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현 박사(현 성경과학연구소 소장)의 창조과학세미나(총 13강)를 봤습니다.
(분당 우리교회에서 했던 강좌인 것 같습니다.)
보려고 일부러 찾아서 보게 된 건 아니고, 어쩌다 파일을 우연히 접하게 되어 끝까지 봤습니다.
보는 도중에나 본 후에나 드는 느낌!
진화론과 창조론(창조과학)의 견해차이는 딱 한마디로 줄여지더군요.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에 대한 논쟁은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 격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진화론이건 창조론이건 둘 다 첫 단추를 잘못 채운 느낌이 듭니다. 언제부턴지는 모르겠지만, 인류가 영적으로 더욱 성숙하게 될 먼 미래에는 과학과 종교가 놓친 부분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이런 건방진(?) 생각을 한다고 해서 과학과 종교의 생각들을 깨뜨리거나 보완할 대안이 있거나, 혹은 저만의 새로운 체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만,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뭔지 모를 울림이 웅얼대는 느낌이 들어서요(속이 안 좋은 건가 -.-;). 그 울림의 실체가 뭔지 명확히 듣게 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삭제됨. 다른 곳에서 요령껏 찾으십시오.)
검색엔진에서 성경과학세미나로 검색해도 많이 보이긴 하겠지만, 대부분 파일이 삭제됐거나, 파일이 있더라도 버퍼링의 압박이 심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겁니다. 클박 사용하시는 분들은 위의 주소 박스에 가입하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로울 듯합니다.
제도권의 학교 교육을 통해서 진화론 한쪽의 일방적인 논리만을 주입 받아왔으니, 반대쪽(?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근본주의에 입각한 창조론자)의 얘기도 한 번 쯤 들어둬도 나쁠 건 그다지 없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진화론도 생명탄생에 대한 하나의 '이론'일 뿐이고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은 머리 속에 각인해두고 사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종교건 과학이건 그외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을 포함해서 제가 인정하는 만고불변의 진리는 딱 하나 뿐입니다.
김명현 교수 창조론 강의의 허구성
글쓴이 : iiai(네이버)
인터넷의 창조론 강의 하나를 살펴봤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창조론자들의 전형적인 실수와 착각, 무지가 어떻게 나오는지 잠깐 알아보자.
http://blog.naver.com/dj_chae?Redirect=Log&logNo=60029245892=왜 창조인가? 김명현 교수 (KAIST 재료공학 석,박사, 전 한동대학교 교수)=
학교에서는 진화론만 가르친다. 학생들이 설마 교과서가 틀렸다고 생각하겠느냐? 하지만 진화론은 증거가 없다. 학교가 진리를 가르치는 곳이라면 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 (사실 이런 부분이 위험하다. 교과서 집필자, 학교 선생님들을 전부 범죄자로 몰고 있다. 선량한 학생들을 세뇌시키고 신을 멀리하게 한다는 식인데 이러한 비난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착각인지 알게된다.)
진화가 맞는다면 모든 생물은 A에서 B로 변할 때 그 연속적인 중간단계 화석들이 나와야 한다. 즉 A화석이나 B화석보다 훨씬 더 많은 중간단계 화석들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진화론의 진화계통수에서는 연결고리 화석들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즉, 이 말은 그런 중간 고리는 없었고 모두 우리가 아는 A와 B라는 모습으로 처음부터 창조되었다는 뜻이다.
도마뱀이 절벽에서 떨어지면서 팔을 흔들었더니 새처럼 되었고 그러다가 젖을 먹이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포유류가 된 게 박쥐일까? 그렇게 변해왔다는 중간단계 화석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없다. 시조새 화석은 많이 나오지만 도마뱀과 시조새의 중간단계 화석이 없다. 즉 원래 시조새만 있었다가 멸종되었다. (언제는 시조새 화석이 가짜라서 공개되지 않고 은폐되어 있다더니?) 쥐에서 박쥐로 변한 화석도 없다.
진화가 틀렸다고 창조가 맞는 건 아니다. (맞는 말)
창조의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창조의 증거를 성경이라고 하면 안 된다. (맞는 말)
사실은 생명체가 바로 창조의 증거이다. 생명체는 너무나도 정교하고 섬세한 훌륭한 작품이다. 모기 얼굴을 봐도, 모기 눈을 봐도, 모기 발가락 발톱의 전자현미경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동대 건물은 누군가가 만든 거다. 저절로 생겼을 리 없다. 잠자리를 보라. 잠자리가 저절로 생겼겠는가?
건물이나 비행기 엔진은 모두 ‘설계도’가 있다. 그리고 ‘설계도’가 있으면 반드시 ‘설계자’가 있다. 그렇다면 우린 어떨까? 인간에게도 설계도가 있을까? 설계도가 있다면 설계자는 반드시 있으므로, 우린 설계도만 확인하면 된다.
인간은 설계도가 있다.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게 아니라 바로 우리들 인간의 모든 세포에는 게놈이 있으며 그 게놈의 DNA가 바로 설계도다. 그 설계도 DNA에 단백질 설계정보가 있고 용량은 백과사전 1000권에 해당된다. 이것은 요즘 최신 반도체 칩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거대 용량이다. 최신 반도체 칩은 하이테크라고 하면서 인간의 설계도는 하이테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이러한 설계도가 있다는 건 반드시 설계자가 있다는 것이다.
우린 죽으면 모든 게 끝나는 허무한 존재가 아닐지 모른다. 사실은 이렇게 누군가가 설계해서 만들었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다. 난 재료공학 전공의 과학자로 앞뒤가 맞아야만 믿는다는 훈련을 받았던 사람이라 목사의 아들이면서도 성경을 믿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세포에 설계도가 있다는 걸 깨달았고, 그 때 네 글자의 첫 번째 고백을 했다. “계셨군요.”
상당히 재미있게 진행되었고 마지막에서 약간의 감동을 느끼도록 구성된 창조론 강의이다. 하지만, 발표하신 선생님과 그 강의를 듣고 감동을 느낀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철저하게 내용이 틀렸다. 이날 이 교회에서는 아무런 진실도 진리도 없었고 그냥 자칭 한 과학자의 착각이 발표되었을 뿐이었다. 요점을 세 가지로 정리해 봤다.
1. 진화론은 틀렸다. 연속적인 중간단계 화석이 없다.
A에서 B로 진화되었다면 그 중간에 연속적인 중간단계 화석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건 없고 A, B만 많다는 주장이다. 이 말은 많은 연속적인 중간단계 화석 뉴스를 전부 무시했다. 왜 뉴스를 안 볼까? 왜 논문을 안 읽을까? 침팬지만 있고 인간만 있고 중간단계 화석이 없단다. 인간의 진화 단계에선 이미 20종이 넘는 중간단계 화석들이 나왔고 계속 나오고 있다. 시조새 주위로 깃털이 확인된 공룡 화석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젠 이름도 외울 수가 없고 시조새는 아예 곁가지로 취급될 정도이다.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할까? 중간단계도 너무 많고 곁가지도 너무 많아서 과학자들은 그걸 분류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할까?
http://blog.naver.com/iiai/36125602 (인류의 진화)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612280121 (영국 가디언 선정 2006 과학계 10대 뉴스의 '틱타알릭 로제')
http://100.naver.com/100.nhn?docid=822020 (네이버 백과사전, 틱타알릭)
발표에선 침팬지에게 옷 입힌 사진을 보여주며 아무리 이래봤자 침팬지는 침팬지이고 인간은 인간이란다. 침팬지는 고등학교에 갈 수 없단다. 진화론에서 누가 간다고 그랬나? 진화론에선 침팬지와 인간이 600만 년에서 700만 년 전에 갈라져 서로 독자적인 진화를 해 왔다고 한다. 진화론에서 이야기하는 침팬지와 인간의 차이는 이 정도로 길다. 따라서 침팬지는 앞으로 수백만 년이 지나도 인간으로 진화할 수는 없다는 게 진화론이다. 왜냐하면 이미 600만 년 이상이나 갈라져 왔으며, 따라서 확률적으로 원래대로 되돌아가 다시 합쳐질 수 없기 때문이다. 창조론자들의 착각이 대개 여기 있다. 원숭이는 진화해서 언제 인간이 되냐는 질문. 진화의 정도를 재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한 기준으로 따지면 침팬지가 인간보다 더 진화되었다는 보고가 나올 정도이다. 진화론이라면 침팬지가 저절로 인간이 된다는 오해는 아무리 창조론자라도 창피하니까 이젠 그만 해야 한다.
http://blog.naver.com/iiai/36738984 (침팬지가 인간보다 더 진화됐다?)
이렇게까지 침팬지와 인간이 다르다고 강조하는 진화론이지만 다른 생물과 비교했을 때는 정말 가까운 사이라는 것뿐이다. 인간을 침팬지와 비슷한 부류로 타락시키기 위한 진화론자들의 음모? 아니다. 창조론 강의에서도 마지막에 나오는 DNA 유전정보 분석결과가 침팬지와 인간은 유전정보의 99% 정도까지 일치한다고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건 엄연한 과학 관찰 결과이며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30억 DNA 염기서열에서의 1% 차이이기 때문에 엄청난 차이 (600만 년 이상의)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더 중대한 오류가 있다. A는 많고 B도 많고 중간만 없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A화석이 가장 적고 중간이 좀 적고 B가 많다. 창조론자들은 늘 A까지 현대생물종으로 갖다 놓고 이야기하는 오류를 범한다. 도대체 진화론에서 언제 쥐에서 박쥐가 만들어진다고 했나? 누가 침팬지에서 인간이 된다고 했나? 그게 말이 되나? 쥐도, 침팬지도 인간과 똑같은 세월을 거쳐 21세기까지 진화한 생물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A, B만 많은 게 아주 당연하다. 실제로는 쥐와 박쥐의 공통조상이 되는 생물, 인간과 침팬지의 공통조상이 되는 생물이 따로 있고 이 생물들이 진짜 A가 되어야 한다. 다시 묻겠다. A화석이 많은가? 아니 거의 없다. 중간단계 화석들은 조금씩 나와 있지만 그것보다 더 오랜 화석은 (당연히) 더 적고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그리고 ‘연속적인’ 중간단계 화석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이러한 논리는 진화론에서도 믿기 힘든 슈퍼울트라(!)연속점진진화 이론을 전제로 한다. 먼저 화석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그리고 진화속도를 그렇게까지 철저하게 연속적으로 살살 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게 틀렸다. 실제로는 유전자 하나 차이로 큰 변화가 올 수도 있고 많은 유전자가 변했어도 별다른 차이가 없을 수 있다. DNA 수준에서는 ‘분자시계’라는 개념까지 사용될 정도로 어느 정도 일정한 변화가 계속 이어져 온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것도 단백질 종류에 따라 다 다르며 더구나 화석의 모양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된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늑대와 같은 크기의 키가 큰 개에서 작은 개로의 변화가 매 세대 1cm씩 작아지면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 실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이는 작은 종류의 개들은 유전자 하나의 차이가 크게 기여했다는 게 밝혀졌다. 유전자에 따라서 변이의 종류가 다르다. 짧은 세월은 작은 변이, 큰 세월은 큰 변이란 생각을 모든 진화과정에서 그렇게 획일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
http://blog.naver.com/iiai/36258979 (개의 크기를 결정한 하나의 유전자 변이)
또 하나의 문제점은 ‘자연선택’을 완전한 무시하고 있다. 진화에서 어떠한 변이가 선택되는 건 그 변이가 그 조건에서 자손을 더 남겼기 때문이다. 만일 어떠한 안정적인 환경에 생물들이 놓이면 어떻게 될까? 우연히 생긴 여러 가지 변이들이 특별하게 득이 될 일이 없다면 그러한 조건에서는 오랜 기간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만일 어떤 천적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지각변동으로 주위 환경이 확 바뀐다면? 갑자기 어떤 새로운 섬이나 대륙에 정착하게 된다면? 그런 경우에는 그 새롭게 바뀐 환경에 더 적합한 변이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러한 변이가 안정될 때까지 계속 진전될 것이다. 왜 따로 떨어진 섬이나 대륙엔 새로운 종의 생물들이 많은지, 왜 다른 요인들과의 상호작용이 적은 안정된 지역에선 진화가 멈춘 것처럼 보이는지, 왜 지구상의 어떤 거대한 지질변화가 일어난 시기와 화석 종들 변화가 일치하는지 등이 그래서이다. 진화 속도는 절대 그런 슈퍼울트라연속점진이 아니다. 이렇게 진화속도가 그때그때의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안정되게 유지된 종은 화석이 많이 나오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단계에 있던 종들은 화석이 적게 나오는 차이도 생긴다. 이러한 것을 다 무시하고 무조건 A에서 B로의 연속적인 중간단계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건 진화론을 모른다는 뜻이다. 진화론을 이해한다는 창조론자들이 모두 빠지는 함정의 하나이다.
2. 창조론의 증거는 생명체의 설계도이다.
이 분은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대체적으로 창조과학 계통의 낮은 수준의 창조론을 주장하는데, 창조론 증거를 논하는 부분에서 약간 지적설계론 쪽이 섞인 논리를 전개했다. 진화론을 부정했다고 창조론이 맞게 된다는 착각에 빠지면 안 된다든가, 성경은 창조론의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은 맞다. 그렇다면 이 분이 말하는 창조론의 증거는 어떨까? 순수하게 과학적인 연구만으로 창조론의 증거를 찾았다는 식인데, 다시 한 번 미안하지만 전형적인 착각이다.
먼저 간단한 예로 한동대 건물을 보여주며 이건 누군가가 만들었지 저절로 생긴 게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잠자리를 보여주며 따라서 이 잠자리도 저절로 생겼을 리 없다는 식으로 비유한다. 하지만 잠자리 사진이 틀렸다. 잠자리는 잠자리 알에서 저절로 생겨난다. 여기서의 ‘저절로’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되지 누군가가 해 주는 게 아니란 뜻이다. 커다란 제트비행기가 저절로 조그만 부품에서 커다랗게 성장하지는 않겠지만 잠자리는 조그만 알에서 그렇게 훌륭한 날개를 가진 멋진 성충으로 스스로 성장한다. 생명체를 함부로 건물이나 비행기로 비유해서 빠지는 함정이다.
이것은 또한 잘못된 ‘비유’를 들고 그 ‘비유’에 빠져 엉뚱한 증명을 했다고 착각하는 전형적인 예이다. 지적설계론 지도자인 베히도 저서에서 오토바이를 비유하면서 그 부품(구부리거나 자르기 힘든 금속 부품들이 많다!)들이 저절로 변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냐며 진화론을 조롱했다. 자칭 생화학자가 그런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게 놀라운 순간이다. 생물의 부품들은 변하기 위해 특수도구가 필요한 게 아니다. DNA 설계도의 염기서열 순서만 바뀌면 된다. 그건 생물학 기초에서 나오는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며 온갖 다양한 재질과 다양한 모양의 오토바이 부품 변하기와는 완벽하게 다르다. 모든 생물의 부품 정보는 DNA라는 한 가지 재질과 이중나선이라는 한 가지 모양에서 생기는 변화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설계도가 있다면 반드시 설계자가 있으며 따라서 우린 생물의 설계도만 찾으면 다 해결된다는 생각인데 역시 또 자기 비유에 자기가 빠진 착각이다. 물론 생물엔 설계도가 있다. DNA로 이루어진 게놈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 설계도는 건물이나 비행기 엔진 설계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단지 알기 쉬운 ‘비유’일 뿐이다. 건물 설계도에서 선이나 그림이 저절로 바뀔까? 당연히 상상도 할 수 없다. 하지만 DNA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 설계도를 복사한다고 그 안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당연히 생길 수 없다. 하지만, DNA에서는 그런 일이 늘 일어난다. 즉 설계자가 없어도 저절로 여러 가지 변화가 늘 일어나는 게 DNA의 본질이다. 설계자가 없어도 점점 더 복잡해지거나 점점 더 간단해지는 또는 서로 합쳐지거나 나눠지기도 하는 대담한 변화가 일어나는 설계도이다. 분자생물학이나 유전학, 생화학 아니면 그냥 기본생물학도 좋으니까 전공서적을 찾아서 직접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DNA가 생명의 설계도라는 비유만 단편적으로 이해한 창조론자들이 저지르는 실수에 불과하다. 미안하지만 거기엔 아무런 ‘창조의 증거’도 없다.
3. 우린 죽으면 모든 게 끝나는 허무한 존재가 아니다.
진화론에서는 죽으면 모든 게 끝나는 허무한 존재라고 하나? 아니다. 진화론은 ‘기적’을 제외하고 자연의 법칙만으로 설명이 가능한 현상들을 확인하고 이 자연을 이해하려는 것뿐이다. 태양의 주위를 지구가 빙빙 도는 것이 ‘저절로’ 된다는 걸 확인했는데 왜 이건 괜찮나? 핵융합반응으로 ‘저절로’ 빛과 열을 내는 태양 주위를 ‘저절로’ 도는 지구가 있는데 거기에서 번성하는 생물들이 ‘저절로’ 변화하면 안 되는 타당한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아주 낮은 수준의 원시창조론에서는 태양과 지구가 도는 것도 다 하나님이 손으로 돌리고 계신 것이고 지구의 달도 다 목적이 있어서 거기에서 돌게끔 하신 거란다. 그럼 목성의 수십 개 위성들은 왜 있을까? 이러한 원시창조론은 위성을 가진 행성이 지구밖에 없는 줄 알았던 시대의 이야기인데 아직도 우리 주위 ‘창조론 증거’ 이야기로 돌아다닌다.
우리 삶을 얼마나 보람되게 살아갈지 또 우리 죽음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우리 마음가짐에 달렸지, 어떤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해서 정할 문제가 아니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우린 허무한 존재가 되나? 그렇게 되었나? 모두 기독교를 버렸나?
우리 설계도는 이렇게 창조자에 의해서 다 목적이 있어서 만들어졌다는 창조론 강의 결말은 아주 위험한 사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차별과 무시다. 설계도에 처음부터 이상을 가지고 태어나 힘겨운 고생을 하는 것도 모두 하나님의 목적인가? 이런 말은 사고를 당해 고통 받는 사람에게 그건 하나님의 손길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저절로’가 아닌 하나님의 설계도 변경(돌연변이)으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발생하여 어린이들이 죽어가도 그건 ‘하나님의 목적’인가? 흔히 창조론자들은 위와 같은 창조론 강의에서 파란 하늘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러한 자연을 설계해 창조하신 하나님이란 이미지를 암시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연재난으로 파괴된 환경과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아름다운 숲 안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생물들의 먹고 먹히는 모습은 무시한다. 없었던 걸로 한다. 현실과 완전하게 동떨어진 다른 세상 이야기를 하는 게 창조론 기독교의 본질이다.
※ 이 글은 덧글을 막겠습니다. 종교에 대한 대화는 그다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종교는 '믿거나 말거나'의 문제인데, 따지려 들면 시끄러워질 우려가 다분합니다. 저 또한 천주교인이지만, 내 믿음이 최고요,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얘기하고픈 생각도 없습니다. 우물에 빠진 개구리 되고픈 마음도 없구요. 세상에 어리석은 부류 중 하나가 종교 논쟁 벌이는 거라더군요. -.-; 덧글 달 분도 없지 싶지만 혹시나 하는 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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