 머리통 흔들어 대는 것두 음악이예요.
아빠네 호텔 캬바레 지루박두 음악이구, 아빠 친구들 좋아하는 뽕짝두 음악이구, 다, 음악이예요.
다,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이예요.
...아빤 배운게 없어서 그런거 모를거예요.
(인디밴드의 음악생활을 야단치는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저의 작은 부탁(인포마스터 업로드 금지)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아주 오래전에 EBS에서 방영하여 히트했던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 우리말 더빙 방송분 전체를 동영상으로 인코딩해서 배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BS에서 판매권을 사지 않은 탓에 비디오로도 판매되지 않아서 우리말 더빙 방송분은 저처럼 열성적인 팬이 녹화해두지 않았다면, 결코 세상에 나오지 못할 자료입니다. 이 방송을 시청한 분들 중 저 외엔 한 사람도 방송을 녹화해둔 분이 안 계신가 봅니다. 저도 인코딩하기 귀찮아서 언젠가는 누군가는 인코딩해서 동영상으로 인터넷에 떠돌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0년이 넘어도 단 한 회의 파일도 보이지 않더군요. 환경채널?에서 방영권을 사서 새로 방영중인 것은 어느 분께서 녹화해서 파일 6개인가?가 동영상으로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EBS 첫 방송분은 '94년 9월 3일 '목초지의 호수(1회)' ~ '96년 3월 9일 '겨울 풍경 Ⅱ (78회)' 까지입니다. 이후 애청자의 열화와 같은 재방 요청에 의해 전회를 다시 '98년 2월 28일 까지 재방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말 방송분 빨리 인코딩해서 올려달라는 요청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빨리할 의무 제겐 없습니다.

2007년 9월 19일 수요일

세계 SF걸작선 비공개로 돌립니다.

타이핑이 완전히 끝나면 (가림토, HTML, HWP, PDF, TXT) 등 5가지 파일 형식으로 만들어서 배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책 분량의 반을 타이핑 해야하므로 좀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매일 타이핑만하고 있을 순 없으니...
기다리지 마십시오.

몇 주가 걸릴지, 몇 달이 걸릴지, 일 년이 넘어갈지 스스로도 예상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마음의 컨디션이 여~엉 강아지판이라 티스토리에서 끄적대는 것도 당분간 줄일까 합니다.

배포하기 1주일 전부터 공지를 해서 관심있는 분들은 모두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빨리 배포하라는 주문은 안 받습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긴 하지만, 간섭 받는 것 딱 질색입니다. 사람 마음 전부 거기서 거깁니다. 부디 역지사지할 줄 아는 미덕을 갖추시길...

2007년 9월 17일 월요일

저의 일본드라마 Best 10

| 프롤로그 |
- 저의 베스트 10은 몇 년 째 계속 그대로네요.
- 원체 평범한 일상을 그린 드라마(전원일기류;)를 좋아하는지라... 앞으로도 이변이 없는 한! 이 순위는 몇 년간 유지될 것 같습니다.
- 우연찮게 일드 베스트 10에 미무라 주연 드라마가 3편이 탑재되었네요. ^^ 그래도 전부 좋은 드라마들이니... 미무라(작년에 재일동포 오케스트라 지휘자분과 결혼했습니다.)씨, 웃는 모습이 너무 이뻐요. 연기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순수한 웃음인 것 같더군요.

- 본지 오래된 드라마들이 많아서 각종 일본드라마 리뷰 사이트 정보를 참고하고 제 기억창고를 정리하여 작성했습니다.
- [리뷰]는 이곳 티스토리에 리뷰를 작성해 둔 작품입니다. 시간내서 나머지 작품도 하나씩 작성할 예정입니다.

† 그외 감동작
그외 감동작 목록 뽑다가 감당이 안 돼서 포기하고, 대략 130편 정도라고 기입해둡니다. 일드 폐인이니, 뭐 당연한 귀결이겠죠. 웬만하면 전부 감동입니다; ㅋ

† 별점
- 별점은 제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자 일본드라마넷의 별점을 그대로 올립니다.
- 별점은 5개 만점. 일본드라마넷에서 별점 4개 짜리는 점수로 따지면 평균치 90점 이상으로 보면 됩니다. 별점 옆의 숫자는 별점 투표에 참여한 인원수.
- 메다카(めだか, 2004) 한 작품만 투표인원수 비율로 별점이 3개인데, 짐작하기에 보신 분이 많이 안 계신 탓일 겁니다.

수박(すいか, 2003) - [생활] 별점 ★★★★ (투표참여 : 55명) - [리뷰]

- 소박한 보통 사람들의 삶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인 느낌이 좋았습니다.
- 출연진들이 전부 하나씩 개성이 있는 것이, 재미의 요소로 작동해서 질리지 않게 한 시나리오가 돋보이더군요.
- 이치카와 미카코짱 이 드라마에서 처음 봤는데, 괜찮은 마스크였고, 역할도 얼굴과 참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더군요.
- 이래저래 또 여름이 다가오니(너무 이른가? ㅎㅎ) 제일 먼저 떠오르는 드라마네요.
- 앞으로도 아마 "넘버 원" 드라마 자리에 올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웬만한 일드는 섭렵했으니;;
- 5번 정도 반복해서 본 것 같은데, 한 번씩 다시 보고 싶다는... 미쳤나봐;;


웃는 얼굴의 법칙(笑顔の法則, 2003) - [생활] 별점 ★★★★ (투표참여 : 136명)

- 이 드라마 역시 평범한 느낌이 들어 좋았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극적 반전이 있는 스릴러나 미스테리물 보다는 일상적인 너무나 일상적인 드라마가 기억에 오래 남네요.
- 다케우치 유코짱이 동생과 마스크가 비슷해서 요즘도 한 번씩 동생보는 느낌이 들어서 좀 이상함. 복스럽게 생긴 마스크를 가진 동생이 부러움. 난;; 넘어가고... 동생 이미 시집 같으니, 태클 걸지마삼;;
- 어릴 때 이현세의 까치 엄청 그려대서 그런지, 이 드라마에서부터 아베 히로시가 좋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음. 너무 날카로운 마스크는 남자건 여자건 좋아하는 취향이 아니라...
- 역시나 한 번씩 다시 보고 싶더군요...


안티크~서양골동양과자점~(アンティ-ク~西洋骨童洋菓子占~2001) - [생활] 별점 ★★★★ (투표참여 : 266명)

- 너무나 유명한 드라마죠. 일드마니아라면  필수 코스가 아닐지...
- 시이나 깃페이, 이 드라마에서 정말 좋은 배우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리고 코유키짱 여기서 처음 봤는데... 한 눈에 반했다는;; 근데, 여기서만 좋았지, 다른 드라마에선 그다지 호감이 안 가는 걸 봐서 드라마 속 캐릭터에 반했던 것 같음...
- 이 드라마의 압권은 뭐니뭐니 해도 자막이죠... 보신 분들은 다 아실 듯...
- 만화가 원작이라 그런지 코믹터치물 성격이 강하지만, 이것 역시 생활드라마여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뷰티풀 라이프(Beautiful Life, 2000) - [애정] 별점 ★★★★ (투표참여 : 287명)

- 도서관 사서와 남자 미용사의 사랑이야기. 멜로드라마는 그다지 안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이 드라마는 끌리더군요. 아마 온갖 어려움을 뛰어넘고, 사랑을 일궈나가는 모습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어쩌면 제가 책을 좋아해서 일 수도;;; ㅋ
- 토키와 다카코짱은 이쁘긴 엄청 이쁜데, 이상하게 좋은 드라마와 인연이 별로인 듯... 거의 이 드라마가 최고 인기작일 듯... 기무라 타쿠야는 다 아실테니, 대충 넘어가고;; 별 관심없심, 너무 튀어서 그다지 정이 안 가는 마스크라; 일본 오락 프로에 나온 것 보니, 원래 성격은 드라마에서의 카리스마와는 달리 푼수끼가 좀 있는 것 같더군요.ㅋ; 와타베 아츠로는 이 드라마에서의 캐릭터가 제일 마스크와 어울렸던 것 같음... 웬지 나사가 하나 빠진듯한 몸 놀림...이랄까, 그래서 역할도 그런 역할이라야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아참! 여기 "미즈노 미키"짱 도 나왔었죠. 생긴 건 얌전하게 생겼는데, 소림권법을 배웠데나 뭐래나, 알게 모르게 스포츠우먼인 미키짱! ㅎㅎ
- 드라마 내용에 대해서 별로 얘기할 게 없슴;; 사랑 얘기 안 좋아함, 배아파서 싫음, 사랑은 역시 직접 해야 제 맛이지;; 넘 얘기는 그다지... ㅋ


세기말의 시(世紀末の詩, 1998) - [교육(판타지 성향)] 별점 ★★★★ (투표참여 : 67명)

- 이 드라마도 일드마니아 필수 과목;;이 아닐지... 어린 학상들 꼭 보삼; 교육드라마이니;; ㅋ
- 이 드라마는 엔딩에 각화의 주제를 읊퍼주죠! 상당히 인상적인 멘트를 많이 해줘서 필기해서 외우고 다녔던 기억이;; 현재 하나도 안 떠오름; 돌머리;;ㅋ
- "타케노우치 유타카"가 주연이었죵. 그 외에 지금은 이름만 대면~ 전부 아~ 하는 기라성;; 같은 스타가 많이도 단역으로 출연하죠. 이 드라마가 알게 모르게 스타 배출기였던듯;; 아닌감??ㅎ 히로스에 료코짱... 등등등;;... 마지막에 급기야 왕조현까지 나와버린;;


| 엔딩 주제 멘트 |
※ 엔딩 멘트는 오야스미님 홈에서 긁어왔심;; ㅋ 사실 하드에 직접 적어뒀던 것도 있을 건데, 찾기 귀찮네요. 그게 그거니 뭐;;
※ 필기도구와 노트들 꺼내시고, 적어시길, 프린트하시던강;; 잉크가 없어서리; 또 적어야겠다는;;



제1화 この世の果てで愛を唄う少女
<이 세상 끝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소녀>
GUEST : 히로스에 료코(廣末凉子)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僕はきっと愛を知らない 나는 분명 사랑을 몰라
君もそうならついておいで 너도 그렇다면 나를 따라와
この果てしない物語の彼方へ 이 끝없는 이야기의 저편에
 
 
제2화 パンドラの箱<판도라의 상자>
GUEST : 토오야마 쿄코(遠山景織子)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僕はいつも不思議だね 나는 언제나 이상해
人は見えるものを欲しがるんだ 사람은 보이는 것을 원하지
いずれ自分は消えていくのに 머지않아 자신은 사라져가는데...
 
 
제3화 狂った果實<미친 과실>
GUEST : 小田エリカ(오다 에리카),淸水紘治(시미즈 코우지)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ピクニックに出掛けよう 피크닉을 떠나자
不恰好なお握りまんまる頑張って張って 복장은 갖추지 않았지만 그대로 얼굴을 펴면
僕は優しくなれるだろう 나도 상냥하게 될 수 있을 거 같아
 
 
제4화 星の王子樣<별의 왕자님>
GUEST : 마가라 가나코(眞柄佳奈子)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もしも僕に會いたいのなら 만약 나를 만나고싶다면
僕も君に會いたいのさ 나도 너를 만나고 싶은거란다
きっときっと會いたいのさ 반드시 꼭 만나고 싶은거야
 
 
제5화 車椅子の戀<휠체어의 사랑>
GUEST : 미카미 히로시(三上博史),준나 리사(純名里沙)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泣かないで 울지 말아줘
僞物の愛をつかまされたら 가짜 사랑을 잡게 된다면
僕がホントのにかえてあげるよ 내가 진짜 사랑으로 바꿔줄게
 

제6화 天才が愛した女<천재가 사랑한 여자>
GUEST : 후지와라 타츠야(藤原龍也)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僕がみかん色の夕陽にとけても 내가 귤빛 석양에 녹아 없어져도
僕のことを忘れないでね 나를 잊지 않을거지
どうか僕を忘れないで 어떻게든 나를 잊지말아줘
 
 
제7화 戀するコッペパン<사랑하는 코페빵>
GUEST : 이케와키 치즈루(池脇千鶴),사쿠라이 사치코(櫻井幸子)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優しさって 상냥함이란
無限につづく愚かなほどの優しさって
무한히 계속되는 어리석을 정도의 상냥함이란
いつかは愛にたどり着くかな 언젠가는 사랑에 닿을 수 있을까
 
 
제8화 戀し森のクマさん <사랑스런 숲의 곰돌이>
GUEST : あづみれいか(아즈미 레이카)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心が壞れてしまうのは 마음이 망가져버리는 것은
いつか君が僕だったからさ 언젠가 네가 나였기때문이었고
そして僕が君だったからさ 그래서 내가 너이기 때문이야


 
 
제9화 僕の名前を當てて<내 이름을 맞춰봐>
GUEST : 오오사와 타카오(大澤たかお)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不幸の手紙は僕が破ろう 불행의 편지는 내가 찢어줄게
この世に終わりなんかないんだよ 이 세상에 끝이란 건 없는거야
君を愛する僕がいるから 너를 사랑하는 내가 있으니까


 
 
제10화 20年間待った女<20년간 기다린 여자>
GUEST : 永島映子(나가시마 에이코)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いつの間にか眠っていたね 언제부턴가 잠들어 있었다
それがチッポケな夜明けでも 그것이 보잘것없는 새벽이라 해도
君の側で目覺めたいのさ 너의 옆에서 눈뜨고싶어


 
 
제11화 LOVE
GUEST : ジョイ ウォン(왕조현), 이토 아유미(伊藤步)
ハロ-ベイビ- 헬로 베이비
愛って風船の形をしてるんだ 사랑이란건 풍선의 형태를 하고있지
プ-ッと息を吹きこんで 후-하고 숨을 불어넣어
苦しくなったら交替しよう 괴로워지면 교대하자
割れないようにキュッと結ぼう 터지지않도록 꼭 잡아두자
赤、靑、黃色それぞれに 빨강, 파랑, 노란색 여러가지
色鮮やかな愛が上がるよ 선명한 사랑이 올라갈거야
時には風に流されよう 가끔은 바람에 흘러가도록
時には雨に打たれよう 가끔은 비에 젖도록
いつか降りゆく場所さえも 언젠가 내리는 장소에서도
僕と君は一緖なんだね 너와 나는 함께일거야



롱 베케이션Long Vacation(1996) - [애정] 별점 ★★★★ (투표참여 : 373명) - [리뷰]

- 기무타쿠(기무라 타쿠야), 마츠 다카코, 타케노우치 유타카, 료(りょう), 히로스에 료코, 그리고 지금은 이 작품 이후로는 거의 방송활동을 접고 가정주부로 살고 있는 야마구치 토모코 등. 지금으로선 일본의 대표적인 배우들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이죠.-
- 이 드라마는 유독 제가 좀 늦게 봤던 것 같습니다. 처음 보고 스토리와 인물들의 성격과 그리고 흐르는 음악등 모든 면이 너무 맘에 들어서 그후로도 3번 정도 더 봤던 것 같아요. 올해 초 생각나서 5편 까지 다시 보고, 다른 드라마에 밀려서 잠시 멈추고 있지만, 올해 안에 틀림없이 모두 볼 생각입니다. 저 나름대로는 일드매니아라면 꼭 봐야할 필수 드라마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드라마가 나온지 꽤 됐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최근작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와 신선한 촬영이 돋보이는 작품이더군요. 전혀 오래된 분위기가 안납니다. 어쩌면 요즘 흔히 볼수 있는 배우들이 포진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잘 찍은 드라마라서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제가 OST에는 그다지 신경을 안 기울임에도 이 드라마 주제곡인 LA LA LA LOVESONG은 정말 좋더군요. 제가 음악은 밝은 음악을 즐기는 스타일이라; 청춘 애정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꼭 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


오렌지 데이즈(オレンジデイズ, 2004) - [애정] 별점 ★★★★ (투표참여 : 559명)

- 오렌지 데이즈는 가수겸 배우인 시바사키 코우 때문에 봤던 건데, 이렇게 제 일드 베스트에 속하게 되리라곤 생각 못했네요. 특별난 사건도 없고해서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지만, 끝까지 보고나면 얻는 게 있을 겁니다. 보면 볼수록 은근히 젖어드는 드라마류라고 할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수박'과 '롱 바케이션', '오렌지 데이즈' 등이 저와 코드가 맞나보더군요. 자꾸 보게 만드니...
- '뷰티풀 라이프', '러브스토리', '사랑한다고 말해줘',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 등 숱한 화제작을 쓴 각본가인 기타가와 에리코(北川悅吏子)상의 최근작이죠. 일부러 보게 되는 건 아닌데도 제가 이 작가 작풍을 은근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
- 졸업을 1년 앞둔 대학 4학년생들의 인생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꿈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고민하고 벽에 부딪혀 울고 화내면서도 서로를 의지하고 웃으며 나아간다는 이야기인데, 요즘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현실과 너무도 닮아있는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작품인 것 같더군요.
- 안티크, 천체관측, 유리의 섬 등에도 출연했던 '코니시 마나미'짱 아직은 주연급이라기 보다는 조연급으로 많이 얼굴을 비치지만, 은근히 매력있더군요.;
- 제 마음의 카테고리에 애정으로 분류해두긴 했지만, 대학생들의 생활이야기로 여겨요.


비기너(ビギナ-, 2003) - [법정] 별점 ★★★★ (투표참여 : 274명)

- 이 드라마는 여주인공인 미무라가 드라마의 여주인공 일반인 공채로 발탁되었다는 정보를 듣고 대체 어떤 여자일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봤는데, 완전 반해버렸습니다. ㅎㅎ 그후 버닝중인 여배우입니다. ^^;
- 법정물이 나오면 전부 보기는 하지만,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만, 이 드라마는 법정물 추천해달라면 꼭 이 드라마 먼저 추천해드리곤 합니다. 미무라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시나리오와 캐릭터의 성격등 참 잘 짜여진 법정물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작품말고도 유명한 법정물이 일드엔 넘쳐나지만, 비기너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 본격적인 법정 투쟁을 그린 것이 아니라 사법연수생들이 변호사, 검사, 판사로 서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법정물 좋아하시는 분들 꼭 보시길... 보고 있으면 마냥 즐겁습니다. ^^ 보다가 끼니 거를수도 있으니 요주의! ㅎㅎ


메다카(めだか, 2004) - [생활] 별점 ★★★ (투표참여 : 134명)

- 제목인 메다카는 여주인공의 드라마내 이름인 '메구로 다카코'의 애칭입니다.
- 비기너에서 미무라의 매력에 빠져서 본 드라마입니다. ^^; 요란스런 사건도 없고, 재미있는 소재도 아니지만, 전회를 보고나면 가슴 저 한 구석에 따스함이 번지는 작품이더군요.
- 드라마의 줄거리는 우리나라로 치면 일종의 야학(夜學)이랄 수 있는 정시제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의 숨은 행복과 슬픔, 그리고 웃음과 눈물 등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일상이야기입니다.
- 음... 이 드라마를 한마디로 평하라면 '평범하지만, 그 속에 비범함이 내재한 한 여성의 이야기'라고 평하고 싶어요.
- 미무라 알라뷰;;;;ㅋ


지금, 만나러 갑니다(いま, 會いにゆきます, 2005) - [가족/애정(판타지)] 별점 ★★★★ (투표참여 : 328명)

- 2005년작이니 보신 분 많으실 겁니다. 모두 보셨죠. ^^ 원체 유명한 소설을 영화한 것을 다시 드라마로 리메이크한 것이라, 모두 보셨을 듯하지만, 아직 안 보신 분들도 계실지도, 안 보신 분들 이 드라마도 일드마니아 필수드라마이니 꼭 보세요.
- 역시 미무라 주연 ^^ 요즘 일본에서 제일 뜨고 있는 여배우이니, 어쩌면 당연한 캐스팅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 판타지적인 성향의 테마이다보니, 참 아름답고 동화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슬픔도 베어있습니다. 어쩌면 슬픔이 베어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인지도...
- 원작소설에서 저자가 주된 테마로 잡은 건 '판타지, 사랑, 가족애'인데, 드라마에선 '가족애'를 주 타겟으로 잡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 사실 영화에서 너무 감동을 받아서인지, 드라마에선 그다지 큰 감동이 밀려오지는 않더군요. 영화를 너무 잘 찍은 탓이려니 여깁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허접하다는 건 절대 아니니 오해마시고요~ 잘된 드라마임은 누구도 부정못할 것이라 여깁니다.
- 드라마, 영화 보시고 시간나시면 원작소설도 구해서 꼭 읽어보시길... 아! 만화로도 나왔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저도 아직 만화는 접해보질 못했군요. ^^

| 에필로그 |
- 2006년, 2007년 작품이 하나도 안 끼어있는 것은 일본드라마를 안 봐서가 아니라, 저의 성향과 어울리는 작품이 안 나와서 입니다. 재미 있는 작품이야 손꼽자면 끝도 없겠지만, 누구에게 소개 및 추천을 해줘도 욕먹지 않을 만한 대중적인 작품이 참 눈에 잘 안 띄더군요. 아마도 장르적 성향을 탈피하고서 작품성과 제 성향 등 모든 것을 만족하는 작품을 뽑아내자니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위의 열개의 작품들 중 수박, 메다카 두 개의 작품은 그다지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닐 것이라 판단됩니다. 아무래도 두 작품 모두 제목 선정을 잘못해서 인 것 같습니다. 그리 유명세를 타지 못한 또 다른 요인을 꼽자면, 특급 유명배우의 출연비율이 다른 드라마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은 작품들이라 그럴 수도 있지 싶습니다. 수박과 메다카는 생활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겐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지만, 잘 들여다보면 삶에 대해서 배울 것이 참 많은 드라마입니다.
- 이 문서는 아이팝의 일드 클럽에서 활동할 때 작성해둔 문서입니다.

2007년 9월 15일 토요일

세계 SF 걸작선:아이작 아시모프 외(고려원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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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세계 SF 걸작선
지은이: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우디 앨런 외
엮은이:박상준
출판사:고려원미디어
책정가:4,800원
출간일:1992-10-10
ISBN(10):89-12-59002-2
책정보:반양장본 / 356쪽 / 210*148mm (A5)





| 서평 |
- 소니 서평

어린시절부터 SF 라는 장르에 푹 빠져 지냈다. 예전엔 우리 나라에 장편 SF가 상당히 드물었다. 있다고 한들 외국 작품을 번안해낸 "소년소녀 공상과학 전집류" 정도였고, 시간이 좀 지나서 고등학교 다닐 때 즈음에야 각종 문고판으로 유명 장편 SF를 접할 수 있었다. 단편집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인 것으로 기억한다. 무수히 많은 SF 번역물을 섭렵하며 SF의 세계에 젖어 살았지만 단언하건데 그 동안 국내에 출판된 SF 단편선 중에 지금 소개하는 "세계 SF 걸작선" 같은 훌륭한 SF작품 모음집은 몇 개 밖에 접할 수 없었다. 최근 모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마니아를 위한 SF" 보다 이 선집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 선집에는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클라크 등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작가와 배우 겸 영화감독인 우디 앨런의 작품과 일본의 유명한 SF작가인 호리 아키라, 고마쓰 사쿄, 쓰쓰이 야스다카까지 망라되어 있다. 몇 번을 거듭해서 읽은 작품집이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위대한 문학가>는 셰익스피어가 시간 여행으로 현재에 와서 자신의 학문의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렀는데 교수가 그에게 F학점을 주었다는 내용이다. 키아누 리브스의 초기작인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처>에서 인용하기도 했던 것 같다.

 제임스 E. 건의 <유치원>은 유치원생이 태양계와 지구, 인간을 재미 삼아 창조한다는 이야기이다. 창조론의 코믹한 설정이 재미있다.

 프레더릭 폴의 <피니스 씨의 허무한 시간 여행>은 피니스라는 사람이 타임머신을 발명해서 고대 로마로 가서 그들을 잘 살게 하지만 그 피해가 엄청나 미래에 다시 그 시대로 사람을 보내 피니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온 그 때에 피니스를 없애 역사를 원점으로 되돌린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도 영화에서 차용한 적이 있다.

 하나하나 읽어보면 모든 작품이 마음에 들고 SF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개인적으로 딱 한 작품만 추천하라면 19번째 작품인 아서 클라크의 "별을 향한 삶"을 추천하고 싶다. SF라는 어찌보면 딱딱한 인상을 주는 장르에서도 이렇게 가슴 뭉클해질 수도 있구나! 하고 감동했던 작품이다.

 절판된 책이긴 하지만 강력히 추천한다. 초판본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스캐너가 고장나서 스캐닝할 수도 없어 이곳저곳 뒤져서 모을 만큼 모으고, 없는 작품들은 초판본을 보고 일일이 타이핑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니, 인터넷 강국이니 어쩌니 해도, 문화적인 면에서는 결코 선진국이랄 수 없는 이 나라, 아직도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딧냐?'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이 얼렁뚱땅 무마되는 우스운 나라, 특히 장르문학, 그 중에서도 SF를 좋아한다고 하면 아직도 '넌 아직도 유년기를 못 벗어났냐?'는 헛웃음 나오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충고랍시고 해대는 나라, 이 웃기지도 않는 문화 후진국에 자그마한 일조라도 하고자 저작권 태클이 안 들어올 만한 SF작품을 타이핑하기로 했다.」(이 글이 사실이냐?고 묻지 마시길… 과학 문명의 르네상스인 21세기에 아직도 SF를 초딩이나 중딩시절의 아련한 추억물 정도로 여기는 멍충이들이 친구라는 혹은 지인이라는 이름으로 제 주위에 즐비하네요. 간혹 요즘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3류 저질 깡패영화에나 나올 법한 뒷골목 취미를 아주 자랑스럽게 내뱉는 무리들이니…, 그 수준을 알만도 하다만…. 근데 도대체 니들 왜 내 곁에 머무르는지 이해가 되질 않아? 내가 니네들 곁에서 서성대는 걸까? 헷갈리네?)

 이 책 읽지 않은 분은 어디가서 SF 매니아라고 자처하지 마시길… 핀잔 듣기 쉽상이니! 하긴 SF 매니아라면 읽었겠지만…


- PILZAII님 서평

출처 : http://pilza2.com/blog/index.php?pl=63

 세계 SF 걸작선의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은 고려원과 도솔 출판사에서 나온 두 종이 있다. 나의 경우는 도솔을 가장 먼저 읽었고 그 다음이 역시 도솔의 후속작에 해당하는 『세계 휴먼SF 걸작선』이고, 고려원의 것은 구하기가 어려워 최근에야 도서관에서 접할 수 있었다.

 소문만 듣고 기대치가 높은 상태에서 읽어서 그런지 놀랍다거나 어렵다는 생각은 그리 많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SF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도솔판보다 이쪽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였다. 특히 아이작 아시모프와 아서 C. 클라크의 작품은 SF의 세계를 향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뜻밖으로 생각되는 점은 판타지로 분류될 만한 글이 꽤 많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는 두 장르를 나누는 잣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비교적 팬터지의 스펙트럼을 넓게 보고 있는 나에게 『쿠켈마스 씨의 에피소드』, 『수로』, 『이 세상의 마지막 밤』, 『지하 3층』, 『지구가 된 사나이』, 『멈추어 선 사람들』 같은 경우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읽었다면 망설임없이 판타지로 분류했을 것이다.

 이 책은 1992년에 출간된 최초의 SF 단편집이고, 편역자 박상준 씨는 그 사실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음을 후기를 통해 토로했다. 사실상, SF에 대한 인식은 팬덤과 장르문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닌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때보다 크게 좋아졌다고 말하기 힘들다. 아직도 신문에는 공상과학이란 말이 나오고, 팬덤에서 그 이름을 여러 번 차용했을 정도로 SF의 대명사로 여기고 아끼는 『멋진 신세계』 범우사판 해설에 보면 "이 글은 이런저런 이유로 (쉽게 말해 너무 좋은 글이라서) 공상과학소설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SF의 의미를 애써 폄하하기에 급급했던 것이다(비근한 예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대해서도 비슷한 평이 있었다 - 아래 관련링크 참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이 책이 재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가 사는 촌구석에는 도서관에서 조차 찾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뿌려진 씨앗은 지금 작지만 꾸준한 결실을 맺어나가고 있다. 매년 SF와 판타지의 명작들이 좋은 번역과 정식 저작권 계약을 통해 당당히 선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나 자신 속으로 '나 죽기 전에 (번역본이) 나오기나 하겠나'라고 냉소적으로 여겼던 Year's Best 시리즈가 나온 것이 그 좋은 예시다(가드너 도조와가 편집한 『The Year's Best Science Fiction』이 『21세기 SF 도서관』이라는 제목으로 시공사에서 출간되었고, 앨런 대트로와 테리 윈들링이 편집한 『The Year's Best Fantasy & Horror』가 『2004 세계 환상문학 걸작 단편선』이라는 제목으로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바 있다. 황금가지는 데이빗 하트웰의 『Year's Best SF』도 낼 계획이라고 한다).



| 목차 |
- 빨간색:직접 타이핑할 작품들 (타이핑할 분량이 160페이지 가량되며, 책의 약 절반쯤 되는 분량임)
- 초록색:예전에 타이핑해뒀던 작품
- 검은색:인터넷에서 구한 작품
- 볼드체:소니가 추천하는 작품 (다른 작품들도 전부 수작입니다.)

1. 전설의 밤 Nightfall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2. 최후의 질문 The Last Question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3. 위대한 문학가 The Immortal Bard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4. 잃어버린 즐거움 The Fun They Had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5. 쿠겔마스 씨의 에피소드 The Kugelmass Episode (우디 앨런 Woody Allen) *
6. 수난의 시대 Invasion (로만 포들니 Roman Podolny) *
7. 산책하는 사람 The Pedestrian (레이 브레드버리 Ray Bradbury) *
8. 수로 The Aqueduct (레이 브레드버리 Ray Bradbury) *
9. 이 세상의 마지막 밤 The Last Night of the World (레이 브레드버리 Ray Bradbury) *
10. 지하 3층 The Third Level (잭 피니 Jack Finney) *

11. 유치원 Kindergarten (제임스 E. 건 James E. Gunn) *
 
12. 생활의 대가 Cost of Living (로버트 셰클리 Robert Sheckley) (141 페이지부터 타이핑)
13. 침팬지들의 교황 The Pope of the Chimps (로버트 실버버그 Robert Silverberg)
14. 사랑에 빠진 돌고래 이슈마엘 Ishmael in Love (로버트 실버버그 Robert Silverberg)
15. 생명선 Life-line (로버트 A. 하인라인 Robert A. Heinlein)

16. 피니스 씨의 허무한 시간여행 The Deadly Mission of Phineas Snodgrass (프레더릭 폴 Frederik Pohl) *
17. 공중전화 부스의 여인 The Woman in Phone Booth (엘리자베스 A. 린 Elizabeth A. Lynn) *
18. 태양풍교점 太陽風交点 (호리 아키라) *
19. 별을 향한 삶 The Call of the Stars (아서 C. 클라크 Arthur C. Clarke) *

20. 사랑으로 충만한 우주 Love That Universe (아서 C. 클라크 Arthur C. Clarke)
21. 지구가 된 사나이 地球になった男 (고마츠 사쿄 小松左京)
22. 멈추어 선 사람들 (츠츠이 야스다카 筒井康隆)
23. 다섯 살바기 제프티 Jeffty Is Five (할란 엘리슨 Harlan J. Ellison)
24. 자발적인 반사작용 Spontaneous Reflex (보리스 · 아르카지 스트루가츠키 Boris·Arkady Strugatski형제)
 
 
엮은이의 말
작가 및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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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0일 월요일

지하 3층 The Third Level:잭 피니

10
지하 3층

The Third 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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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피니

Jack Finney
박상준 옮김
행복이란 지나간 시대에, 아주 오랜 옛날에 놓쳐버린 환상으로만 여겨질 때가 가끔 있다. 무릉도원, 또는 에덴의 동산, 아니면 소박하게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시던 그 옛날의 마을로 돌아가보고픈 부질없는 충동이 간혹 솟구친다.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과학과 기술은 우리를 사정없이 미래로 이끌어가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 생활의 일부로 녹아들어 오는 그 발달된 문명 자체가 보다 단순하고 소박했던 지난날을 그리워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신이 우리가 하늘을 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면, 우리는 기차나 자동차 따위를 발명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질서하게 도시의 확장이 진행되던 시절, 그리고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시절에 씌어진 이 인상적인 SF엘레지를 통해, 우리는 과거를 향한 향수의 한 변질된 모습을 음미하게 된다. - 에릭 S. 랩킨(미시건대 영문과 교수)
(윗 글은 책에 없는 글입니다.)

뉴욕 센트랄역, 뉴욕역, 뉴 헤이븐역, 그리고 하트포드역의 역장들은 기차시간표를 걸고 맹세할 테지. 지하 2층 밖에 없다고. 그러나 그랜드 센트랄역에는 분명히 지하 3층이 있다구. 왜냐고? 바로 내가 거기에 가 봤거든. 정말이야, 지하 2층 밑에 3층이 있어. 내 친한 친구들중에 정신과 의사가 하나 있지. 그 친구와 상담하면서 그랜드 센트랄역에 지하 3층이 있더라고 얘길 해 주었더니, 그건 평소에 어렴풋이 바라던 소망을 허깨비로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야. 나의 생활이 행복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소릴 듣자마자 마누라가 발끈하긴 했지만, 그 친구는 설명을 계속했지. 현대 세계는 불확실성과 공포, 전쟁, 갖가지 근심걱정, 뭐 그런 따위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내가 순간적으로 그런 세상에서 도피하고픈 충동을 느낀 것이라나?

그래, 좋다구. 누군들 안 그러겠어? 내가 아는 사람들은 죄다 이 골치아픈 세상에서 탈출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구, 사실이야. 그렇지만 그들 중에서 그랜드 센트랄역 안을 헤메다가 지하 3층에 가 봤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런데 하여튼 그건 허깨비라는 거야. 그 탈출하고픈 욕망때문에 생긴.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모두 내가 허깨비를 봤대. 그러면서 하나같이 지적하는 게 있었어. 예를 들어 내 취미중에 우표 수집하는 거, 그것도 잠시나마 현실 도피의 수단이 된다나? 그래, 그건 맞는 말일 수도 있지. 그렇지만 내 할아버지도 우표 수집을 즐기셨던 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 그 시대에도 현실도피욕구를 채우자고 그랬겠어? 내가 듣기에 모든 것이 지금보다는 더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그 당시에 말이야. 내가 가진 우표들은 전부 할아버지가 수집하기 시작해서 내게 물려주신 거라구. 아주 훌륭한 것이지. 초창기의 희귀종들이 네 장씩 붙은 채로 모두 정리되어 있고 초일봉피도 많지. 그 밖에도 여러가지 값진 우표들이 많아. 자네도 알다시피 루즈벨트 대통령도 우표수집을 즐겼지 않나?

자, 아무튼 내가 그랜드 센트랄역에서 겪은 일을 이제부터 얘기해 줄게. 지난 여름날 어느 밤에 나는 좀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퇴근했어. 집에 빨리 들어가려고 그랜드 센트랄역으로 갔지. 버스보다 지하철이 좀 빠르거든.

글쎄, 난 아직도 왜 그 일이 하필 나에게 일어났는지 도대체 모르겠어. 난 그저 찰리라는 이름을 가진 서른 한 살의 평범한 남자에 불과한데 말야. 그때 난 황갈색의 헐거운 셔츠를 입고 있었지. 머리에는 장식띠가 달린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고. 그저 나같이 그렇고 그래 보이는 사람들을 열댓명 지나쳐 갔는데, 그때 무엇으로부터든 도피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 그저 내 아내 루이자가 있는 집으로 빨리 가고 싶었을 뿐이야.

밴더빌트 거리를 돌아 그랜드 센트랄역으로 들어서자 곧 지하 1층으로 내려갔어. 자네도 기차탈 땐 언제나 내려가는 데잖아. 난 다시 계단을 통해 지하 2층으로 내려갔지. 거기가 교외로 나가는 지하철이 출발하는 곳이거든. 아치형의 입구에 지하철로 향한다는 팻말이 있길래 머리를 좀 수그리고 들어갔지. 그리고는 길을 잃어버린 거야. 근데 그럴 수도 있다구, 거기서는. 내가 그랜드 센트랄역을 드나든 건 수 백 번은 되지만, 그때마다 못보던 출입구며 계단이며 복도가 나오더라구. 한번은 일 마일 쯤 되는 터널을 따라 마냥 걷다보니 루즈벧트 호텔의 로비가 나오데? 또 세 블록이나 떨어진 46번 거리의 어느 사무실 건물로 나온 적도 있었어.

나는 종종 그랜드 센트랄 역이 마치 나무뿌리가 뻗어나가듯이 새로운 지하 통로나 계단들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곤 하지. 누구든 길을 가면서도 지금 어디로 향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긴 터널들이 분명히 있을거야. 타임즈 광장으로 나가는 건지, 아니면 센트랄 공원으로 나가는지 종잡을 수 없게 말이야. 그리고 아마도 - 사실 꽤 많은 사람들이 그랜드 센트랄역의 미로를 여러가지 것들로부터 탈출하는 방편으로 삼지 - 내가 들어간 터널도 그렇게 해서... 하지만 난 이 생각은 그 정신과의사 친구에게 얘기하지 않았어.

내가 접어 든 복도는 왼쪽으로 꺾이더니 점점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거야. 좀 이상하다고 여겼지만 계속 복도를 따라갔지. 들리는 건 내 발자국 소리 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 그러다가 앞 쪽에서 뭔가 웡웡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군.넓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온 것이었지. 다시 길이 왼쪽으로 급하게 꺾이더니 짧은 계단이 나왔어. 거길 내려가니까 그랜드 센트랄 역의 지하 3층이 나타난 거야. 처음엔 다시 2층으로 되돌아온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매표소도 작고 매표창구나 플랫폼으로 나가는 출구들도 몇 군데 없어. 그리고 가운데 있는 안내 박스도 나무로 만들어져 있고 아주 고풍스런 모습이더라구. 게다가 그 안에 있는 남자는 녹색의 보안용 차양을 쓰고 팔에는 검은 색의 긴 토시를 끼고 있지 않겠어! 또 불빛은 어둡고 그나마 깜빡거리는 것 같더군. 그 이유는 곧 알게 됐지. 그건 가스등이었거든.

바닥엔 놋쇠로 만든 타구가 세워져 있었는데 그 건너편에서 뭔가 반짝거리는 것이 눈을 끌더군. 한 사나이가 조끼 주머니에서 금시계를 꺼낸거야. 그는 뚜껑을 열어제끼더니 시계를 흘끗 쳐다보곤 얼굴을 찌푸렸어. 꾀죄죄한 모자를 쓰고 단추가 넷 달린 검은 색 셔츠를 입고 있었지. 옷깃은 접혀 있었고. 그 사나이의 얼굴엔 커다랗고 검은 '여덟 팔'자의 수염이 나 있었어. 나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지. 모두들 1890년대 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 거야. 내 생전 그렇게 많은 턱수염이며 귀 밑 구레나룻이며 잘 가꾼 콧수염들을 한꺼번에 본 적이 없었어. 그때 한 여자가 플랫폼에서 구내로 걸어 들어왔지. 그미는 삼각형 소매에다 스커트, 그리고 발목까지 단추가 달린 구두를 신고 있더군. 그 뒤로 플랫폼에 서 있는 기관차의 모습이 얼핏 보였는데 위에 굴뚝들이 줄지어 서 있는 '커리어 & 아이브스'의 아주 작은 모델이었어. 그때서야 상황을 깨닫게 되었지.

확인하기 위해 신문 파는 소년에게 다가가서 그의 발치에 놓인 신문더미를 슬쩍 바라보았어. '월드'신문 이더군. 그 신문은 폐간된지가 꽤 되었는데 말이야. 톱 기사는 클리브랜드 대통령에 관한 것이더군. 그 신문의 1면은 전에 시립도서관에서 본 적이 있었어. 그건 말이야, 1894년 6월 11일자 신문이었다네.

난 그곳(그랜드 센트랄 역의 지하 3층)에서 우리(루이자와 나)가 미국 어느 곳이든지 갈 수 있는 표를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매표창구로 갔네. 물론 1894년의 미국을 말하는 거지. 난 일리노이 주의 게일스버그로 가는 표를 두 장 끊고 싶었네.

게일그버그에 가본 적 있나? 아직도 그곳엔 낡고 커다란 목조가옥들과 넓은 잔디밭, 그리고 가지들이 지붕 위에서 서로 얽힌 굉장히 큰 나무들이 있는 멋진 고장이지. 1894년에는 여름날의 저녁이 두 배는 더 길었고, 사람들은 잔디밭에 둘러 앉아 남자들은 시가를 피우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여자들은 종려나무 잎 부채를 흔들고, 또 그들 주위엔 반딧불벌레들이 날아다니는, 그런 평화로운 세상이었어. 제 1차 세계 대전은 아직 20년이나남아 있고, 2차 대전은 40년이란 먼 미래에 있는, 그런 시대로 되돌아가고 싶었어... 루이자와 함께 말이야.

매표원은 요금을 계산했어. 그는 장식테가 달린 내 밀짚모자를 쳐다보았지만 어쨌든 요금을 계산했어. 내게는 편도 티켓 두 장을 살 수 있는 돈이 충분히 있었지. 그런데 내가 돈을 꺼내어 세고 난 뒤 고개를 드니까 매표원이 날 빤히 쳐다보고 있잖아. 내가 들고 있는 지폐를 보고는 고개를 젓는 거야.
"그건 돈이 아닙니다, 손님."
그는 계속 얘기했지.
"그리고 만약 제게서 돈을 빼앗으려 한다면 멀리 못 갈 겁니다."

그리고서 그는 옆에 놓인 현금 상자를 흘끗 쳐다보았어. 물론 돈은 옛날돈이었지. 지금 우리가 쓰는 것보다 한배 반 정도 크고 도안도 다른 모양이야. 난 돌아서서 재빨리 밖으로 나왔지. 아무리 1894년이 좋았던 시대라고 해도 교도소까지 기꺼워할 건 물론 아니니까.

그 다음엔 뻔하지. 똑 같은 길로 다시 가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다음날 나는 점심시간에 은행에서 300달러를 인출해서 - 우리 부부가 가진 것의 거의 다였지 - 그 돈으로 전부 옛날돈을 샀지. (바로 이 사실이 내 정신과의사 친구가 걱정하는 부분이라네.) 화폐 취급하는 가게에서는 어디서든지 옛날돈을 살 수가 있어. 좀 웃돈을 얻어야 되긴 하지만. 300달러를 옛날돈으로 바꾸니 200달러가 좀 안되더군. 그래도 걱정하지는 않았어. 1894년에는 달걀 한 꾸러미에 13센트밖에 안 했거든.

그러나 그 전날 나를 그랜드 센트랄역의 지하 3층으로 인도해 준 그 복도를 아무리 해도 찾을 수가 없었어. 지금껏 수없이 찾아 헤멨지만 그날 밤 이후 다시는 못 찾았어.

루이자에게 이 얘길 모두 해 주었더니 상당히 걱정하면서 더 이상 찾아다니지 말라고 간곡히 말하더군. 그리고 얼마 뒤 나는 지하 3층을 찾는 일을 그만두었어. 난 다시 우표수집으로 돌아갔지. 그러나 요즘은 주말마다 우리 부부가 같이 그랜드 센트랄역의 지하 3층을 찾아다니고 있네. 왜냐구? 분명히 지하 3층이 존재한다는 분명한 증거를 갖고 있거든. 내 친구 샘 웨이너가 사라져버렸어! 아무도 그가 있는 곳을 모르지만, 난 좀 의혹을 품고 있다네. 샘은 도시에서 자랐거든. 내가 게일스버그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그에게 해주곤 했지. 난 사실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어. 그는 늘 그 곳에 대한 인상이 참 좋다고 말했거든. 그래, 그가 있는 곳은 거기야. 1894년의 게일스버그.

자자, 들어 봐. 어느 날 밤 우표들을 갖고 법석을 떨다가 문득 그걸 발견한 거야. 아 저, 자네 '초일봉피' 아나 ? 새로운 우표가 나오면 수집가들은 그걸 사서 편지에 붙인다구. 우표가 나온 첫날에 그렇게 해서 자기들끼리 교환하는 거야. 거기 찍힌 소인이 날짜를 증명하지. 그런 편지봉투를 초일봉피라 그래. 그 편지는 개봉하는 게 아니야. 대개 백지를 넣으니까.
그날 밤, 내가 갖고 있는 오래 된 초일봉피들 중에서 특이한 것이 하나 눈에 띄었어. 내가 구한 적도 없고 구할 수도 없었을 것 같은 게 하나 있더라구. 그것은 누군가 게일스버그에 살던 사람이 나의 할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였어. 봉투에 적힌 주소가 그러했지. 봉투에 찍힌 소인은 1894년 7월 18일, 그러니까 그때부터 쭉 우리집에 있었던 거야. 그런데도 내가 그동안 한번도 주의깊게 안 봤던 거지. 우표는 6센트 짜리였고 엷은 갈색이었어. 가필드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져 있는 것이었지. 그 편지는 곧바로 할아버지의 수집품 목록에 올라 여태까지 잠자고 있었던 거야. 내가 마침내 열어볼 때까지.

그 안에 있는 종이는 백지가 아니었어. 내용이 이러했지.
윌라드 거리 941 번지
일리노이주 게일스버그
1894년 7월 18일
찰리에게
난 자네가 옳았기를 빌었네. 그리고는 자네가 옳았음을 믿게 되었지. 찰리, 자네의 말은 사실이었어. 난 지하 3층을 찾아냈네! 지금 2주일째 이곳에서 지내고 있네. 지금 거리 아래 쪽 댈리네 집 있는데서 누군가 피아노를 치고 있구만. 그리고 모두들 베란다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어. 난 저녁에 파티에 초대받았네. 오늘은 레모네이드를 맛보게 될 거야. 찰리, 루이자, 어서들 와. 지하 3층을 찾을 때까지 계속 살펴보라구! 분명히 있어. 날 믿게!

편지의 서명은 샘의 것이었네.
내가 갔던 화폐상에서 알아낸 것도 있지. 샘이 옛날돈 800달러를 사 갔다는 거야. 그 돈이면 건초나, 사료, 그리고 곡물을 취급하는 사업을 시작하기에 충분하지. 그가 늘 말했거든. 자기가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 그런 거라고 말이야. 그리고 1894년의 게일스버그에선 그가 원래 하던 일을 할래야 할 수도 없을 거야. 그 친구 원래 직업이 뭐였냐구? 아, 내가 얘기 안했던가? 샘은 정신과의사였어.
The End

출처 : 세계 SF 걸작선(고려원 미디어):p119 ~ p125

신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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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된다면

신(神, 절대자, 조물주, 하느님, God)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않느냐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논쟁거리가 되어 왔다. 신이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증명도 되지 않았는데 신을 믿을 수 있는 것일까?

또한 신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날은 올 것인가?
신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와 만약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면 어떨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신

어린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어버이나 어른들의 도움으로 자라난다. 어른은 크고 힘이 세고 아는 것이 많고 소원도 들어 주므로 어린아이들에게는 전지전능의 신같이 생각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마법사나 큰 사람과 비교해서 <하느님>을 생각하고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믿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하느님은 어린이가 성장해서 자립하게 되면 그저 이야기 속에만 남게 된다.

또한 어린아이들은 해나 나무나 돌도 모두 「살아 있다」, 「혼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속에 요정이나 소인(小人, 작은 사람), 신 같은 것이 있다고 믿을 때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애니미즘>이라고 한다.

사람은 꿈이나 환영을 보고 또 죽음이라는 현상을 보고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고 「정령이 있다」, 「신이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어떤 무서운 일을 만나 그것이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지만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신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도 어린이나 미개민족 사이에는 있다.

인간의 시초, 세계의 시초를 생각해 나가다가 조물주 - 세계를 만든 신 - 을 생각하기도 한다.

역사상 애니미즘, 초자연의 힘, 조물주에 관해서 자연과학은 각 분야별로 격렬한 싸움을 벌여 이겨 왔다. 과학은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잇달아 증명해 온 것이다.

인간의 슬기가 어린이 수준을 벗어나 자연계의 법칙을 발견하고 미래에 관한 예측도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고 <우연>이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게 되면 그 전처럼 신을 끄집어 낼 필요가 없어진다.

원래 인간은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100만년 이상 동안 신이나 영혼의 존재를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구석기시대까지는 사냥을 하거나 병을 고치려고 할 때 주술을 했을 정도였다.

그것이 겨우 1만년 전쯤부터 과학적인 인식도 없이 지진이나 화산폭발, 질병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자연현상에 괴롭힘을 당하면서 종교가 생겨났다.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 고생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은 잠깐이고 저 세상은 영원」이라고 여기고, 천국이나 극락을 생각하고 신을 믿게 된 것이다.

그래서 코페르니쿠스나 갈릴레오가 지동설을 주장했을 때 로마 가톨릭 교회는 그를 맹렬하게 공격했고, 뉴튼에 대해 「신을 추방하는 자」라는 비난,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중상 등, 기독교의 과학자들에게 대한 탄압은 처절했다. 신이 있다는 전제 아래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데, 과학자들이 신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는 것이 지배계급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과학과 신의 공존

요즘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 중에 초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아직 과학이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애매모호한 점이 많은데 텔레파시(영감), 사이코키네시스(염력), 프레코그니션(예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죽은 후의 생존 같은 것도 연구하고 있는데 누구나가 다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실험을 만약 할 수 있다면 영혼이 존재한다는 증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이 아닌 영혼에 지나지 않으며 영혼과 대화를 해봤자 그것은 인간의 작용 가운데 하나를 연구하는데 불과하고 신에 접근해 가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더구나 그 실험이 「믿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 해서 「믿는 힘」 그 자체를 중요시하고 있으니 과학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보다는 생명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고 있는 생물학이나 큰 우주를 다루는 천문학, 작은 원자의 내부를 다루는 양자역학이 더욱 더 발전하는 데에 기대를 거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신이라고 불려 온 것 중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온 부분이나, 미신을 제외하고 진짜로 전지전능, 영원불사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 모습이 없을지도 모르는 법칙이라든가 우주의 뜻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을 발견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만약 그런 신의 존재가 증명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저 두려워하고 엎드려 절대적으로 복종하고 믿게 될까? 그리고 모든 사람이 언제까지나 신앙의 대상으로 삼을까? 아마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다.

과학은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어떤 일에나 「혹시 틀린 것일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따로 새 발견이 있어 다른 이론이 옳바를지도 모른다」는 것을 분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 과학자들은 신에 대해서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과학은 과학, 신앙은 신앙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은 종교계와의 마찰을 피하려고 그러는 것인지도 모른다.

종교가도 과학을 공격하지 않는다. 과학이 인간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술의 바탕이기는 해도 진짜 인간에게 있어 좋고 나쁜 것의 기준에 대해서는 자기들이 더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까지나 과학과 종교가 따로따로 갈라져 있도록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양쪽이 다 인간이 하는 일이므로 언젠가는 하나의 통일된 세계관을 만들어 낼 것이다.

과학이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은 그런 세계관을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책임은 가벼워지기는커녕 더욱 더 무거워지고 인간 스스로가 신의 존재에 가까워지게 될 것이다.

출처 : 가상의 세계로 여행 p.311~p.314 (팬더북)


 

2007년 9월 7일 금요일

외계인에 의한 지구(인류)문명설에 대한 심심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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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한 때나마 공룡이랑 인간이랑 함께 공존했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은 아마도 과학소설사에서 전무후무한 최고의 SF가 아닐지...
그 상상력을 능가할 SF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을 듯하더군요.
진화론을 배척한다고 해서 딱히 창조론을 믿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인류(지구)문명설에 대한 SF소설을 하나 쓴다면 그 개요는 아래와 같을 겁니다.
(외계인에 의한 인류(생명) 제조설을 믿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겠지만...)

지구력 수만 년전
우주를 떠돌던 우주선 한 척에 암수 한쌍의 생명체가 타고 있었다.
그 생명체는 생체기계(생명)를 만들 수 있는 생명기술을 갖고 있었다.
자신의 모행성이 있던 별이 수명을 다할 즈음 그들은 한쌍씩 무리를 지어 우주로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들의 생체기계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찾는 날까지 그들의 여행은 계속되었다....

오랜시간 우주여행을 하던 도중 그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생명기술로 만든 생체기계가 생존하기에 가장 적합한 행성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오늘날 65억의 인류가 전쟁과 평화를 병행하며 살고 있는 바로 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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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내린 그 한쌍의 생명체는 이 행성이 자신들의 생활에도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곧이어 그 한쌍의 생명체들은 이 행성에다가 자신들의 모행성에서 살던 갖가지의 광합기계(오늘날의 식물)와 움직기계(오늘날의 동물), 그리고 이 둘의 생존에 도움을 주는 도움기계(오늘날의 세균류와 바이러스류)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지구력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른 후,
그 한쌍의 생명체들은 거대기계(오늘날의 공룡류)와 몇 몇의 광합기계, 움직기계 및 도움기계들은 지구환경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일시에 그들이 가진 생체기계 절멸파동기로 그 부적합한 것들을 제거해버린다.

그리고 또다시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른 후,
그 한쌍의 생명체들은 그들과 똑같이 닮은 클론 한쌍을 만들어 그들의 기술을 모두 집적시킨 기억회로를 두뇌 속에 보관해두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하나씩 나타나도록 생체 프로그래밍을 해두게 된다.

지구력 수십 년후,
그들의 클론들이 자가기계들 만들어내고 그 새로운 자그마한 생체기계를 보살피는 것을 보니 그들이 보기에 좋았더라!

생체기계들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아 우주를 유영했던 수 많은 시간을 돌이켜보며, 그들은 또다른 행성을 찾아 우주여행 떠나기로 한다.

대략적인 개요지만, 사라진 문명, 오컬트, 인류공통설화와 공통으로 흐르는 의식체계 등등과 연관지어서 이야기의 씨줄과 날줄을 연결해나가면 어쩌면 대하 SF시리즈가 한 편 나올지도... 벌써 비슷하게 많이 써 먹었겠지만...;;


아래는 위의 상상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고 싶어서 긁어둔 글입니다.
번역자 : 네이버 블로그 zzaelee

DNA상의 유전자 주입 흔적
대충 요약하면....

휴먼게놈 프로젝트 결과 인간의 유전자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 30,000 여개로 밝혀졌다.
애벌레도 20,000 개 가까이 갖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만물의 영장에게는 정말 실망스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그중 99% 가 침팬지와 같다고 한다. 즉, 우리와 침팬지의 유전자 차이는 불과 300 여개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중 223 개의 유전자다. 이 유전자들은 진화의 계통으로부터 점차 만들어졌다는 증거가 없다.(무척추동물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그냥 인간에 와서 갑자가 땅에서 떨어진 것처럼 새로 생긴 듯이 보인다. 그런 이유때문에 학자들은 이 유전자들이 박테리아로부터 유입된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223 개가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차이는 300 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그렇지도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 300 개 중 2/3 이상이 정체불명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 자세한 연구에 따르면, 223 개 중 113 개의 유전자는 박테리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럼 나머지 110 개는 어디서 온 것일까?

그리고 이 신비한 223개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 중에 35 개만이 현재 밝혀진 상탠데...그 중 10개만이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발견되는 것이다. 즉, 나머지 25 개는 인간에게만 유일한 유전자다.

과연 이 유전자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아래는 영문 원문]

more..



* 각주
창조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모태신앙인 천주교를 거부하는 것도 아닙니다. 분명히 이건 내 맘대로 식의 논리이고, 신을 어떠한 방식으로 믿느냐도 내마음입니다. 하느님을 믿기는 하지만 그의 천지창조설을 믿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현상태에서 제가 믿는 것은 교리에 입각한 하느님이 아니라, 그냥 절대자인 것 같습니다. 그 절대자가 아담을 만든 분이건, 다른 형식의 신이건, 제우스건... 더 이상 제겐 문제되지 않습니다.
 
스스로 이단이라고 선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습니다. 기독교 교리는 하느님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성경도 하느님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성경 속의 의식체계 중 나와 소통되는 것만 믿습니다. 몸은 성당에 있어도 내 마음은 이미 성당을 벗어났나 봅니다. 성당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그 분위기가 좋아서 인가 봅니다. 신을 믿는다는 것은 신과의 내밀한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지, 결코 사람이 만든 교리체계에 따라서 행동하며 사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2007년 9월 6일 목요일

한자이름을 넣으면 자신의 뇌구조를 알려주는 사이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신의 한자이름을 넣으면 뇌구조를 알려주는 사이트입니다.
http://maker.usoko.net/nounai/ 로 들어가서
성명을 한자로 변화하여 넣어주기만 하면 OK.

결과가 한자로 가로로 출력되는 바로 밑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란 글자를 클릭하면

위와 같이 이미지로 출력됩니다.

(한글 이름 쓰는 분들은 아쉽게도 안 될듯..)
※ 저는 은근히 제 성향이랑 거의 비슷하게 들어맞습니다. ^^;
 

참고
욕심 욕 慾
괴로워할 뇌 惱
사랑 애 愛
집 가 家
벗 우 友
쉴 휴 休
숨길 비 秘
악할 악 惡
욕설할 오 惡
놀 유 遊
잊을 망 忘
밤 식 食
허물 죄 罪
다행 행 幸 (매울 신자 아님!)
고양이 묘 猫
개 견 犬
피곤할 피 疲
쇠 금 金
소리없이 울 泣
H 는 성욕을 뜻함(일본 사람들이 사용하는 은어죠...)

너에겐 느닷없이 내일이 보인다:쿠로다 사부로(黑田三郎)

일본드라마 「섹시 보이스 앤 로보」중에서

너에겐 느닷없이
내일이 보인다
내일 모레가…
10년 후가
벗어 던져진
셔츠의 모습으로
먹다 남겨진
빵의 모습으로
네 자그마한 집은
아직 짓지 않았다
작은 꿈은
작은 꿈인 채로
네 안에
그 모습 그대로
추하게 아른거리고 있다
빛이 바래져 가며
반쯤 무너져 가며…
- 쿠로다 사부로 (黑田三郎)

일본시인 쿠로다 사부로의 詩

일본드라마 「섹시 보이스 앤 로보」(기획 11부작-실방송 10부작)라는 2007년 2/4분기 드라마를 봤다. (방송에서 빠진 7화는 DVD 발매시 추가된 듯함.)
드라마 원작가가 2003년 드라마인 「수박」의 작가라서 그런지 보는 내내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수박」의 출연진 거의 대부분이 조연 및 단역으로 출연하고, 줄거리와는 별 관계없이 극 중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전혀 다른 성격의 극인데도 어떻게 유사한 느낌이 날까...
작가는 세상을 참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분인 것  같다.
어쩌면 세상이 차가웁고 어둡기에 반대급부로 따스하고 밝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극 중에서 일본 근대시인의 詩 한 편이 제재로 나오는데,
시의 주제는 암울한 느낌인데도 전혀 암울한 느낌이 들지가 않는다.
암울하다기 보다는 뭔가 큰 것을 내려 놓은 후의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런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오래전 언젠가 한 번 느꼈던 감정 같은데 언어로 잘  표현이 안된다. 그러니 詩이겠지...

2007년 9월 1일 토요일

문득 드는 생각 하나!

Peter Gric의  일러스트


모든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이성이건 모두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주의를 수용한다는 것은
어떤 주의도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게 볼려면 좋게 볼 수도 있는 말의 함정들...
난 요즘
말의 함정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는가보다.
치세를 위해 권력자들이 쳐둔 함정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어두운 밤에 이제사 세상의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건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런지도 모를 일이지만,
만약 내 속에 어둠을 비추려는
강한 불씨라도 남아있다면
두려움을 떨치고 가보려한다.
비록 한 발자국 앞이 낭떠러지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