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일 금요일

그대 미쳐본 적 있나?


「너도 미쳐보면 알게 된다」

사진에 10년 간 미쳐있던 어느 날 문득, '이건 아니다!'는 알 수 없는 자각이 들었다.

어느 날 술자리에서 푸념하듯이 왜 그리도 좋아하던 사진을 접었는지 아느냐고 자문하듯 친구에게 물었다.
친구 녀석이 이런저런 얘길하다가 「어쩌면 너에게 재능이 없다는 걸 알게 된 게 아니냐?」고 말하더군.

그때 곤드레만드레 취한 상태에서 토해내듯이 뱉어낸 말의 조각들을 끼워 맞춰보면 대충 아래와 같을 것이다.

『난 사람들이 말하는 타고난 재능이란 것 믿지 않는다. 재능이란 나날이 노력해서 찾아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모든 것을 지니고 태어난다. 단지 그게 우연한 기회에 발현되느냐 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모두가 똑같이 지니고 태어나는데 그게 무슨 재능이냐? 난 전생의 내 모습들 중 하나를 찾으려고 발버둥치다가 찾기 전에 그만둔 것뿐이다.

간혹 세간에서 천재가 났느니 마느니 하는데, 그것도 알고 보면 와전 됐을 확률이 높다고 여긴다. 천재! 웃기지 말라고 해라. 걸음마도 떼기 전부터 피아노를 쳤다느니, 5세에 작곡을 했다느니... 어린시절에 대단한 걸 했다느니... 그건 하늘이 내린 재능이 아니다. 전생의 기억일 뿐이다. 넌 영혼을 믿지 않으니 이런 말하는 나를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늘은 편애하지 않는다. 사람만이 너는 1등, 너는 허접... 으로 등급을 나눠두는 것이다. 비교해서 차이를 두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게 인간의 본성인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해서 한심스러움의 극치가 인간의 차별심이 아닐까 싶다. 자연은 아무것도 차별하지 않는데, 왜 인간만이 차별하는 건지 도무지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 (지금에 와서는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너도 하나에 미쳐보면 알게 된다. 그게 뭐가 됐건 어느 하나에 미친다는 건 목숨 거는 것이란 걸... 그렇게 미쳐있던 걸 놔 버린다는 건 죽음을 의미한다는 걸... 너도 살다 보면 하나에 미치게 될 때가 한 번쯤은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오면 내가 말하는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내가 아무리 말로 이해시키려고 해도 넌 이해 못 한다.

너도 뭔가 하나에 미쳐보길 바란다! 그래야 세상의 본 모습이 보인다. 평생 단 한 번도 어느 하나에 미쳐보지도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죽어서 태어난 것이나 진배없다. 그런 사람은 사산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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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태어나 평생 단 한 번도 야수 같은 광기를 부려보지 못하는 그대!
그대! 지금 살고 있다고 느끼는가?
물 흐르듯이 시간의 강에 편승하여, 무난하게 살아온 인생에 스스로 만족하며 살고 있진 않은가?

만일 가슴 한 켠에 용광로를 숨겨두고 있다면 그 용광로에 불을 지펴라.
그 뜨거운 열기에 녹아서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안락하기만 한 삶!
그 삶의 끝이 어찌 될지 눈에 훤히 보인다면 더 늦기 전에 용광로에 불을 지펴 펄펄 끓게 하라! 더 늦기 전에!
시간의 강물은 한 번 흘러가면 다시는 발을 담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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