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23일 금요일

나는 고도인가?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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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오지 않는다.
아무도 떠나지도 않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건 진저리 난다(부조리하다)."
-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 중에서 -

그러나 그들은 오지 않을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미망에 찬 삶의 허망함, 부조리함을
베케트는 보여주는 방식만이 아닌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표현해내었다.

나의 고도는 낯선 길 위에서 허물어져 해골이 된 것 같다.
설령 그렇다해도
나는 나의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
어쩌면 고도는 길 위에서 지쳐
내가 그를 찾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를 고도라고 여기듯이
고도는 나를 자신의 고도라고 생각하며 기다릴지도 모를 일이다.
기다림에 지쳐 어쩌면 스스로 고도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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