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6일 목요일

너에겐 느닷없이 내일이 보인다:쿠로다 사부로(黑田三郎)

일본드라마 「섹시 보이스 앤 로보」중에서

너에겐 느닷없이
내일이 보인다
내일 모레가…
10년 후가
벗어 던져진
셔츠의 모습으로
먹다 남겨진
빵의 모습으로
네 자그마한 집은
아직 짓지 않았다
작은 꿈은
작은 꿈인 채로
네 안에
그 모습 그대로
추하게 아른거리고 있다
빛이 바래져 가며
반쯤 무너져 가며…
- 쿠로다 사부로 (黑田三郎)

일본시인 쿠로다 사부로의 詩

일본드라마 「섹시 보이스 앤 로보」(기획 11부작-실방송 10부작)라는 2007년 2/4분기 드라마를 봤다. (방송에서 빠진 7화는 DVD 발매시 추가된 듯함.)
드라마 원작가가 2003년 드라마인 「수박」의 작가라서 그런지 보는 내내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수박」의 출연진 거의 대부분이 조연 및 단역으로 출연하고, 줄거리와는 별 관계없이 극 중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전혀 다른 성격의 극인데도 어떻게 유사한 느낌이 날까...
작가는 세상을 참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분인 것  같다.
어쩌면 세상이 차가웁고 어둡기에 반대급부로 따스하고 밝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극 중에서 일본 근대시인의 詩 한 편이 제재로 나오는데,
시의 주제는 암울한 느낌인데도 전혀 암울한 느낌이 들지가 않는다.
암울하다기 보다는 뭔가 큰 것을 내려 놓은 후의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런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오래전 언젠가 한 번 느꼈던 감정 같은데 언어로 잘  표현이 안된다. 그러니 詩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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