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14일 월요일

세상에 좋은 것은 없다. 세상에 나쁜 것은 없다.

좋아하는 색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어본다.
마치 의무라도 되는 듯이.
각자가 좋아하는 색은 무엇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물어보기도 전에 권리인양
꼭 색에 대한 뜻과 색에 대한 뒷 얘기들도 술술 풀어낸다.
월간지 한 귀퉁이에서 본 경우가 100이면 99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본 경우가 100이면 99겠다.

색에는 사실 좋은 색, 나쁜 색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가정을 하나 해보자!
어느 날 갑자기
빨간색(다른 어떤 색이라도 좋다)이 사라진다면
곧이어 하나, 둘씩 색이란 색은 전부 사라지고 말게 된다.
플레전트빌 Pleasantville로 변해버린다.
흑·백, 명·암만 있는 세상.
흑백 TV 세상이 도래하게 된다.
사진도 전부 흑백 사진으로 되어버린다.
흑백 사진하면 운치있네 어쩌네 생각들지 모르겠다.
(세상 전부가 흑백이라니깐! 맨날맨날 흑백뿐이라니깐!)


색은 색과 색의 조화. 색과 색의 부조화만 있을뿐이다.
색은 모두들 보는 것이지만 각양각색이다.
망각하기 쉽지만, 색이란 사실 눈이 느끼는 빛(光)의 일부분일뿐이다.
이름하여 가·시·광·선(可視光線 : 맨눈으로 보이는 광선)

수식화하면 빛 ⊃ 색 또는 빛 ∋ 색

반야심경의 색즉시공(色卽是空 : 존재하는 모든 형체(색)는 공(空)이라는 말. 곧, 형상은 일시적인 모습일 뿐, 실체는 없다는 것)이 떠오른다.
색이 없으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색이 없으니 분별할 수 없을 것이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니 공이라고 풀 수도 있겠지.

댓구를 이루는 공즉시색(空卽是色 : 모든 사물은 실체가 없는 현상에 불과하지만 그 현상의 하나 하나가 그대로 이 세상의 실체라는 말).
태초에는 색이 없었고, 그래서 허상과 허상의 집합체였다.
색이 나타나자 그 허상들이 실체가 되었다고 풀 수도 있겠지.

영역을 조금 넓혀보자!
사람들은 흔히 좋은 사람이니 나쁜 사람이니 얘기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색과 같이
나와 어울리는 사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여기에
제도권의 잘 나가는 엘리트 여자 변호사가 있고,
조폭계의 잘 패닦는 엘리트-.-; 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어느 밤 변호사가 길을 걷다 뒷골목 양아치에게 당하려는 찰라!
그 곳을 지나던 밤 세계의 엘리트가 구해주고

… 뭐 그 다음은 안 봐도 비디오다 …

우여곡절 끝에 건달계를 떠나 결혼을 하고 애 둘 낳고,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

: 여기서 잠시 심심풀이 땅콩(3류 극장 생각나네;;) 퀴즈하나
Q? : 남녀가 바뀌고, 상황만 다를 뿐 요딴 줄거리의 영화가 5년 전 쯤인가 있었다.
A! : 알아 맞히면 천재라고 불러드릴 용의 있음;


좋다! 나쁘다! 는 차별심을 버리면 이 세상은 전혀 다른 세계로 돌변한다는 이야기.
이 세상이 천국이라느니, 사는 게 지옥이라느니 하는 1차원적인 생각이 자꾸 밀려왔다가 밀려가곤 한다.
그리도 차별심을 갖지말자고 다짐했건만 불현듯이 밀려오는 생각의 파도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인 건 틀림없는 사실인가보다
망각하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망각하지 않으면 미쳐버리기에
망각은 존재의 방어막.
잊으려 잊으려해도 잊을 수 없는 그 얼굴이
어느 날인가 증오의 빛을 발한다.
사랑했던 그 사람을 증오까지 하게 된다.

문득 문득 다짐하듯 하는 얘기지만
세상에 좋은 것은 없다. 세상에 나쁜 것은 없다.

예전 홈피 태터에 올렸던 글을 하나 둘 꺼내 올린다.
요즘 새로 쓸만한 꺼리도 없지만,
있다해도 생각을 글로 쏟아내는 게 상당히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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